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의 한국무협만 놓고 보더라도 이야기의 진행은 인물중심이었다.
그것도 주인공 한명의 이야기만을 서술했다.
일종의 무협스토리의 공식이라 할 정도로 나중에는 획일적인 내용으로 무협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햐흐로 1차 무협의 암흑기(80년대 후반)가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신무협이 들어서면서 인물중심의 이야기에서 사건중심의 이야기로 풀어나가기 시작한 작가가 용대운이다. 그의 집필방식은 후배작가군(좌백, 설봉, 장경, 이재일 등)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는 지금도 최고의 작가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인물중심이데 주인공한명이 아닌 조연들에게 보다 많은 비중을 두기 시작한 작가를 꼽자면 단연 좌백이다. 그의 데뷰작인 대도오부터 생사박, 야광충에 이르는 작품들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개성넘치는 조연들의 활약은 다시 무협붐을 일으켰다고 보고싶다.
물론 그의 집필방식은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 뒤로도 나는 상기에서 언급한 설봉, 장경, 이재일, 최근에 임준욱에 이르기까지 정말 뛰어난 작가들이 자신들만의 영역을 가지고 좋은 작품들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손꼽는 상기의 뛰어난 작가군에 최근 청룡장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는 유재용을 포함시켰다.
청룡장시리즈가 한국무협에서 차지하는 역활은 바로 무협에 전략이라는 개념을 잘 접목시켰다는 점을 꼽고 싶다.
게임에 비유하자면 유재용이전에 무협작품들은 모두 RPG게임이다.
디아블로, 리니지와 같이 인물이 사건에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방식인 셈이다.
그것은 좌백처럼 개성넘치는 조연들이 많이 등장한다 해도 사실은 RPG게임의 파티플레이 이상은 아닌셈이다.....
그런데 청룡장시리즈는 전략시뮬레이션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워크래프트처럼 각각의 유닛이 나름대로의 비중의 고저가 있는 것이다.
주인공 소천이나 적이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혈마같은 경우는 영웅유닛에 해당되겠다......
마치 삼국지이 스토리와 같이 거대한 전투장면(청룡맹 4권에서의 전쟁)이나 소규모집단전투의 묘사는 무협소설의 스케일을 한층 높였으며 그럼에도 고수들과 무공수위에 관련한 묘사는 역시 무협본분의 재미를 잃치 않게 하였다.
특히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생산과 자원의 개념을 잘 정립한 것이다. 상기의 언급한 무협작가들이 80년대의 절대적인 무공수위를 어느정도 현실성 있는 무공수위로 사실감을 안겨주었다면 청룡장에서는 거기에 경제적 자원이 한문파의 성장의 얼마큼 중요한 것인가를 아주 사실적으로 설명하였다.
우리가 스타크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자원확보가 최우선순위가 아닌가? 알고 있는 바를 무협이라는 쟝르에 잘 녹아들게 한 작가의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조금 딱딱한 문체이기도 하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이 청룡장시리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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