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용
작품명 : 영웅문
출판사 : ??
김용 소설의 백미는 등장인물의 독특한 개성과 해박한 역사인식이다. '사조영웅문'의 주인공인 곽정과 황용,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는 물론이고 동사서독 등 조연급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개성있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또한 김용소설에서는 역사적 실존인물과 소설의 가공인물이 동시에 등장한다. 역사적 진실과 소설의 허구가 절묘하게 만나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꾸며진다.
결코 무리하지 않는 것 또한 김용소설의 특성이다. 대만이나 홍콩의 무협작가들이 각각 기괴한 신화를 인용하고 하늘을 날고 땅을 가르는 무공을 선보이는데 반하여 김용소설에 나오는 무공들은 조금은 과정되었을 뿐 하늘을 훨훨나른다던가 일검에 땅을 가른다던가 하는 허풍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영웅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완벽하지는 않는다. 곽정은 충직하고 정의로우나 지나치게 우직하고, 황용은 총명하고 아름답지만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양과는 소신있는 협골이지만 조금은 편협하고, 소용녀는 지혜롭고 아름다우나 포용력이 약하다. 이러한 점이 소설의 진설성(사실성?)을 더해주는 계기간 된다.
이밖에 '사조영웅문'에는 광대한 스케일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장은 중원대륙을 벗어나 몽고고원에 이르고 징기스칸의 서방원정을 빌어와 멀리 호라즘제국까지 대상으로 한다.
나는 이제껏 사조영웅문을 3번, 신조협려를 2번, 녹정기를 2번씩 읽었다. 솔직히 한국 무협중에는 2번을 읽은 책이 없다.
삼국지는 거의 대여섯번 읽었던 내가 한국소설 중에는 2번도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사실은 내 스스로도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무협계의 대부격인 금강님과 용대운님과 같은 분은 솔직히 마음만 먹은다면 영웅문과 같은 소설을 쓸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금강님은 '대풍운연의'를 기획할 때 그 이상의 스케일과 명작을 쓸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장이 그러한 명작이 탄생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경주된다면 그만한 댓가 따라야 하는데 우리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 겨우 5,6천부만 팔려도 대박이라 하고 1만부이상이 팔리면 초대박이라 한다. 이런 풍토속에서는 결코 김용의 영웅문과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 나 역시 공짜를 즐기지만 읽을만 한 책이 나오면 혹시 다운받을데가 없나 하고 인터넷부터 기웃거리는 것이 바로 우리 장르문학계가 처한 현실이요 한계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 무협계에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온다면 그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리라 생각한다. 해리포터와 반지전쟁 처럼 책이 전세계적으로 팔리고 영화와 게임은 물론 캐릭터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협소설이 영화화 된 적은 거의 없다(혹 있을 지 모르지만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이웃 중국만 해도 무협소설의 영화화는 그리 드문 경우가 아니다. 무협과 환타지, 그리고 게임의 접합? 바로 소위 퓨전물들이 충분히 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정말 좋은 작품이 가능토록 지지하고 후원하고 격려해주는 우리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 문지기님~ 이러한 글이 이곳에 어울리나 모르겠습니다. 혹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울리는 곳으로 옮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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