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작가... 다음은 용대운님의 작품 평입니다.
'몽강호(夢江湖)'는 무척 특이한 인물이다.
대학에서 법학(法學)을 전공한 경력도 그렇고, 박학(博學)함을 겉으
로 드러내지 않는 차분한 성품도 그렇다. 무엇보다도,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온갖 풍상(風霜)을 겪어 왔음에도 그는 아직 꿈을 잃지 않고 있
다.
그의 꿈은 '가보지 못한 과거에의 향수(鄕愁)'라고도 할 수 있을 것
이다.
그것은 바로 무림(武林)의 꿈... 지금은 잃어버린 마음의 낙원 같은
무협(武俠)의 세계에 대한 열망이다. 그가 자신의 필명을 ‘몽강호(夢
江湖)’라고 지은 것도 바로 갈 수 없는 과거에의 그리움을 나타내고
자 한 것이리라.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무협에 대한 짙은 애정(愛情)과 그 안에
서 살아 숨쉬는 많은 군상(群像)들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되
어 있다.
그가 처음 사무실에 가져 온 습작품을 읽었을 때 마치 중국에서 태
어나고 자라 온 사람이 쓴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은 그의 작품
안에 웃고 떠들고 노래하는 뒷골목 인생들의 모습이 너무도 적나라하
게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인 <백일강호(百日江湖)>는 제목 그대로 단 백일(百日) 동
안에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공교롭게도 그가 습작 시절에 출간한 <백일자객(白日刺客)>과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엇비슷하다. <백일자객>은 '90년 당시 야
설록 님의 이름으로 출간되었는데 나름대로 참신한 분위기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다.
하나 이번의 <백일강호>는 당시의 작품과는 질적인 면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당시의 <백일자객>이 덜 익은 과일 같은 풋풋함이 있었
다면 이번의 작품은 능숙하고 잘 익은 농염함이 짙게 배어나오고 있
다. 꽉 짜여진 치밀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과거에 대한 아릿한 향수를
지닌 주인공의 독특한 매력은 과거의 어느 작품과도 비교를 거부하는
탁월한 것이다.
금의위(錦衣衛) 사상 최고의 기재라고 손꼽히던 천호(千戶) 석장림
(石藏林)!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천일(千日) 동안 갇혀 있어야 했던 그는 어
느 날 갑자기 백일(百日) 동안의 자유를 갖게 된다. 황제의 실종된 누
이를 찾으라는 밀명(密命)과 함께...
자신을 하늘처럼 믿고 의지하는 네 명의 의형제들을 규합하여사건을
추적하는 석장림의 앞에 나타나는 괴이한 고수들과 신비의 살수(殺手)
들... 그리고 끝없이 계속되는 미로(迷路)같이 복잡한 사건의 연속...
난마(亂麻)와 같이 헝클어진 미궁 속에 오직 실낱 같은 단서를 바탕
으로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해 가는 석장림!
마침내 그의 앞에 나타난 놀라운 진상은...?
천일 동안의 지옥 같은 수감 생활로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에 허옇
게 변해 버린 백발을 휘날리며 실종된 여인의 뒤를 쫓는 석장림의 고
독한 모습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꿈꾸는 작가 몽강호의 새로운 출도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글로나마 대신하고자 하는 그의 소망이 결실을 맺게 되기
를 바란다.
가을의 문턱에서 용대운(龍大雲).
요즘 하도 읽을 거리가 없어,,,몽강호님의 '백일강호'를 읽었습니다.
다시 봐도..재밌더군요..
혹시나 않보신분들께..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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