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라 짱센 주인공이 적들을 막 박살내는 글을 원하시는 분.
한 장면 묘사는 한 문자으로 충분하다, 그거보다 많으면 머리에 쥐난다 하시는 분,
삼처사첩은 기본이다 육첩 칠첩은 부록이다 하시는 분.
문장이 조금만 복잡해도 골아파 못 읽겠다 하시는 분.
죽어라 싸워야 맛이다 하시는 분.
안 웃기면 재미 없다 하시는 분.
사랑하는 여인이 능욕당하고 구더기들에게 먹히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한 남자가,
한을 풀어준다는 전설의 계곡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8년 후, 남자는 자신의 칼이 되어준다는 다른 한 남자와 함께, 한을 품고 죽어간
영혼들의 살풀이를 위해, 자기 자신의 살풀이를 하기 위해 계곡을 나섰습니다.
해원이란 이야기는, 살풀이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해원에 단점이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문장의 호흡이 때로 지나치게 깁니다. 장면 묘사도 그렇습니다. 단편에서는 순간의
장면을 이야기로 잡아내기 위해 이런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장편에서의 이런 방법
은 길게 흐르는 이야기의 호흡을 방해하는 면이 있습니다.
함부로 해원을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권하고 싶습니다.
저 깊은 호수 속에 조용히 있다 해서, 용이 용이 아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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