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횡재하는 날이었다. 따끈따끈한 군림천하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읽을 수 있었다. 표지가 매끈매끈하고 종이냄새도 향긋했다. 일단 읽고 사자는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종남을 되찾은 진산월과 종남 사람들의 이야기가 용노사 특유의 글빨로 차분하게 이어지고, 초가보를 중심으로 주변의 가문들이 살인 사건을 놓고 서로 암중탐색을 벌이는 본격적인 전개를 위한 다리 역할을 하는 부분이었다.
시원한 격투 장면은 적지만,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용노사 이빨의 무게는 역시 대단하다. 이리저리 얼키는 사건이 복잡하다기 보다는 귀기가 뭉글뭉글 거리는 느낌이다. 어둠 속에서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추리 소설의 음흉한 웅크림 같은 것이었다.
역시 용노사답다.
12권부터는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 이런 공상을 한다. 용노사와 좌백과 임진욱과 한상운을 섞어 놓고 4분 하면 어떤 글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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