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갈 수 없는 이유로 위령촉루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여러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그 중에 몇가지를 쓰려고 한다.
만약 이 책이 1년 쯤 전에, 작가가 김진명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제법 팔렸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이 책은 어떠한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
나는 책을 분석할 줄 모르고, 유쾌, 통쾌하거나 신비막측한 무협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2권 현재 약간의 통쾌함을 주고, 사건을 풀어감에 기대감을 준다.
앞으로의 내용 전개에 기대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이 책을 읽을 생각은 없었다.
연재분을 보았고, 그 끝을 알고 있으며(수정을 통해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지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김진명의 소설을 몇편 보진 못했지만, 그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국수주의 냄새가 좋고, 통쾌한 결말이 좋다.
비교 아닌 비교가 되어서 작가에게 미안하지만, 위령촉루에선 국수의 냄새가 나며, 힘의 우열을 뒤집는 통쾌한 반격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유쾌한 국수이며, 부당한 힘에 대한 정의이며, 아울러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해석이 곁들여 있다.
작가는 뜨거운 피가 흐르고, 그 뜨거움을 표현해 낼 능력 또한 있어보인다.
글 자체에 대해선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취향이 아닌 표현이 몇 곳 있지만 그것은 작가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실제로 내게 문장이나 구성에 대한 평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이 책은 때를 잘못타고 났으며, 협소해진 무협시장과 충분한 홍보를 할 수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의한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 위령촉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충분한 힘이 있고, 일정수준의 안정된 글쓰기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위령촉루를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듦은 너무나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실의 상황에 이 책이 어필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두 소녀의 사건은 우리의 머릿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더 많은 희생이 예상되는 그네들의 요구가 현재엔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령촉루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지만, 두고두고 읽히기에는 시기를 타는 시사의 한계가 있고, 그에 따라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함이 참으로 .... 안타까울 뿐이다.
3권이 나오면 구입해 보아야겠다. 한권이라도 더 팔아줘야지......ㅡㅡ;;;
신독님, 위령촉루를 잘 마무리 지으시고, 개뿔이는 대박나시길 기원합니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