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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5 케이포룬
작성
08.06.13 21:23
조회
1,331

잠깐만, 잠깐만요!!!!, 스크롤압박에 귀찮다고 뒤로가지마시고...; 이 글은 한주전쯤에 올렸던 '강다임의 볼테르의 시계를 읽었습니다.' 글의 완성본입니다.(전에 말씀드렸듯 그글은 폭파했습니다.) 그리고 글 중반부는 엄청난 미리니름을 포함하고있으며 어쩌면 독서를 하실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미리니름 싫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볼테르의 시계..?', '스토리', '정리하며'(맨처음, 두번째, 마지막) 파트만 읽으셔도 제 감상을 즐기시는데는 부족함이 없을줄로 압니다. 참고해주시고, 하나더 말씀드리면 이글은 반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쾌하시더라도 '아잉, 귀여운 꼬꼬마가..ㅎ'라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이 감상문을  읽으시는 동안 나쁘지 않은, '나름대로 괜찮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볼테르의 시계(LA MONTRE DE VOLTAIRE)

강다임 저

2008년 5월 20일 발간

2008.06.12 a.m 01:37 에 완성

-어쩌시겠습니까, 각하. 함께하실는지요?

볼테르의 시계..?

고교학습과정을 수료했으나 아직도 고교과정의 공부를 하고있는 나의 입장에서 '아루에' 혹은 '볼테르'라는 이름은 퍽이나 낮설다. 공부를 안해서 그런게 아니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회탐구 11과목 중 윤리, 정치, 경제, 사회문화 즉 4과목의 일반사회를 선택하는 입장에서 살펴봤을때도 볼테르라는 이름이 낮설기는 마찬가지다. 평소에 사상쪽으로 관심이 많았었지만 동양사상을 중심으로 책을 읽고 있고 서양사상은 대학에 들어가서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해 보려했기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던차에 이 위대한 극작가이자 사상가이며 달변가이기도 하고 익살꾼이기도 한 볼테르와 그의 후견인인 쉴리 공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볼테르의 시계'는 나에게 퍽이나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프랑스 혁명의 기저에,시민들 자신은 몰랐을 수도 있으나 그들의 사고 아래에 단단히 지지작용을 하고있었을 계몽의식의 기원을 보았기 때문이고, 신으로 모든게 통하던 중세 암흑기의 말기 주저없이 무신론을 주장할 수 있었던 그의 당당함과 그 당당함을 뒷받쳐주는 지성(知性)에 감탄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의 덕택에 여러가지 의미로 개안, 아니 계몽했다고 할까.(웃음)

볼테르가 시대를 풍미한 희곡 '오이디푸스'를 창작한 극작가이자 이성을 신뢰하고 계몽사상을 주장한 사상가이며 지식과 재치를 동시에 겸비한 달변가이기도 하고 유머와 센스로 귀족의 나라 프랑스의 심장인 파리의 사교계를 세치혀로 휘어잡았던 익살꾼이기도 하다면, 이 볼테르의 시계는 인간중심의 이성적 사고를 탐구하는 사상서이자 16세기 유럽전반의 사회의 풍조를 드러내는 역사서이며 볼테르와 쉴리공작의 시간여행을 기술한 환상적인 모험서이기이기도 하고 볼테르와 에밀리의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을 중심으로한 연애서이기도 하다. 물론 여느책일지라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지고 그에따라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특히 그것이 역사를 바탕으로한 픽션소설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이 볼테르의 시계를 통해 내가 느낀건 그런 관점의 차이가 아니었다. 관점의 차이로 나타나는 다양성을 터치법, 주제의식, 도구 따위의 방식으로 나눠서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 즉 '그림보는 방법'으로 비유한다면 이 볼테르의 시계는 '실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시각화되는 이미지가 다른 '홀로그램'에 비유할 수 있겠다. 그만큼 여러 장르가 거부감 없이 작품속에 잘 살아있다. 여태 동일 브렌드 '노블레스 클럽'의 다른 작품들인 얼음나무숲, 뉴욕더스트, 라크리모사 등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뜻하는 경계소설이었다면 이번 볼테르의 시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뿐 아니라 사상과 역사, 연애소설의 경계에도 걸쳐있는 중의적 의미의, 가장 '경계소설적'인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스토리

스토리를 세부적으로 무게있게 다루자니 앞으로 적을 내용이 무지하게 허술해 질테고, 요약해 적자니 인터넷서 볼 수있는 '출판사 리뷰'가 내가 적을 수 있는 요약본보다 훨씬 세련되고 깔끔하게, 내용도 가감없이 잘 적혀있어서 어떻게 적든지 좋은 꼴은 못볼듯 싶다. 그래도 책의 핵심인 스토리를 빠뜨릴 순 없고하니 모자라나마 몇가지 큼직큼직한 이야기로 몇글자 적어본다.

-때는 1725년, '프랑스 혁명(1789)'이 터지기 불과 몇십년 전의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은 '프랑스 혁명의 아버지'인 볼테르가 진정 '혁명의 아버지'가 되기위해 떠나는 여행을 그린 이야기.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가 귀족을 시로 조롱한 죄로 바스티유 감옥에 갖혔으나 그 귀족을 조롱하고 얻게된 유명세로 감옥에서 귀족급의 예우를 받아 큰 불편함 없이, 거짓말 약간 보태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자신의 작품활동도 할수 있는 시간을 거치고 감옥을 나와 '볼테르'라는 이름을 가지고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사건의 근원은 프랑스를 넘어 바다건너의 영국까지 알려지게 되는 희곡 오이디푸스를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지고 사교계에서도 뛰어난 재치로 자신의 입지를 굳게 다지던, '사교계의 귀족'이던 볼테르가 멍청하고 옹졸하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한 '진짜 귀족'인 오귀스트와 싸우다 얻어맞고 생각보다 별볼일없는 제 주제를 깨달으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여행의 시작과 목적은 볼테르가 '쉴리 공작'에게 자신의 주장, '절대이성'의 실존을 증명하기 위해 희곡 오이디푸스의 마지막 공연날 영국의 국왕 '헨리1세'에게 선물받은 '황금시계'를 사용해 과거로 이동하면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여행의 목적지로는 저 먼 과거의 폭력이 세상을 지배하던 '야만의 시대'를 거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와 '팍스 로마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로마' 를 지나 신에게 모든것을 바치던 '중세 암흑기의 유럽'을 목적지 삼아 여행하는 이야기(사실 중세 암흑기 유럽은 약간 경우가 다르긴 하다.)

-여행의 종점은 1789년 혁명의 때, 그의 의지가 민중의 가슴속에서 그 의지가 불타오를때서야 끝나는 이야기

...그리고 여행은 종점에서 끝났을지어나 그 의지는 종점에서도 결코 끝나지 않아, 지금 우리가슴속에서도 살아쉬고 있어 사실은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

6가지의 주제로 6가지의 이야기를 꾸려봤는데 어찌 내용이 잘 요약됐는지 모르겠다.

이성과 진보, 그리고 역사

볼테르는 자신이 주장한 '절대이성'을 증명하기 위해 '최후의 마법사'가 만들고 헨리1세에게 선물받은 '황금시계'를 이용해 과거의 모퉁이로 돌아간다. 그럼 그 시간여행의 순간들을 조금만 파헤쳐 보도록하자.

첫번째로 회귀한 때는 게르만족의 '야만의 숲', 문명의 꽃이 피지못한 때의 다뉴브강 부근이다. 장소선택은 쉴리공작이 했고 첫번째 여행지로 이곳을 정한 쉴리공작의 의도는 명확하다. '무지에 따른 이성의 부재'를 노린 것이다. 너무도 정석적인 방법이자 날카로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의 의도는 어느정도 적중한다. 나 역시 이곳에서 '절대이성'의 향기를 맡기엔 문명인으로서의 내 코는 확실히 무뎠다. 하지만 볼테르는 이 야만의 숲에서도 자신의 기지를 발휘, 이시대의 에밀리의 도움을 받아 '절대이성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물론 여행의 조건을 충족시켜서 그 가능성을 확신하거나, 부재시킬 방법은 찾지 못했지만 저 야만의 숲에서 이정도면 가벼운 칭찬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두번째 여행은 책을 읽었을 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던 바로 그곳, 유럽 역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그곳, 로마다. 조금 더 정확성을 보태면 171년의 시기로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고서 누린 전성기의 말기이다. 그러니까 로마중의 로마의 때로 넘어갔다할까. 이곳에서의 볼테르와 쉴리공작의 여행은 점점 더 과격함과 박진감을 더해간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시민과 이성의 대변인이 된 볼테르와 귀족과 관습의 대변인이 된 쉴리공작의(사실 이 소설에서 볼테르는 시민과 이성의 대변 그 자체이고 쉴리공작 역시 귀족과 관습의 표본 자체이다.) 대결을 통해 이성적인 대화와 토론을 거친 재판으로 '절대이성'의 존재가 증명되는듯 한데, 곧이어 이런 철학적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라면 꼭 다뤄야할 문제, '현실의 벽'이라는 문제에 부딛히게 되고, 볼테르 역시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느끼며 두번째 여행도 막을 내린다.

세번째 여행은 앞선 두 여행과는 다르게 볼테르와 쉴리공작이 자신의 몸이 아닌 타인의 몸을 빌려 여행을 시작한다. 이번엔 글로 적지못할 상황의 특수성 때문에 볼테르와 쉴리공작이 빨리 집에 가기위해 힘을 합쳐서 쿵짝쿵짝하는데, 이 쿵짝쿵짝의 부산물이 눈덩이 굴리는 것 마냥 커져버려서 군대급의 인원을 모아 전쟁을 하는 상황에까지 봉착한다. 적은 여지까지와 같이 오귀스튼지 아귀스튼지 하는 놈팽이같은 놈의 분신이고.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볼테르는 전쟁의 참혹함속에서 전에 막연히 느꼈던 현실의 벽이라는 문제에 온전히 직면하게되고,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결과로 자신 스스로 현실의 벽이라는 돌에 부딛히는 계란이 되기로 한다. 바로 여기다. 소설의 홍일점이자 볼테르가 인간의 '생명'을 계기로 진정 '절대이성'이 지니는 무게와 가치를 파악하고, 그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기위해, 자신의 가치관을 증명하기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의지를 보여 스스로 진정한 계몽을 하게된 때가.

....아직 지식도 병아리 눈물만하고 생각도 짧은 내가 봤을 때는, 이 여행들은 단지 증명을 위한 증명일 뿐이다. 볼테르, 쉴리공작, 최후의 마법사는 절대이성의 존재를 먼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었다. 바로 지금 여기, 이곳에도 있고 거기, 그곳에도 있지아니한가? 당신들이 살고있는 과거의 거기, 그곳 현실이 '그렇게' 존재하고 있음이 바로 절대이성의 절대적 반증이 아닌가, 과거보다 한발자국이나마 나은 현재를 위해서, 어제보다 한발자국이나마 나은 오늘에 있는 당신이 있는 곳과 내가 있는 '현재'가 바로 절대이성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아닌가. 그대들은 직접 보지않았나, 그 불합리와 폭력과 야만으로 뒤덮힌 야만의 숲의 존재들을 보았고, 로마의 '시민이 아닌 자'들을 보았지만 그대들은 저 과거보다는 훨씬 진보한, 앞으로 나아간 곳에서 살지않았나.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역사책을 한번 읽어보면 그걸로 증명될 문제가 아니었을까. 때론 폭력과 억압에의해 한발짝 물러날때도 있지만 그럴때면 언제나 두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성이 아니던가. 물론 나도 생각한다. 아마 이 역시도 작가의 치밀한 설정일 것이라고. 아마도 그당시 여러가지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있는 마인드로 이정도의 사고까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답답해서 필요없는 몇글자를 더해봤다. 아니면 내가 틀렸거나.

그리고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첫번째 이동지는 세 이동지중에서 아주 특이한 점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이동년도가 480년대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작가의 의도가 내포됐든 내포되지 않았든간에 말이다. 482년, 즉 5세기 후반이면 이곳 다뉴브강이 포함된 가까운 인근 유럽지역에선 로마가 훈족에 밀려들어온 게르만족에게 신나게 얻어터지고 슬슬 서쪽의 지는 해가 되어가고 있을 때고 멀게, 대륙의 반대편이자 '내'가 살고있는 한반도의 정황을 살펴보자면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열심히 땅따먹기하고 그 아들이신 장수왕께서 오지게 장수하고계신 때, 즉 고구려가 막강한 기마병을 바탕으로 최대의 전성기를 이루고 있을 때이다. 그런데 아프리카 대륙, 아메리카 대륙을 위시한 적도부근 지방을 대변하듯이 보이는 다뉴브강 주변, 첫번째 이동지는 과연 어떤 상황인가.(남미 고산지대는 적도기후가 아니니 제하고) 만일 내가 시간이 넉넉해 '볼테르의 시계'와 함께 주문한 문명의 발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라는 책을 읽고서 이 문제를 바라봤다면 지금보다는 심도있는 감상문이 됐을 터인데, 내 모자란 지식에 애도를..

*절대이성 :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배경을 벗어나 객관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이성

황금시계 : '최후의 마법사'가 만든 3회 횟수제한 타임머신, 그리고 '볼테르의 시계'이기도 하다.

경험론과 합리론

서양사상의 기원은 존재론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 출발선은 두길로 나뉜다. 하나가 소피스트에서부터 시작해 공리주의로 끝나는 경험론이고 나머지가 소크라테스로부터 시작해 칸트로 종결되는 합리론이다. 그리고 쉴리공작은 그의 대사들과 행동들을 보면 그가 극도의 경험론자임을 알 수 있다. 예를을면 '이것이 현실이네'라는 말이 아주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그것이라면 조금은 느슨해진 표현으로 '가능성에 사회를 맡길 수는 없네.'라든지의 대사 역시 그의 정체성을 쉽게 알 수있게 한다. 한편 볼테르가 합리론자임은 말할것도 없다. 절대이성이라는 명제가 합리론, 즉 사유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절대이성의 존재를 말하고자 했으므로 경험론과 합리론의 대립과 합리론의 우월함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까. 그럴리가. 그 명제가 그렇게 쉽게 답이 날 문제였다면 최소한 3~4세기 이전에는 해결이 났을 터. 소설을 읽노라면 쉴리공작의 말에서는 빈틈을 찾기 힘들다. 내가 본바로는 오히려 논리력으로 따지면 사실 볼테르의 언변술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분명 그의 말은 존재하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터다. 한편 볼테르는 쉴리공작에 비해 논리력이 살짝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언변술 이전에 묘하게 누구나 납득할만큼의 수용력을 지닌 내용을 말한다. 아마도 절대이성이라는 놈을 자극하는 내용이리라 그렇지 않을까 싶다.(읽는내내 나의 마음역시 그의 언변에 가슴 한켠이 뭉클해질때가 있었다.) 따라서 작가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것은, 아마도 '진흙속같은 현실' 속에서도 한송이 연꽃처럼 피어오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성'이 분명 존재를 증명함으로써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던게 아닐까.

오귀스트와 쉴리공작

악당 케릭터 '오귀스트'와 그의 분신들은 전형적인 수구꼴통의, 사회를 좀먹는 기득권층의 표본이다.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야만의 숲에서부터(시기적으로 따지면 로마가 더 뒤이기는 하나, 문명의 발달과정으로 봤을때) 혹은 그이전부터 절대이성이 존재했던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더러운' 그림자같은 것들도 그 존재의 기원을 함께하여 그와 그의 분신들로 대표되는 '어쩔 수 없는' 기득권층이 존재해 왔다. 또한 로마에도 존재했고 15세기의 파리에도 존재했으며 오늘날 우리들의 주변에도 존재한다. 정말 현실을 되짚어보게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버러지같은것들을 포함해 쉴리공작같은 진짜 '귀족같은' 귀족들이 있다. 쉴리공작은 자신들의 권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의 의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의무에 대한 보상이 특권이고 그런 특권이라는 유인이 있기에 의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말이 좀 빙글빙글한듯 한데 어찌됐든, 이는 읽는 내내 사회유기체설을 생각나게했고 오귀스트같은 버러지들은 사회병리론을 연상케 했다. 이에 대한 심판을 절대이성이란 잣대로 판결내렸을 때. 여기서 사회갈등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점까지 연상하게 했다. 그리고 과거의 여러 불합리하나 안정적이던 사회구조를 지닌 조직이나 국가가 많았을 지라도 오늘날은 수많은 갈등과 투쟁의 산을 넘어 과거보다 나은 사회구조가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정반합의 이치로 사회역시 진보하고 있다는 점을, 인간은 분명 조금씩일지라도 앞으로 나가아고 있다는 사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시간여행의 메커니즘

시간여행물은 소설뿐만이 아니라 만화, 만화책, 영화등에서도 자주 다루어지는 소재다. 근래에 본 작품으로 영화는 '나비효과'가 있겠고 만화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다른 소설로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있다.(물론 둘다 나온 시일이 제법 된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작품들을 볼때마다 항상 가지게되는 궁금점이 있다. 보통 시간여행은 미래보다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화제로 삼는데(그 이유는 당연히 '아쉬운 점'을 바로잡은 현재의 모습을 감상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로 돌아가고나서의 현재는 어떻게 되는가... 즉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의 메커니즘에 대한 궁금증이다. 위에서 예로든 사례들을 보자면 나비효과는 시간을 '되감아버림'으로써 내가 본 시간여행물중에 가장 깔끔한 시간여행의 메커니즘을 설명을 했고(오로지 '그 당시'의 과거로만 돌아갈수밖에 없는 제약에 대한 이점의 작용인 탓도 있지만) 만화나 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같은 경우는 크게 특징있는 메커니즘이 나오지 않았고 또 사건 역시 비교적 사사로운 일상을 중심으로 벌어지기에 크게 관심을 신경을 쓰지 않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헌데 이 볼테르의 시계같은 경우는 약간 다르다. 시간여행의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했기 때문에 약간 아쉬움이 남는 케이스다. 볼테르와 쉴리공작의 두번째, 세번째 여행에서의 활약들은 충분히 역사의 한켠에 기록될만한 대사건이었고 볼테르는 두번째 여행끝에 역사서를 뒤져 그들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보려한다. 허나 이는 쉴리공작에 의해서 제지되는데 이것 자체가 시간여행의 메커니즘에대한 설정이 미흡했기 때문에 쉴리공작이, 작가가 취했던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약간 아쉬웠다.

정리하며

첫번째 파트인 '볼테르의 시계..?'에서 밝히듯, 이 소설은 정말 여러가지 면으로 바라볼 수 있고 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따라 '이성과 진보, 그리고 역사' 파트는 역사적관점과 성장기의 서사적관점을 도입해서 내나름대로 글을 바라보았고, '경험론과 합리론'파트는 당연히 철학적으로 글을 바라본 관점이며, '오귀스트와 쉴리공작'파트는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글을 바라본 입장이다. 따라서 세 부분의 글들에서 내가 하고싶은말은 아마도 하나일 것이다. 다만 그 하나를 어찌 바라보느냐의 차이일 따름일진데, 읽는 분들로 하여금 혹시 지루함을 느끼게하지 않았나 죄송함을 전한다. 그러나 저렇게 풀어서 여러가지 내용으로 적은 이유는 바로 책이 16세기 유럽의 사회 실상을 거의 완벽히 재현했기 때문에 여러 각도로 적지않을 수 없었고 또 이를 넘어 사회전반을 다시 바라보게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의 즐거움에 학습의 유익함까지 더해졌다. 이런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에게 감사를 전한다.

볼테르의 시계는 '이마기타 비론'의 저서 '실종'을 작가가 번역해놓은 글이라 했고 '강다임'이 남긴 수기형식의 글로 끝난다. 그래서 읽는 도중에 계속 궁금했다. '이마기타 비론은 진짜로 실존했던 인물일까'라고, 물론 수불석권의 묘에 따라 책을 잡으면 완독할때까지 별다른 일이없으면 좀처럼 책을 놓지않는 습관때문에 독서중에 웹서핑할 생각은 하지않았다. 그리고 책을 완독하고난 후, 웹서핑을 할수록 작품의 구성에대한 작가의 치밀함과 대단함에 경탄을 금치못했다. 시간여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건들은(모두라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두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다. 정확히는 모두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는 논픽션을 바탕으로 상황을 소설화했다. 픽션부분은 역사상으로나 시간상으로 단지 3주라는 공백기동안 이루어졌던 볼테르와 쉴리공작의 시간여행부분일 뿐. 그런데 이 픽션의 3주가 역사적 사실과 절묘하게 조화되는 것을 넘어 역사적 사실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정도의 구성력을 보일 뿐만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도입부의 이마기타 비론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도입해 독자로 하여금 '현실에 극한으로 수렴하는 픽션'으로 받아들이게 하니 이토록 절묘할 수 있을까. 이렇듯 현실성이 넘치다보니 아직도 궁금증이 남는 부분이 있다. 정말 역사상으로도 3주간의 공백기가 존재하는 것일까. 이 부분, 기회가 닿을때 꼭 알아보도록 해야겠다.

볼테르의 시계는 내가 서식하는(하지만 나의 존재를 대부분 모르는) 문피아에서 연재됐던 글이다. 허나 유감스레도 나는 작가가 연재하던 당시에 그의 글을 볼 기회를 놓쳤고 따라서 작가가 벌였던 이벤트(!)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아쉬워라... 여튼, 나는 그가 '신인작가 강다임' 인줄로만 알았다. 해서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때까지 '아... 간만에 초신성 등장! 서울대의 힘인가...'라 생각했는데, 역시 그건 아니었나보다. 신인이면서 이정도로 매끈한 글을 쓰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나이덕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일 터다. 아니면 엄청난 습작을 거치든지. 강다임의 경우 전작이 있었다. '사카이아의 사형수'라는 글이었는데 역시나 로크미디어 출판이었고 이리저리 눈동냥을 해본 결과, 볼테르의 시계와 유사하게 철학을 직접적으로 책에 녹인, 좋은글이라는 평들을 봤다. 이 역시 나중에 때가되면 꼭 구해보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두번째다. 철학을 '직접적'으로 책속에 녹이는 시도를한 작가는. 첫번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타자, 혹은 네크로멘서 '이영도'(이하 타자)인데, 이 타자는 D&D룰을 차용하고 세부조율을 다시한 한국 판타지소설의 명작 '드래곤 라자'를 시작으로 '퓨처워커',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 피를 마시는 새 시리즈'등의 많은 작품들을 집필하며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장르문학 작가 중의 한명으로써 거듭났다. 타자가 '최고의 장르 문학 작가'가 된 것은 단지 책이 재밌거나, 센스가 넘쳐나는 위트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그의 책에 녹아있는 철학적 요소로인해 읽는이로 하여금 끊임 없이 생각토록하는, 읽고나서는 무언가 '남는것'이 있는 책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타자의 글들과 비슷하게 강다임의 볼테르의 시계 역시 읽을때 끊임없이 생각케하고, 읽고나선 무언가를 남기는 내용으로 나를 매료시켰고 앞으로도 주욱 나를, 독자들을 매료시켜주면 좋겠고, 또 바란다. 그런고로, 기대감에 한껏 부푼 마음으로 강다임의 다음작품을 기다려본다.

-오해하는 사람도 없을테지만, 정말, 어쩌면, 혹시나해서 노파심에(새파랗게 어린것이 무슨놈의;) 언급하는 바이나, '결단코' 무슨일이 있어도 강다임이 타자의 글을 표절했다거나, 결코 그의 글이 타자의 글을 닮았기 때문에 좋다는 말이 아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조진행'과 '문우영'의 글에서 느껴지는 스타일의 유사함 정도라면 적절한 비유일런지.

주말은, 볼테르와 함께 보내시는것도 괜찮지 않을런지요.

그리고 저번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황의님과 트니피님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원문 http://kayphorun.egloos.com/46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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