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도..생사도.. 어떻게보면 상당히 흔해보이는 재목이다. 생사가 들어가는
단어는 무협에서 상당히 많이쓰이기에 그런듯 하다. 처음 고무림에서 생사도
추천을 보았을때는 生死刀인줄 알았다. 솔직히 생사도 하면 刀가 島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정상적인 것 아닐까? 얼마전에 모종의 기회로 생사도 전질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걸 계기로 생사도를 읽게 되었다. 생사도, 처음으로
읽어본 송진용님의 작품이었다.
신무협속의 구무협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생사도를 가장 적절히 표현한 듯
하다. 하나하나의 작은 에피소드들.. 예를들면, 두명 이상의 여자를 거느리
며, 천부의 능력을 타고났으며,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와 함께있다보니 그에
게 연정을 품고 어쩌구 하는 내용은 상당히 구무협틱하다. 아니, 오히려, 전
형적인 구무협이다. 거기에 음모의 중첩과 추리, 그리고 기연과 인간관계등
은, 신무협보다는 구무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필자는 이 소
설을 신무협속의 구무협이라고 평했는가, 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겠다. 다
음은 그 이유다. 생사도의 작은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분명 구무협의 에피
소드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송진용님이 1990년대 초에 이 글을 습작으로 쓰
셨고, 다시 수정하신 작품이기에, 그런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전체적인 문
장의 흐름과, 거대한 흐름..말로 표현할수 없는 무엇인가가 구무협과는 약간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와 대조적으로, 신무협 소설들과 상당히 비
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어쩌면 그것이 생사도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생사도는 뛰어난 작품이다. 하지만, 뛰어난 작품이라고 완벽하리란 법은 없
다. 뛰어난 작품이 완벽한 작품이었다면, 완벽이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으리
라. 생사도에서는 몇가지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어디까지가 개연성
이고의 분류가 모호하기에 개연성이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현상의 발생 가
능성이나 지식의 확실성의 정도" 라고 국어 사전에 명시되었음을 참고로 써
둔다. 일단, 주인공의 폭포수련 부분만 봐도 그렇다. 3년동안 폭포수를 맞으
며 일체화 되면서 무공을 개발해 낸다면, 어떤 무림인이든 그것을 해낼 수
있을것이다. 물론 득도, 혹은 깨달음 이라는 것 덕분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
어지지만, 깨달음이 있었으니 나는 이기어검을 사용하고 허공답보를 해도
먼치킨 캐릭터가 아니다. 라고 주장하면 역시 할말 없는것은 마찬가지일 것
이다. 폭포에서의 깨달음은, 위의 예제와 같이 심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은듯 하다. 그 외에도, 화낭자와 옥낭자가, (이름이
생각이 안남을 용서하시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구출되고, 그 역시
주인공과 친분 혹은 무엇인가가 있는 존재라는 것 역시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어느덧 마지막 마무리를 지어야 할듯 하다. 머리속에 생사도에 관한 부분이
상당부분 삭제되었기에, 여기서 마무리를 짓는다. 신무협 속에서 구무협의
흥취를 느끼고자 하는 독자는 송진용님의 생사도를 한번 읽어보면, 결코 후
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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