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지사를 읽어보면 작가의 처녀작임을 쉽게 느끼게 된다.
작가가 많은 준비를 했고 준비된것을 쏟아놓기 위해 상당히 서두르는 면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뚜렷한 명암을 보인다. 즉 무협소설로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뚜렷이 볼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이소설의 뛰어난 점은 전체의 갈등구도를 무욕과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불법과 욕망과 집착에 바탕을 둔 세속으로 두고 그 테두리에서 인간과 조직간의 갈등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여타의 작품과 달리 복층구조의 갈등으로 작가의 역량이 딸리면 자칫 엉망이 될수 있으나 현재까지는 그런대로 지탱되고 있다.
둘째는 작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실증적인 면에 충실하고자 하는 자세이다.
불법과 소림무공에 대한 설명과 묘사는 자칫 장황하다고 느낄수도 있으나 훈련된 독자는 그 정성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현재 4권까지 나온 상황에서 보면 신예작가 답지 않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형제인 법환과 법귀를 천살성과 소림장문인으로 설정하여 정-반-합의 구도로 끌어가려는 의도는 신선한 면이 있다. 상당부분 비약이 심한 부분도 있으나 참고 넘어갈수 있는 정도는 된다.
그 한계를 보자면
첫째 인면지주, 쌍두백사룡, 철치비사,식인괴목, 천년오공등 어마어마한 영물들의 등장과 금강석을 능가하는 수정강모등 신병이기의 등장,소림 대환단이 아스피린처럼 주어지는등 거의 구무협을 연상케 하고 앞일을 예측하는 절세재지의 제갈청과 자인군주의 등장, 각종강시의 등장등은 작품의 진지성을 떨어 뜨리고 있는 요소이다.
둘째는 불법과 무공에 대한 설명과 묘사에 치중하다 보니 상황및 환경묘사가 상당히 부실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법환의 무공이 성장하는 부분은 많은 설명을 했으나 법귀의 불법및 정신 성장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설명도 없이 어느순간에 육신통의 경지에 이르고 수정강모를 주무르는 것만으로 온갖형태의 무기를 제조해서 동문들에게 분배 해주었다는등, 그리고 4권에서 구류교와 무림맹을 비롯한 제반 세력으로 부터 쫒기는 과정에서의 상황설명이 미비하는등
세번째는 개별 캐릭터의 인격부여에서 몇가지 실족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천하무적 단팔모의 갑작스런 등장이다. 소위 연신환허의 고수들을 무더기로 일수에 날려버리는 고수의 등장은 이때까지 끌어온 모든 무공체계를 작가 스스로 부정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작가의 다른 복선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설정은 기필코 피해야 할일이다. 또한 혜장을 비롯한 법인,법양등 소위 소림 반도(?)들의 경우 일반 사파의 무리이상의 파행을 보이는바 이들에 대해 불법과 욕망사이에서 고뇌하는 최소한의 설정이라도 해야 했다. 신예작가의 대다수가 부족한 부분이지만 보조 캐릭터의 인격부여에서 가장 실패했다 할것이다.
아쉬운 점이 많으나, 그래도 요즘 같은 신예작가의 가뭄에 이만한 글이라도 나온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며 기대되는 것은 노력하는 작가라는 점이다. 이소설의 긍정적인면과 부정정인 면을 스스로 정리해가며 읽는다면 독자는 나름대로 얻는바가 많을것으로 생각되어 일독을 권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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