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시하
작품명 : 여명지검
출판사 : 청어람
시하님의 전작은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번 작품을 보고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머리 속에 확연히 그려지는 액션은 약간 부족하지만 주연뿐인 아닌 조연들의 매력이 펄떡펄떡 살아 숨쉬고 이야기의 구도가 탄탄합니다. 주연의 행사 역시 시원시원하고 자신이 스스로를 주도하고 거침이 없이 성장해 나갑니다. 다음 권이 무척 기대 됩니다.
다만 4권부터는 작가님의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세계관이 조금 걸립니다. 성장을 위한 장치라기엔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제가 주인을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명지검 4권의 감상문에 달린 댓글중에 이런 글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시하님께서 이번 작품 초반부(1,2권)에서 현실과 타협한 느낌을 가졌더랬는데 4권을 보고 안심했다는 글을 보고 정말 의아했었습니다. 저는 1,2권이 정말 재미있었고 4권에 고개를 갸웃했었는데 말이죠. 정말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제가 느끼기로는 악심의 등장 이후 글의 중심이 현학적인 사상에 매몰되어 인물들의 살아숨쉬는 개성이 그 순간부터 조금씩 뇌리에서 잊혀져갔는데 말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부분이 글에 잘 녹아들었다기 보다 글을 덮었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저는 악심등과의 현학적 대화를 장치로 보고 있고 5권을 기다리지만 그것이 장치가 아닌 주제가 되어버린다면 더 읽기는 힘들 듯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수준이 낮다. 높다. 이런 말들은 조금 황당합니다. 저는 소위 말하는 이고깽을 읽지 않습니다.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읽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입니다. 그것을 읽고 재미를 느끼는 세대와 작가를 왜 비하해야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작가들의 범람? 그건 이고깽의 문제가 아니라 현 국내유통구조의 문제가 아니던가요? 작가 수가 많아지면 훌륭한 작가가 그렇지 않은 작가들로 인해 더욱 돋보일 것이고 아주 바람직한 현상인 것이 상식 아니던가요?
저는 독자의 입장에서 무협, 장르문학에서 협이든 무든 불가사상이든 도가사상이든 그것을 배우고 감명받기 위해 또는 어떤 것을 교육받기위해 읽지는 않습니다. 좀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서점에서 노벨문학상 33권 모음집을 할인가에 팔더군요. 다른 것을 원하시는 분들은 다른 것도 많이 있습니다. 말초적인 쾌락이라 비하하시는 분들께는 '다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대의 흐름은 모래시계와 같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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