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공지영
작품명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출판사 : 푸른숲
편의상 하대로 쓰겠습니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2008. 03. 17.
공지영 작가의 글은 쉽게 읽힌다. 그러나 쉽게 읽힌다고 해서 결코 그 내용이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이란 책은 주인공인 윤수, 즉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들의 외로움과 고통, 그리고 언론에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그들만이 품고 있는 진실 한 마음을 다룬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 우선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읽어보니 이래서 작가라는 직업은 참으로 어렵고 고달픈 것이구나, 하는 감정이 뇌리에 박히었다. 작품에 빠져드는 동안 나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왔다.
죄를 지은 사형수들의 죽음이나 천사와 같은 착한 마음씨를 지낸 어머니의 죽음이나 인생에 있어선 다 같은 죽음일 뿐이 아닐까 라고 눈물을 훔치며 생각했던 것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살인, 강도들의 기사를 볼 때면 사형 제도는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왜냐! 그들은 마땅히 벌 받을 죄를 지었으니까. 죄를 지었으면 그 죄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것이라고, 그 시절에는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끔직한 위악을 지낸 사형수들도 처음부터 그들이 원해서 나쁜 마음을 품게 되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은 눈 먼 동생과 어려서부터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곤, 오로지 뺑이 짓이 전부였던 윤수의 사악했던 마음. 이처럼 과거에는 어둡고, 사랑받지 못한 윤수조차도 모니카 수녀와 그의 딸인 유정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진실 된 이야기를 조금씩 해나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떤 인간도 본질적으로 선하지도 않고, 어떤 인간도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기에 우리는 늘 괴로운 하루를 보낸다는, 공지영 작가의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집행일이 시행되던 그 전날 밤, 유정은 윤수가 내일 죽는 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수는 얼굴에 용수를 쓰고, 목에 올가미를 메고 있던 그 순간. 신부에게 무섭다고, 살고 싶다고, 그렇게 몸부림치며 고통스럽게 애원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사형수와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았다. 유정의 말대로 똑같이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데, 하나는 집행이 되고 하나는 살인자가 되는 그러한 것이 진정한 정의인가를 나 자신에게 질문했다. 이때 사형수를 교수형 시키는 교도관이 떠올랐다. 이주임 교도관 역시, 사형수들에 불과한 그들을 죽이는 짓이 못해먹을 노릇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 그것이 범죄이든, 집행이든 간에 결국엔 죽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아무도 자기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몇 시에 죽는가를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죽는 순서 또한 정해져 있지 않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해 볼 때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탄의 저주와도 같은 인간, 특유의 탐욕스러움이 사람을 죽이고 되풀이해 죽이는 짓. 이것은 결코 그들이 원해서 저지른 것이 아니다. 오로지 이 세상에선 돈과 권력과 명예가 다라는 저주스런 생각과 자신만을 생각하는 각박한 세상들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참된 행복과 참된 시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