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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선의 아쉬웠던 점

작성자
Lv.21 다라나
작성
03.11.28 22:07
조회
1,254

          며칠 전 What a girl wants 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보고나서 문득 괴선

          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또 연재가 마무리 됐기에 그동안의 감상을 한번

          적어봅니다.

            

          일단 잘 쓴 글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작을 봤던 사

          람들이 가지는 기대를 만족시켜 줄 정도였나 하면, 조금 주저를 하게 됩

          니다.(물론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 어떤 부분이 그런 주저함을 만드는

          지 What a girl wants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저도 잘 몰랐습니다. 연재

          한담에 제가 운녹산의 심정에 대한 것과 영화처럼 그려지는 문장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과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합쳐보니 나름대

          로 그 주저함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격정의 부족이라고 할까요. 음, 제 글솜씨가 딸려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느낀 점을 적어 내려가죠.

            

          주인공이 2권이 돼서야 나온다는 건 결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대부분 운녹산을 주인공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만약 아니었

          다면 그게 미진했던 부분이겠죠. 2권에 나올 운청산을 생각하여 1권에서

          운녹산이 어정쩡한 상태로 있을 게 아니라 1권에서 확실한 주인공으로 만

          드는 게 더 나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럼 1권이 다 지나도록 주인공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말은 안 나왔을지도 모르죠. ^^;;) 그리고 그렇게 했

          어도 2권에서 청산이 주인공 자리를 물려받는 것에는 별 지장이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혹시 임준욱님이 2권에 나올 청산을 너무 의식해서 무의

          식적으로 1권에서 주인공이 흐려진 게 아닐까요? 그냥 추측해봅니다.)

            

          여기서 잠시 눈을 감고 괴선 5권까지의 줄거리를 생각해보죠.

            운가의 소가주인 운녹산의 활약과 실패. 형제들의 죽음.

            청산의 태어남과 죽은 숙부들 영혼의 빙의.

            외면하는 아버지 운녹산. 청산의 어려운 어린 시절.

            곤륜에서 크는 청산. 다시 세상에 나온 청산.

            청산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 그래서 뛰어든 정명단.

            당우리와의 만남. 세상을 알아가고 차츰 자신을 찾음.

            싸움. 당우리의 죽음. 폭주.

            

          다시 눈을 뜨고 생각해보면, 괴선의 제일 큰 줄기는 운녹산과 운청산

          사이의 갈등(과 갈등의 해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청산의 성장

          기, 철검을 되찾는 사건, 천궁의 등장 등은 (빠질 수 없긴 하지만 다른

          에피소드로 대치가 가능합니다) 메인 테마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형태로든 운녹산, 청산 부자의 갈등이 증폭되었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밋밋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늦게 나온다, 그림처럼 떠

          오르는 글쓰기가 어색하다는 말이 나왔던 것 같구요. 메인 테마가 기둥처

          럼 떡하니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한 느낌이 드니 다른 좋은 부

          분들이 어색해 보였던 게 아닐까요?

            

          사실 괴선에서 그림처럼 보여주는 글쓰기는 탄복할 만 합니다. 정말 영

          화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준욱님도 말씀하셨지만

          술법소설이기에 당연한 거구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와호장룡이란 영화

          에서 호수 위의 결투씬 같은 부분을 보면 정말 멋지다라고 생각하지만 그

          거 뿐이거든요. 전체적인 내용과 멋진 화면이 조화를 이루지는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괴선에서 그림처럼 떠오르는 글쓰기도 그런 면에서 조금

          따로 논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림같은 글쓰기란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말입니다.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운녹산이 좀더 강렬하게 그려지고 청산과의 갈등

          이 좀더 불거졌다면 (당연히 갈등의 해소 장면도 필요하겠죠. 물론 이건

          6권에 나오겠지만요.) 지금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더 잘 이루어지지 않았

          을까 생각해 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가분이시기에 특히나 내시는 책마다 필력

          이 더해가는 걸 보는 기쁨이 컸기에 아쉬운 마음을 표현해 봤습니다. 물

          론 다음 작품에선 더 뛰어난 모습 보이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1 이길조
    작성일
    03.11.28 23:17
    No. 1

    다른 의견은 다 동감입니다. 단 주인공이 늦게 나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지는 이해가 않되는군요.^^;
    혹시 김용의 무협소설을 안 읽어 보시지는 않으셨나요? 보통 무협소설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처음 접하는 책이 김용의 작품인데(워낙 유명하니까. 혹은 요즘은 안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작품은 주인공이 늦게 등장하기로 유명하죠. 천룡팔부라는 작품은 8권(10권이던가? 죄송)짜리인데. 주인공 소봉은 4권에 등장한답니다.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는 2권 중반에 등장하지요. 사조영웅문에서 여자 주인공 황용은 2권 끝에 가서나 나오고... 등등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시아아
    작성일
    03.11.28 23:17
    No. 2

    저는 일단 괴선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반론을 제기합니다. 꽝꽝꽝!!! ^^]
    임준욱님의 작품엔 일단의 스타일이 있으며 이것은 무협이란 장르소설에서 장점이 될수도 단점이 될수도 있다고 봅니다.
    (음 유장함,흡인력,공감 그에 반해 일탈에 대한 욕망이라든가 의외성의 부족 같은)
    그 스탈 중의 하나가 제 생각엔, 한 방의 클라이맥스가 아닌 일관된 흐름이 어느덧 큰 물결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점이죠.(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며 언제나 정도의 견지에서 통일성을 보여주시는 준욱님에게 있어서 위의 사항은 선택의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앞으로 한권이 남아있습니다.
    괴선은 우울한 발라드 같습니다. 남은 한권으로 절정이 멋진 락발라드가 될지 무드있는 락발라드가 될지 모르지만 어쨓든.
    전 이런 스탈의 괴선이 더 좋은 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 백제의혼
    작성일
    03.11.28 23:43
    No. 3

    다라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자간의 갈등관계가 부족하다는 측면에 동의 합니다. 서로서로를 피하는 듯한 두부자의 이야기에 아쉬움을 주는 듯합니다. 저도 what a girl wants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부녀간의 갈등관계가 아주 재밌게 그려지더군요. 마지막의 감동도 괜찮았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풍도연
    작성일
    03.11.29 00:45
    No. 4

    괴선.. 괴이한 신선내지는 그에 준하는 무엇!!!!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있었지요..나름대로 글을 읽다가
    괴선이라는 제목에 촛점을 맞추어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름으로 생각해 보았지요.
    제 사견이고 억측에 지나지 않을런지도모르겠지만, 이랬습니다.
    작품의 극적인 측면을 위한 주인공의 극대화... 왜 주인공은 이야기의
    구도에서 아주 느리게 나타났는가?
    그런 이유가 있어서라고 말해버리고 이유에 대한 설명을 임준욱님이
    말한다면 그건 이미 기정 사실일거지만 독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이야
    그렇겠습니까? 의견과 사견이 분분하겠지만 분명한것은 이야기를 보다가
    한 가지를 느꼈습니다.

    운청산의 운명은 운녹산과 이청산 그리고 녹산의 여덟 형제를 빼 놓고
    도저히 말할수 없다는.. 단순히 설명하기엔 운청산이 져야할 운명의
    무게가 너무도 큰 나머지 첫 테마를 운녹산과 이청산 그리고 그 형제들
    과의 얽힌 비사를 그려낸 것이라 이해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아직도 빙의된 영혼들의 역활이 큰것을 이해하면 쉽지 않을까하는... 결국 운녹산과 청산의 사이는 해피앤딩으로 마쳐지지 않을까요.. 아마도 괴선은 인간의 고뇌와 운명을 테마해 말하려 청산의 등장을
    늦추지 않았나하고 생각해봅니다... 주인공 보다는 인간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진짜무협광
    작성일
    03.11.29 03:56
    No. 5

    역시 그문제가 나오는군요..
    아버지가 피하는 것이 좀 어색하다고나 할까..
    조금 필연성이 아쉬워요..
    애증의 교차를 좀더 부각햇으면 하고 생각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모험왕
    작성일
    03.11.29 05:38
    No. 6

    가장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시키는 작가로 임준욱을 꼽고 싶네요....... 괴선 아주 수작입니다... 제 경우 무척 감동적으로 읽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완결쟁선계
    작성일
    03.11.29 11:37
    No. 7

    불쌍한 우리...........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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