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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극사 전기 완독 감상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
09.05.01 17:55
조회
4,754

작가명 : 시하

작품명 : 윤극사전기

출판사 : 청어람

윤극사 전기가 시하님의 처녀작인가요?

대충 그런 것 같은 데, 처녀작이라면 상당히 놀라운

질을 보여 준 것 같습니다.

8권 정도나 되는 장편이면서도 용두사미도 아니구요.

무엇보다 1권에서 제세원 생활을 할 때

의원들의 생활묘사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대장금이나 허준보다 더 재밌는 듯ㅡ_ㅡ;;

상당한 공부와 내공이 느껴지네요.

개인적으로 많이 조사하고 공부하시지 않았다면

그렇게 감탄할만한 장면이 나올 수 없는 법이죠.

나름 의원물이라 생각했는 데요.

1권 중반쯤에 의원 생활 파탄날 줄이야ㅡ_ㅡ;;

의원으로서의 배움 과정을 좀 더 길게 이어갔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그랬다면 윤극사전기가 아니었겠지만요.

윤극사전기는 윤극사라는 '난' 인물의 행적을 기리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의원이었지만 본의 아니게 의원이

천직이라는 신념을 꺾고 세상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기인의 행보를 묘사했죠.

의원으로서 이미 신의지만, 거기에 대해서 능력이

너무 엄청난 인물이죠. 성품자체가 성인 수준인데다

나중엔 신과도 한 판 뜰 정도니... 정말 대단한 인물입니다.

스케일이 나름 커서 그런지 현학적인 대화와 묘사가

제법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정신적인 면을 많이

강조하네요.

(밑에 미리니름 유의하세요)

단점이라면 중반까지만 읽어도 알 수 있는 것...

벌려놓고 수습 안하기의 교과서라고 할까요ㅡ_ㅡ;;

천심원, 마등곡, 백초곡, 마교, 주인공의 부모, 오황신침을

비롯한 조사의 유물 등등...

거론만 되고 끝까지 수습안된 아이템이 너무도 많아서

어이가 없을 정도죠.

특히 백초곡 관련해서는... 제세의원의 혈채가 있음에도

흐지부지 된 복수는 좀 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게 메인 스토리고, 백초곡이 오악으로 확장됐으며

그들이 황권까지 움직일 정도면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가

됐어야 하죠. 단순히 의원이 아니라 무림으로 귀속됐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건 누구라도 납득하기

힘든 처사였습니다. 아마 초반부터 윤극사의 어정쩡한

선택에 책 덮으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윤극사 정도의 기인이... 고작 부인 때문에

그 많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도 그렇네요.

무엇보다 그 부인이 윤극사를 떠나게 된 이유가

석연치 않습니다. 황제와 황후 운운할 게 아니죠.

부인은 윤극사를 선택했고 부모도 허락한 판국에

다른 남자가 하는 말을 100% 믿는다는 건 이해가 안됩니다.

뭐, 윤극사 성격에 부인 찾아 삼만리... 라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허나 정신의 경지가 높은 인물들이

정을 경계하는 게 보통 아닙니까? 높은 경지일수록

절정을 쉽게 하죠. 스님들이 출가해서 부모자식 간의

인연을 왜 끊겠습니까?

그것까진 윤극사의 심마로 이해한다 쳐도...

결말은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제가 볼 땐 현실도피로 밖에 안보였거든요.

태어날때부터 그런 엄청난 서포트와 기연중첩을 받은

인간이 백도 식의 결말을 낼 줄이야...

게다가 범상치 않게 살해된 게 분명한 부모에 대한

원수는 아예 생각조차 없다는 것ㅡ_ㅡ;;

마지막권에 분명 비리가 있다는 언급이 있거든요.

이 모든 게 제 불만사항이지만, 그래도 저는

작가님을 존경합니다. 다소간의 불만이 객관적

흠이 될 정도로 만만한 건 아니거든요.

몇몇 부분 말고는 딱히 개연성에 대해선 불만거리가

없었고 결말도 작가님의 사상이 잘 드러났다고 봅니다.

다만 작가님의 경향이 조금 사색적, 현학적이라는

생각은 들더군요.

아무튼 간만에 운치있게 잘 읽은 글입니다.


Comment ' 11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9.05.01 17:57
    No. 1

    음... 그러고보니 주인공이 끝에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어도 의원으로서의 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는
    확신이 드네요.
    자기가 저질러 놓고도 신한테 투정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심보는
    어린아이의 투정이라고 밖에....
    윤극사의 꿈으로 치부해버리면 되겠지만
    아쉬움을 참을 수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9.05.01 18:00
    No. 2

    아니, 애초에 모든 게 '사유'일 뿐이라면...
    윤극사 스스로 자신의 세상을 사유하면 됐을 것입니다.
    작 중에서 윤극사 자신이 사유하는 부분은 일부에 불과하죠.
    윤극사가 정념을 뛰어넘었다면...
    아예 새로운 세계를 창조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든 존재가 사유라면.... 그것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했을까요?
    끝까지 답답한 기분이 가시질 않네요.
    높은 경지에 다달은 인물이 격에 맞는 행위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특히 그 인물이 먼치킨이라면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료차
    작성일
    09.05.01 18:14
    No. 3

    시하님이 이거 문피아에 리메이크해서 윤극사본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셨는데. 제가 시간이 없어 끝까지 못봤습니다만 원래 윤극사본기 8권 완결로 내려고 한게 아니라고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룰루랄라
    작성일
    09.05.01 19:11
    No. 4

    8권이 1부고 2부가 무협편이랬죠. 1부에서 나온 떡밥들은 2부에서 풀어진다고... 총 16권 예정이었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9.05.01 19:19
    No. 5

    글쎄요.. 처음으로 돌아간다라... 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은 아닌가 보네요.. :D 제가 윤극사 같은 성격에.. 그런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면.. 주저없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걸 택할 것 같아서요. 얽힐대로 얽힌 실타래... 그 끝은 결국 무엇이 되었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고중일보
    작성일
    09.05.02 00:35
    No. 6

    천천히 다시 읽으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언뜻 그냥 넘기면 상황이 이해가 안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도 있기 때문에 윤극사가 하고자 하는 그리고 하는 행동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보면(문장속에 담긴 진의를 제대로 알게되면) 그 상황에서 그러한 인물이서 그런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는 거란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윤극사전기는 여기 문피아에 윤극사본기로 출판된 8권분량이 연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하님이 하지 못한 이야기는 언젠가 풀겠다고 올리셨습니다. 현재는 여명지검의 집필에 열중하고 있다고 하시면서요.

    마지막으로 윤극사전기는 단순히 윤극사라는 '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윤극사 보다는 윤극사를 통해 등장하게 되는 여러 인물들이 윤극사전기의 주인공이 아닐까요?(사견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9.05.02 03:33
    No. 7

    원래 2부가 따로 있었군요. 역시나...
    전 작가님이 잘못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윤극사가 그리 할 수도 있죠. 개연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제 가슴엔 와닿지 않더군요.
    조화옹의 사유에 불과한 자기존재와의 싸움이라고 하기엔
    뭔가 많이 부족해보였더군요.
    윤극사가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영과 함께 다시 떠돈다면...
    과연 행복할지 의문입니다.
    결과를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다고 새로운 인생이 행복할까요?
    떠돌이 생활 이전의 운명은 분명 황제와 황후의 운명일텐데,
    운명이 갑자기 어긋나면서 엄청나게 바뀌게 될 인간군상들의 길흉.
    작가님이 약간 어려운 용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시지만
    실상 어렵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무리수를 두신 게 안타까워서 그런 것일 뿐입니다.
    조화옹의 영역을 침범하여 세계를 반쪽낼 때부터 윤극사는
    평범함과 이별했습니다. 거기서 안주해버린 그에게 더이상의
    발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미사여구로도 그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9.05.02 03:40
    No. 8

    만약 제가 윤극사전기의 결론을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더군요.
    윤극사를 신에 버금가는 존재성으로 끌어올렸지만
    그 개연성은 충분치 않았습니다.
    윤극사는 투입한 노력에 비교하면 너무나 사기적인 진경을 이뤘죠.
    그리고 신에게 반항합니다.
    그가 신과 운명에게 반항할 생각이라면 애초 신의 생각처럼
    신의 세계에서 완전히 독립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사유했어야 합니다. 작중에서 신의 선택은 그것이었고 그런 작업을
    위한 방법을 알려주려 했죠.
    그게 아니라면 신과 더욱 극적으로 대결하여 사유를 뛰어넘은
    존재를 승화했어야 합니다. 사유 이외의 것을 알지 못하는 신은
    진짜 신이 아니라는 늬앙스를 느꼈죠.
    모든 것이 한 존재의 사유에 불과하다면 그가 가진 모든 집착이
    부질없지 않을까요? 이영의 존재자체는 신의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복제해서 스스로 사유할 수 있었을 겁니다.
    모든 것을 버린다.... 말은 참 좋아보이나, 결국 현실과의 타협이며
    자신과의 타협이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약한 모습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주제에 넘치는 힘을 가졌기에
    결말이 옳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글 하나 때문에 댓글이 산으로 가는 경우는 이 작품이 처음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오행마검
    작성일
    09.05.02 13:33
    No. 9

    저도 코끼리손님 처럼 결과가 마음에 와닫지를 않더군요.
    2부가 있다하더라도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고(윤극사전기가 나온지 몇년되엇을것입니다) 아예 안나올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시점에서 2부에서 남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겟다는건....

    제 솔직한 평은
    작가가 처녀작에서 너무 과욕을 부린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그걸 윤극사전기에 모두 담을려니 결과론적으로 실패하지않았나...
    좀더 필력이 쌓인뒤에 시도하셧더라면..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노자사랑
    작성일
    09.05.02 17:22
    No. 10

    윤극사가 과연 사유하는 자로서 살면 행복했을까요. 극사가 자신의 백성들을 또다른 세상에서 살게 했다면 그 백성들은 윤극사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게 되었겠지만 정작 윤극사는 그리 행복할 것 같지 않더군요. 윤극사는 전지전능한 능력을 버리고 인간으로서의 사랑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사유의 속박을 깨트렸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 이지요.
    작가님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만큼 독자들의 해석 방향도 여러가지가 될 수 있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aimens
    작성일
    09.05.03 22:59
    No. 11

    처음부터 저는 작가의 설정을 무리수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참아가면서 읽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인군자가 아닌 평범하고도 상식적인 속물인지라 인내심에 한계가 있었고 결국 포기한 책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비추합니다. 그건 저를 포함해서 제 주위 사람들는 세상을 상식적으로 살고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속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혹시라도 자기가 상식적인 삶을 살아가는 속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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