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허담
작품명 : 독경
출판사 : 청어람
환상 문학이라는 것은 현실과 상상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상상의 산물에 대해서는 과학이나 상식으로 재단하는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등장 인물의 내면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평할만한 꺼리가 많다고 봅니다. 독경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요소에 있어서 많은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1.독경의 주인공은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눈 앞에서 마적에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병사합니다. 그런데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나서는 사냥꾼을 따라갈 건지 마을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을 건지를 택하는 장면에서 마을 사람은 모두 자식이 있고 자신을 친자식처럼 사랑해주지는 않을 것이고 사냥꾼은 자식이 없기 때문에 친자식처럼 대해줄 것이다라는 명석한 결론마저 내릴 정도로 인생을 깊이있게 꿰뚫고 있습니다.
13살 때에는 이미 선물을 능소능대하게 사용하고 일면식에 수재라는 상방의 주인 아들내미보다 더 뛰어난 점을 보여 차마 거둘 수 없는 그릇이라는 평까지 받습니다.
2.그 나이에 천재로 마을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천년석목을 보고 한 눈에 알아보자 아니나다를까 허산왕이 '너 천재구나' 라고 합니다. 무공은 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강한 사람이 독기를 몰아내는 걸 보더니 '너 천재구나. 내가 가르쳐줄까?' 라고 합니다.
3.불과 13살에 무공도 익히지 않았는데도 아버지와 홀로 떨어져 여우를 사냥하러 다니고 쉬엄쉬엄 모은 약초는 이천 오백냥의 값어치가 있다합니다.
4.아버지가 뭐하고 살 거냐고 묻자 장사꾼이 되겠다고 합니다. 돈이나 관직에는 관심이 없고 여행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장사꾼이 되면 여행을 맘껏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랍니다.
대표적으로 영리한 캐릭터로 꼽히는 신조협려의 양과의 경우에 잔꾀를 잘 부리고 무공이나 서책에 대한 이해가 빠른 정도지 정신 수준은 말 그대로 꼬마입니다. 그러나 독경의 주인공은 영특한 걸 넘어 그 나이 때의 정신연령에서 보여줄 수 없는 언행을 합니다. 주위에서는 사사건건(?) 천재라고 합니다. 천재이기 때문에 몇 달 약초캐면 수천 냥을 쉽게 법니다. 돈은 아무 때나 쉽게 벌기 때문에 당연히 돈에는 관심이 없고 세상 구경에 관심이 있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괴리감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워도 너무 쉽구나. 마치 게임 같은 인생이다.'
감정의 측면에서 글을 볼 때 전 크게 3가지로 봅니다.
감정이 이입되는 작품, 감정을 억지로 주입하는 작품, 그저 게임처럼 유유자적 즐기는 작품
제가 볼 때 독경은 마지막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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