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마야
출판사 : 청어람
무엇이든 꿰뚫는 창과 무엇이든 막아내는 방패.
이둘이 부딪히면 과연 어떻게 될까.
마야의 인물이나 세력들은 시종일관 완벽하다.
주인공 마야는 말할것 없거니와 수많은 지자들과 강호의 강자들은 그 자체로 완벽성을 가진다.
어떠한 고난이나 함정도 그 검증된 이름값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모순은 여기서 발생하게 된다.
완벽한 마야와, 완벽한 북검문, 완벽한 남검문, 완벽한 무신과 완벽한 기타등등의 세력들은 초반엔 그들의 포스?를 느끼게 해주고 긴장감을 갖게 해준다.
초반의 읽고 읽히는 수싸움은 주인공의 능력을 검증케한다.독자에게 주인공의 대단함을 각인시키고 적의 강력함을 어필해주고 있다.그러나..그 다음은 어떨까?
그 대단하던 마인들은 어떠한가?중반조차 되지 못해 형편없이 무너진다.
그 스스로가 최강을 자랑하며 있어보이던 무인들은 보는이가 민망할정도로 무너진다.
왜 그들을 그렇게 자랑했어야 하는가.
작가는 시종일관 인물과 세력을 있어보이게 그린다.
애초에 두 세력이 부딪히면 패자는 갈릴수밖에 없고 한쪽은 필연적으로 무너질수밖에 없다.
마야로 대변되는 개혁세력을 있어보이게 그리려면 그 반대축을 이루는 세력은 더욱 강해질수밖에 없다.그래야 더욱 주인공의 능력이 돋보이고 현실개혁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수 있다.
자체가 모순이 아닌가.
한쪽이 그리 대단한데 어떻게 부술것인가.어떻게 박살내서 원하는 바를 이룰것인가.
마야의 해답은 1패 2승. 대단하니까 한대맞지만 두대때리고. 마야측이 더욱 발전하니 한발후퇴후 두발걷는다는 성장형 인물들을 내숴웠다.
이는 초반의 완벽성을 스스로 헤치고 있다.
그 완벽한-마야를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이고 작가의 노골적인 묘사- 추격을 피하고 마인들과 동조해서 장강을 넘을 때, 마야와 마인들은 이미 완성된 케릭터이다.
아니 그런가. 추적의 시각을 반각단위로 예측하는 초월적인 능력을 보여준 마야와 시종일관 믿음을 가지고 그를 따르는 마인 & 기타인물들.
초반부터 그들은 완성되었고 변화할지언정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케릭터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적은 대단하다.
마야가 한대 때려줬으니 적도 한대 때려줘야한다.그리고 스토리는 이어져야하니 변화를 필요로 한다.
여기서 작가의 노골적인 개입이 들어간다.
마야의 절대는 절대가 아니다.
완벽성은 인물뿐아니라 진과 상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완벽성이 파괴되는것이 부자연스럽다.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할 장면이 작가의 개입으로 불쾌해진다.
완벽이란 그 자체로 무협을 읽는 독자에게 어필할수 있는 아이템의 하나이나 효과를 느낄수가 없게 만들었다.
완벽이 깨지는 순간 독자가 느끼는 반전의 묘미와 긴장이 없다.너도나도 완벽하고 인물들간의 일론 해결할 수 없으니 작가가 개입하는 것이다.
설정을 알려주지 않은채 하늘에서 떨어진듯한 아이템들.
몸뚱이가 단단해지고 금강불괴에 가까워져 봐야 무엇하는가.마야의 고난이나 이루어낸 성과에 공감해봐야 다음장면에선 사정없이 무너진다.
금강불괴의 몸에 화살이 꿰뚫고 벌레가 파고들고..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쯤와서 대단한건 이미 대단한것도 아니고 수읽기도 더 이상의 의미를 잃는다.언제든지 더 대단한게 뚝 떨어지듯이 등장해버릴테니까.
독자가 그동안의 묘사를 바탕으로 생각해낸 어떤것도 작가의 도깨비 방망이에 치여버리면 허무할 뿐.
상황을 언제든지 뒤집어버릴 마스터의 개입이다.
스스로 독의 자유로움을 말하던 시마는 단 한순간에 대단한놈에 의해서 깨져버리고 불쌍하기만 하다.
그 대단한 지옥같은 폭발속에서 멀쩡히 살아남은 단단한 주인공은 금새 더 대단한 폭약의 협박앞에 굴복한다.
모든 설정들이 작가의 개입으로 뒤죽박죽된다.
수읽기도 의미없고 묘사도 더 이상 의미없다.앞에 한장만 넘기면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더 이상 반전이 아니고 찝찝함이다.
작가는 인물들에게도 개입한다.
이미 완성되어 보이던 일당들은 중반도 못되서 얻어터지고 허접하다고 선전을 하고 있다.이게 설정에 맞는건지는 둘째치고 초반의 그 묘사는 들어가있을 이유가 없다.
당시엔 완성되었고 대단한 인물들인데 진행할수록 더욱더 대단해보이려 묘사하는 적들때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렸다.미지의 적도 아니고 이미 존재하던 인물들에게도 사정없이 치여버리는 기존의 인물들은 불쌍하기만 하다.
하물며 마야는 약해빠진 조연들을 이끌고 나아가려 한다. 모여들던 500을 한페이지로 정리해보이고 초반의 인물들에게 계속 자릴 맡기고 있으나 그 적들의 대단함에 조연의 성장을 이끈다.
다시 마스터의 개입, 이미 완성된 인물들을 무공만으로 변화시키려니 무리수가 따를수밖에 없다.마야의 한두마디로 순식간에 강자가 되는 조연들은 스토리의 연결을 위해서만 필요할뿐 무협에 본질적인 재미인 '무'를 충족시킬 수 없다.
약한 조연이나 강한 조연이나 어차피 똑같을 뿐이다.강해졌지만 그 인물이 추구해야할 목적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여전히 중심은 마야와 연인들이고 목적을 위해서 강해졌을뿐이다.
무공의 성장과 발전은 어떤가. 그저 패했기 때문에, 약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조언을 듣고 성장을 한다.
여기서 마야는 현실의 마스터이지 소설속에 주인공이 아니다.
분명 대단한 적들에 의해 발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니 무조건적으로 성장을 시킨다. 필요에 의해서 그저 이루어질뿐 무협에서 신성시되는 무의 발전을 느낄수가 없다.
초반이나 중반이나 하는 역할은 고정되어 있으나 무공만이 발전한다.호위병, 엑스트라를 살상함으로써 마야측의 무력을 대변하는 역할이지만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성장해봐야 여전히 엑스트라만 이기는 인물,누구를 가져다 놔도 역할을 만족시킬듯한 개성부족의 자리.
마야, 소설를 위해 무협을 등한시했다.
점점 드러나는 적과 그에 맞춰 강해지는 적들.하지만 무협의 재미를 느낄수가 없다.
입맛에 맞춰 그때그때 나타나는 아이템은 소설전반의 수읽기와 머리싸움을 부질없게한다.
강한자도 있고 약한자도 있으나 무공의 발전은 의미가 없다.던저지듯 주어지는 무공과 순식간에 발전되는 마스터의 조언은 그 때문에 성장을 느낄수도 없고 무협적 강함을 파악할수도 없다.
창과 방패는 동시에 존재할필요가 없다.
왜 다들 강하지 못해 안달일까.초반의 추적빼곤 필요성이 없던 북무림의 추적대의 한조 조차도 그리 신경쓰며 완벽성을 강조할 필요는 분명 주인공의 존재때문일 것이다.
혈귀대의 대단함을 강조하고자 남무림 방파들을 강조했지만 그 끝은 어떤가.
대단하게 시작했으나 그 끝은 초라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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