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주비
작품명 : 거신병 오시리스
출판사 : 뿔미디어
(편의상 평어체로 쓰겠습니다.)
거신병 오시리스.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다. 단골 아주머니가 기갑물인데도 잘 나간다고 해서 혹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거신병과 오시리스라고 하면 만화 유희왕과 관련이 있어보였기 때문이다.(참고로 읽어보니 유희왕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작명과 설정만 이집트 신화에서 따온듯하다.)
그리고 다 읽고나서 내린 평가는... 참신하다. 그리고 작가가 발전하고 있다.는 거였다.
처음 1권의 100쪽까지는 솔직히 손에서 놓을까도 생각했다. 문체가 가볍고. 단문인데다가, 이래저래 새로운 세계관이라 내용이 머릿속에 안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웬 걸? 100쪽이 넘어가는 순간, 뭔가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읽을만 하다'로 바뀌었다. 그리고 2권으로 넘어가면서 문체가 다듬어지는 듯 보이더니, 내용이 흥미진진해진다. 이래저래 사건이 얽히고, 국가간의 첩보 뒷얘기도 나오더니, 추리소설처럼 숨겨진 범인이 나타나면서 끝났다. 뒷얘기가 궁금해지는 건 오랜만이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요새 기갑물과는 다른 참신함이다. 거신병이란 것은 유적에서 캐낸 고대기갑이고, 워낙 작고 약해서 일꾼으로밖에 못쓰는 기체가 나와 실망했는데, 알고보니 나무로 만들어진 물체와 합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설정이다.
건담에 질린 상황에서, 트랜스포머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마차와 합체해서 도망치고, 배랑 합체해서 공주를 구하러가고, 고대 신의 조각상이랑 합체해서 힘을 얻고, 다음번엔 뭘 또 보여줄까 싶은 기대감도 있다.
주인공이 능력이 있긴 하지만, 모든 걸 처리하는 건 아니다. 기술쪽의 천재가 있고, 상계의 천재가 있고. 뭐, 이런 저런 개성있는 동료들을 얻어서 큰 일을 하려는 듯 보인다.
재밌었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처음의 100쪽!!
조금만 더 다듬어 내지 그랬냐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초반에 인내심을 발휘해서 조금만 참아주면 재밌는데, 그걸 못참고 놓아버리는 독자들도 있을 듯하다.
(예전에 이것과 비슷하게, 초반 단문을 참지 못하면 명작을 놓친다는 작품이 있었는데...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뭐, 어쨌든. 2권안에 이렇게나 큰 발전을 보여주었으니, 3권은 더욱 발전해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대하겠다.
작가님은 부디 기대에 부흥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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