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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해의별
작성
04.01.15 02:03
조회
2,353

   가장 뛰어난 데뷔작 두 편을 꼽자면 흔히  좌백 [대도오] 운곡 [등선협로] 를 꼽을 것 같다.  이 두 작품 못지 않게 뛰어난 작품이 [진가소전]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대도오이고 수십번 읽었다. 그러나 대도오의 매력을 느낀 것은 군대를 다녀오고 성격이 변한 후 부터였다.  요즘은 읽을 수록 더 맛있다.  운곡의 등선협로는 무협사상 초유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과 견줄 수 있는 작품은 예전에 신무협 붐이 읽었을 때 뫼에서 나온 [노자무어] 뿐이다. 등선협로는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고 또 몇 번 읽기도 했지만 매력이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점점 나를 사로잡는 마력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대도오와의 차이점이라면 둘 다 훌륭하지만, 화장실을 가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기차/버스안에서 내 손이 가는 것은 대도오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가장 많이 읽은 건 진가소전이다. 무협을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돌았다. 신인작가가 너무 뛰어난 작품을 쓸 경우(천사지인이 한참 출간될때 이야기다) 혹시 'XXX 작가 공장 출신이 아닐까?' 류의 호기심. 모두 천사지인의 작가가 결코 이 천사지인이 처음 쓴 작품이 아닐꺼라고 말할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천사지인? 흥! 처녀작이면서 처녀작같지 않은 작품은 진가소전이 단연 압권이야!'

   왜 진가소전에 그렇게 몰입했을까?

   의학, 토목공학, 공예의 매력.

   백련교도들이 주는 비장함.

   압도적인 주인공의 무예.

   조연들의 개성.

   무리없는 등장인물들과 줄거리.

   편하게 읽히는 문장.

   거부감없는 적들.

   임준욱 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이 한편에 다 나타난다.

   그리고 이 임준욱이라는 작가를 읽으면서 내가 쓰고 싶은 무협이 비로서

   세상에 나왔다는 기쁨, 안타까움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것보다 훌륭해서 기뻤고, 내가 쓰기전에 나와버려서안타까웠다.

   타고나기를 얍삽하고 간사한 주인공을 싫어하는지라, 친구들이 모두 녹정기가

   김용작품중에서 최고라고 말할때도 곽정을 옹호했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양과에 관심이 갔다가 결국 영호충을 가장 애지중지하게 되었다.

   임준욱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악인일지라도 악하지 않다.

   그러니까 다른 무협을 읽을때 느끼는 어떤 거부감, 심할 경우 욕지기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임준욱 무협은 '착한 소설' 이라서 그런 거부감이 거의 들지

   않는다.

   진가소전에서 손재간있고, 바지런한 주인공을 그렸고

   농풍답정록에서 과장이 별로 없는 무공을 묘사하면서도 훌륭하게 강호인으로

   자라는 젊은 무사를 그렸다.

   건곤불이기에서는 평범한 이가 어떻게 무사로 변하는지를, 강호와

   시정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보여주었고

   촌검무인에서는  무림문파의 비극과  날개를 펼치지 못한 무사의 애증을

   그렸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 작품들이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지겨워보일수도

   있고, 착한 소설이다 보니 죽을 먹는 듯 큰 묘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다른 무협의 자극보다 10% 정도의 자극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자극은 기분을 좋게 하는 자극이다.

   세상사가 어디 임준욱 소설마냥 그렇게 순리대로 풀리겠느냐마는

   유혈낭자하고 사지절단이 아무렇지도 않게 흩어져있는 무협보다는 훨씬

   좋다.

   괴선 1권은 무협사상 가장 처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작가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 같아 기쁘다.

   ^^

   언젠가는 '동사서독'같은  분위기의 무협이 나왔으면 하고 바란다.

  


Comment ' 25

  • 작성자
    Lv.49 풍류30대
    작성일
    04.01.15 02:17
    No. 1

    이재일님의 묘왕동주도 잊으면 안대죠.^^ 좌백의 '대도오' 이재일의 '묘왕동주' 임준욱의 '진가소전' 송진용의 '몽검마도' 한백림의 '무당마검' 추일객의 '백월수병수신기' 풍종호의 '경혼기'등 도저히 데뷔작이라고는 믿을수 없을만치 대단한 작품들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독행1
    작성일
    04.01.15 03:01
    No. 2

    이재일의 묘왕동주..정말 그때는 참 충격적이니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마검패검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독행1
    작성일
    04.01.15 03:03
    No. 3

    참 노자무어가,.. 혹시 1인칭 시점의 약간 코믹한 무협소설을 말하는 것인가요?
    아마 그것이 맞다면.. 저도 그 작품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존의 무협과 너무도 틀린 스타일이라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如水
    작성일
    04.01.15 03:06
    No. 4

    제가 보기에... 최고의 데뷔작은 하성민의 '악인지로'입니다...^^;; 물론 언급하신 작품들도 모두 굉장히 뛰어난 작품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독행1
    작성일
    04.01.15 03:07
    No. 5

    참 그리고 묘왕동주는 데뷔작이 아니자나요? 칠석야가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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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8 혼수객
    작성일
    04.01.15 06:37
    No. 6

    최후식님의 표류공주가 있지요... 그 이후에 책을 안내시니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동심童心
    작성일
    04.01.15 07:05
    No. 7

    왜이렇게 살것이 많은지...ㅡㅡ;

    흠...한편으로는 기쁨이...한편으론 어떻게 읽을지(돈도..)..(외국땅에서.ㅡㅡ;)

    녹정기 그렇게 재밌게 읽다가...다른 중국작가가 쓴 외전비슷한 후기
    를 쓴후.....열받았다는...읽지 않았으면 하는생각이..지금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현수(玄修)
    작성일
    04.01.15 08:15
    No. 8

    풍종호의 <경혼기>, 무악의 <만인동>, 조철산의 <오뢰신기>, 장상수의 <삼우인기담>, 녹수영의 <천화상련주> 등등이 문득 떠오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豚王
    작성일
    04.01.15 08:44
    No. 9

    만인동 오뢰신기 대도오 진가소전 몽검마도 모도 데뷔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글이지요 하나같이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쾌도단마
    작성일
    04.01.15 10:43
    No. 10

    노자무어는 정말 대단하죠. 순수문학에 견주어도 오히려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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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三歲美少年
    작성일
    04.01.15 12:04
    No. 11

    훗 최고의 대뷰작은 추룡기행입니다. 그리고 이재일님의 데뷰작은 딱히 머라고 말하기가 어렵네요.. 최초의 작품은 쟁선계입니다. 출판된 작품은.... 칠석야이고. 작가란 이름을 걸고 출판한것은 묘동이죠... 이거 빼면 남는 것 없습니다. 그치만, 역시 칠석야가.. 데뷰작이겠죠...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8 o마영o
    작성일
    04.01.15 12:45
    No. 12

    하성민의 악인지로. 데뷔작 중 최고로 저도 손꼽는 작품이지요 ^^
    이 작가의 경우... 데뷔작을 뛰어넘는 차기작들이 나오질 못하고 있는 듯 해서 조금 안타까울 지경입니다. 후우,,, 악인지로,,, 영웅문 3부 6권과(1,2부 제외) 악인지로 세권은 제가 고등학생 시절 용돈을 쪼개 구입했던 작품으로 아직까지도 애착이 강하게 남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月光劍影
    작성일
    04.01.15 13:08
    No. 13

    이재일님의 데뷔작은 쟁선계라고 봐야죠. 어쨌거나 이재일이란 이름석자를 강호제현에게 알린 최초의 작품이니 말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쟁선계하나 쓴걸로 이재일님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이미 달성했다고 봅니다. 또 한번 쟁선계에 버금가는 작품을 쓴다면 신필의 칭호는 이재일님에게로 가야만 할듯 싶군요. 쟁선계는 의문의 여지없이 한국무협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은검객
    작성일
    04.01.15 13:17
    No. 14

    음...송진용님의 데뷔작은 생사도라고 생각함.(읽은게 생사도밖에없지만)음..사실 송진용님의 생사도는 1990년대 초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습작으로 써서 송진용님도 모르게 출판되어서 송진용님이 출판사에 항의하자 뭐 사과비인가 뭔가해서 돈 쪼금 주고, 책전받고 그냥 열받아서 구석에 박아두셨다가, 먼지투성이인 책을 보고..어쩌구 이하 생략 수정하여 다시 펴낸게 생사도라고 하셨으니..어쩌구저쩌구...주저리주저리 이상 유검군이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BeKaeRo
    작성일
    04.01.15 14:17
    No. 15

    훗 모두 역시 개성이나 가치관과 정의가 들려서부르는 작품이 다르시군요

    전 진가소전을 최고라고 믿습니다.

    잔악하지많은 순수하지도 않은 인간의 본성을 느끼게 해주는....편안함을 주는작품이기에 -0- -0- -0- 아 임준옥님 작품이라면 다 올인 -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無形劍客
    작성일
    04.01.15 15:42
    No. 16

    저는 하성민님의<악인지로>,좌백님의<대도오>,한수오님의<월하강호>,임준욱님의<진가소전> 등이 인상깊었던 추억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세옹지마
    작성일
    04.01.15 16:32
    No. 17

    추룡기행에 나도 한표..다들 좋은 글이지만서도!
    운중행님은 어서 돌아오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 lo*****
    작성일
    04.01.15 19:07
    No. 18

    가장 뛰어난 작품 대도오!
    가장 독특한 작품 양각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진가소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하레스
    작성일
    04.01.15 19:19
    No. 19

    확실히 첫 작품이 멋지면 그 다음에 작품에는 당연히 눈길이 갑니다.
    저도 처음에는 임준옥이란 이름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진가소전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재미와 감동을
    느껴서 임준옥님의 팬이 됐죠. 읽을수록 빠져드는 그분의 매력에
    정말 빠져들었습니다. 지금 나오는 괴선도 좋지만 왠지 새로 나오는
    작품을 또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건 나쁜 생각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시카라
    작성일
    04.01.16 01:19
    No. 20

    하성민의 악인지로...
    그 5권 안에 담겨있는 피터지는 머리싸움...
    아 몇안되는 내 소유의 무협지중 정말 누구에게 추천해도 떳떳한
    쇼킹한 데뷔작으로는 대도오보다 더했다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하은숙
    작성일
    04.01.16 12:53
    No. 21

    무악님의 만인동. 설봉님의 암천명조. 하성민의 악인지로...가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픈 마음이 무럭무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南華眞人
    작성일
    04.01.18 01:23
    No. 22

    임준'욱' 이라는 이름을 아직도 임준'옥'이라고 부르시는 분이...흑흑..
    오타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1.19 00:34
    No. 23

    저도 재일님에 한 표^^
    쟁선계.....를 아마 데뷔작이라 봐야겠지요?
    한마디로 최고죠...
    좌백님의 대도오도 대단한 데뷔작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작성일
    04.01.23 16:54
    No. 24

    전 당근 임준욱님께 한표 올인~~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추와룡
    작성일
    04.02.23 02:07
    No. 25

    전 하성민의 악인지로를 추천합니다. 정말 기대안하고 받다가 너무 재밌어서 다읽고 난후 하성민의 황금낭인까지 빌려봤습니다. 악인지로 강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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