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pia돌쇠
어느 날 잠에서 깬 매니저 최재환.
그런데 어라? 내 앞에 내가 있네?
키워드
회귀, 연예계, 전문물
대부분의 사람들이 5년 전, 10년 전, 혹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실패했던 선택지는 모조리 피해가고, 정답만 골라가는 삶. 생각만 해도 신나는 스토리이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어떤 게 오답이고 어떤 게 정답인지 모른다면 정 반대가 되어버릴 것이다. 기껏 과거로 돌아갔는데, 신나기는커녕 오히려 엄청 난감해질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회귀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만약 과거 문제의 원인, 그 자체로 돌아간다면 어떨까.
참신한 회귀 시스템
<내 매니저>에서 주목할 점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참신한 회귀 시스템이다. 단순히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채로 과거로 돌아가는, 흔한 설정의 다른 소설과는 다른 이 작품의 회귀 시스템은 도입부부터 강한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최재환은 술에 취해 잠들었다 일어나 16년 전의 자신이 자신에게 숙취해소 음료를 건네는 모습을 본다. 분명 과거로 돌아왔지만 자기 자신의 과거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그가 간 과거는 자신이 처음 단독으로 맡았던 배우인 이시현의 과거다. 시현은 재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패를 맛보았던 배우. 즉, 자신의 유일한 실패 그 자체로 돌아온 것이다.
두 사람의 인생을 동시에 바꾸다!
이 작품의 독특한 설정에서의 백미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며, 동시에 원래 자신의 인생 또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재환은 자신이 실패했던 유일한 배우였던 시혁으로 다시 살게 되면서, 과거에는 도무지 찾을 수 없던 배우가 되기 위한 길을 하나하나 새롭게 다져나간다. 본래 시혁의 문제였던 소심한 성격은 재환의 성격으로 대체되고, 거기에 더해 새내기에 불과했던 시혁의 기억들은 연예계에서 오랜 생활을 한 재환의 노련함으로 대체된다. 동시에 과거 시혁과 재환 사이에 있었던 오해들도 다른 입장에 서자 하나씩 풀린다. 시혁이 대배우가 되는 길목에 들어서기 시작함으로써, 재환의 유일한 실패, 아픈 기억도 바뀌어 나간다.
인상 깊었던 장면
시혁이 과거 화장실에서 난동을 피웠던 이유를 시혁의 과거로 돌아온 재환이 알게 된 장면. 처음엔 단순히 시혁이 성질을 부린 거라 생각했지만, 자신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뷰 포인트
시혁이 성공한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과 그 길목에서 재환의 실패에 대한 아픈 기억이 어떻게 변해갈지 향후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글 : 윤정은(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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