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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경 쉬워도 너무 쉬운 인생

작성자
Lv.27 줄자
작성
11.08.15 11:38
조회
3,351

작가명 : 허담

작품명 : 독경

출판사 : 청어람

환상 문학이라는 것은 현실과 상상의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상상의 산물에 대해서는 과학이나 상식으로 재단하는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등장 인물의 내면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평할만한 꺼리가 많다고 봅니다. 독경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요소에 있어서 많은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1.독경의 주인공은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눈 앞에서 마적에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병사합니다. 그런데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나서는 사냥꾼을 따라갈 건지 마을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을 건지를 택하는 장면에서 마을 사람은 모두 자식이 있고 자신을 친자식처럼 사랑해주지는 않을 것이고 사냥꾼은 자식이 없기 때문에 친자식처럼 대해줄 것이다라는 명석한 결론마저 내릴 정도로 인생을 깊이있게 꿰뚫고 있습니다.

13살 때에는 이미 선물을 능소능대하게 사용하고 일면식에 수재라는 상방의 주인 아들내미보다 더 뛰어난 점을 보여 차마 거둘 수 없는 그릇이라는 평까지 받습니다.

2.그 나이에 천재로 마을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천년석목을 보고 한 눈에 알아보자 아니나다를까 허산왕이 '너 천재구나' 라고 합니다. 무공은 사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강한 사람이 독기를 몰아내는 걸 보더니 '너 천재구나. 내가 가르쳐줄까?' 라고 합니다.

3.불과 13살에 무공도 익히지 않았는데도 아버지와 홀로 떨어져 여우를 사냥하러 다니고 쉬엄쉬엄 모은 약초는 이천 오백냥의 값어치가 있다합니다.

4.아버지가 뭐하고 살 거냐고 묻자 장사꾼이 되겠다고 합니다. 돈이나 관직에는 관심이 없고 여행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장사꾼이 되면 여행을 맘껏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랍니다.

대표적으로 영리한 캐릭터로 꼽히는 신조협려의 양과의 경우에 잔꾀를 잘 부리고 무공이나 서책에 대한 이해가 빠른 정도지 정신 수준은 말 그대로 꼬마입니다. 그러나 독경의 주인공은 영특한 걸 넘어 그 나이 때의 정신연령에서 보여줄 수 없는 언행을 합니다. 주위에서는 사사건건(?) 천재라고 합니다. 천재이기 때문에 몇 달 약초캐면 수천 냥을 쉽게 법니다. 돈은 아무 때나 쉽게 벌기 때문에 당연히 돈에는 관심이 없고 세상 구경에 관심이 있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괴리감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워도 너무 쉽구나. 마치 게임 같은 인생이다.'

감정의 측면에서 글을 볼 때 전 크게 3가지로 봅니다.

감정이 이입되는 작품, 감정을 억지로 주입하는 작품, 그저 게임처럼 유유자적 즐기는 작품

제가 볼 때 독경은 마지막에 해당합니다.


Comment ' 17

  • 작성자
    Lv.2 앳찌
    작성일
    11.08.15 11:45
    No. 1

    산전님 충분이 일리가 있는 얘기네요...확실히 그런건 있는데...설봉 작가처럼..처음부터 죽어라고 뺑이만 치다가 마지막권까지 가서..아..다~ 그럴만 해서 그랬던 거구나....이제야 이해가 간다~~하고 끝나는 삭막한 글보다는 이쪽이 나은것 같아요 ^^ 뭐...산전님 혹시 허담작가의 마조흑운기 읽어 보셨나요??... 그건 정말 재밌어요 꼭 보시길...산전님 살짝 연세 있으실거 같아서 추천 !!해드리는거~^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줄자
    작성일
    11.08.15 11:50
    No. 2

    허담 작가의 작품은 신기루, 마조흑운기, 무천향을 완독했고 고검추산은 보다 말았습니다.
    저는 뺑이치는 걸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현실성있고 그럴 듯한 이야기를 그리면 더욱 감정이입도 잘 되고 전개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쓴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1.08.15 11:52
    No. 3

    쉬운 인생도 어떤 누군가는 겪고있는 인생입니다.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 이가 있느가하면 주변 여건들이 받쳐줘서 편히 흘러가는 인생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건 둘째치고 마조흑운기 이후의 글들은 잔잔히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 앞의 마조흑운기 같은 조금은 이기적이라도 치열한 삶을 사는 주인공을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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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7 줄자
    작성일
    11.08.15 12:13
    No. 4

    쉬운 인생도 분명히 존재하죠. 하지만 쉬운 걸 넘어서 개연성에 오류가 생길 정도면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차치하고라도 그렇게 쉬운 인생에서 감동을 느끼기는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써야 했나라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결국은 대리만족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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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1.08.15 13:01
    No. 5

    전 설렁설렁 넘기는 타입이라 그리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만 산전님의 말씀을 보니 흘러가는 성향이 양판소적인 모습이 보이는군요.
    전 그래도 필력이 좋으니 만족합니다만 분명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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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1.08.15 16:53
    No. 6

    그다지 쉬운인생은 아닌것같은데 죽음의 고비도 두번 겪었는데...(두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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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깐마늘
    작성일
    11.08.15 18:44
    No. 7

    게임도 치트 쓴 게임
    머 그래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ㅎ
    감상쓰신 분 의견에는 찬성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1.08.15 19:54
    No. 8

    전 상황의 개연성은 많이 따지지만 주어진 것이 너무 과하거나 너무 소박하거나는 딱히 안 따지는 편이라 주인공이 무지막지한 천재로 적혀있으면 그에 걸맞는 행보만 보여주면 괜찮겠다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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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1 나라장터
    작성일
    11.08.15 20:27
    No. 9

    마조흑운기의 작가였군요.
    마조흑운기 재밌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규염객
    작성일
    11.08.16 10:44
    No. 10

    글을 읽을수록 점점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는가하면 점점 싫어지는 작가가 있지요. 마조흑운기는 약간의 단점은 있었지만 첫 작품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신기루는 중반까지는 정말 마음에 들었었지요. 그런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기루가 용두사미가 되더니만 뒤의 고검추산, 제국무산(?)은 읽기가 힘들 정도가 되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4작품의 등장인물들의 성격, 말투, 행동과 전투시 묘사방법, 사건진행, 결말에 이르기까지 소설들이 전부 비슷합니다. 똑같습니다. 황규영작가님이 플롯과 인물들을 재탕해 먹는다고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저는 허담님도 황규영님과 같이 자기복제로 책을 낸다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줄자
    작성일
    11.08.16 11:35
    No. 11

    그런가요. 전 자기복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신기루나 무천향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언칙어
    작성일
    11.08.16 22:10
    No. 12

    헐 고검추산이나 무천향 보면서 첨엔 조그마한 재미였는데 권이 갈수록 점점 커져서 정신차려보면 어느샌가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을정도 였는데
    말이죠. 황규영작가님처럼 적은 바보 나는 설정은 천재지만 그냥저냥이 아니고  무천향에서 보면 적들도 정말 머리 굴려가면서 도망다니고 그러죠.
    그리고 각각 주인공들이나 인물들 성격이라면 비슷한 느낌은 안받았는데 말이죠. 정말 이름만 보고 아무 망설임없이 볼수있는 허담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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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미풍양속
    작성일
    11.08.16 23:30
    No. 13

    개인적으로는 점점 재밌다고 느끼는데.. 역시 전 열혈 팬이라서 그런듯..
    그런데 이번엔 산전님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쉽게 배우고 쉽게 익히고.. 마치 허소산을 위해 안배된 느낌도 많이 나지요.
    그런데.. 우리가 잊어 버리고 있는게.. (굳이 비교할 필욘 없겠지만...) 다른 책들 보면.. XX지체 .. 로 해서 천재성을 어려서부터 드러낸 주인공들이 수없이 많다라는 거죠. 무협이면 빠지지 않은 하늘이 내려주신 신체들..
    구무협에는 이런 공식도 존재 했었잖아요.(지금도 마찬가지인 책들도 있지만..)
    1. 지자가 별을 보고 예언.
    2. XX신체 탄생
    3. 잘 나감 -> 한번 위기 겪음.
    4. 기연 획득.
    5. 잘 나감 -> 최종 보스 앞두고 마지막 고비
    6. 기연 -> 최종 보스 격파!
    따라서.. 산전님 말씀은 공감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요즘 독경에 대한 비평 보면.. 참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비평거리가 된다는 느낌입니다. 너무 안타깝죠.. (특히 마조흑운기 이후 필력이 낮아진다..라는 말.. 전 다들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말이죠..)그래도 면면히 보면 다 작가님을 좋아하는 분들이 애정어린 비판이라고 보여집니다. 아무쪼록 더 좋은 작품 많이 써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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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1 무적독자
    작성일
    11.08.17 08:22
    No. 14

    어떤 말을 하더라도 요즘 작품들 중에서 수작임에 틀림 없습니다.
    또한 등가교환식으로 주인공 또한 좋은 머리는 타고나는 적이고 ,
    나이 답지않은 정신적 수양은
    첫째로 아주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생활고로 인해 생활
    둘째로는 아버지의 죽음 (병으로 인한 것이 아닌 살인을 눈앞에서 목격 한 점 )과 그러므로 인해 어머니의 죽음
    세번째로는 양부가 새로 생겼으나 가족은 자신 뺴고 다 죽고 혼자가 된 점
    네번째로는 수많은 독서로 인한 정신적으로 진중함을 보이기 않나 싶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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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 Badger
    작성일
    11.08.17 15:51
    No. 15

    규염객님. 마조흑운기는 세번째 작품입니다.첫번째는 황벽이고 두번째는 철괴여견자 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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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애호가
    작성일
    11.08.24 16:05
    No. 16

    허담님 작품은 재밌게 보고 있는 1인입니다. 표절 논란이 잇었던 제국무산기(?)인가 빼곤 다 보았는데 감히 다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먼치킨도 아니고, 중학생 글도 아니고, 나름 탄탄하고 개연성 있는(무협세계에서의 개연성) 글들입니다. 무협은 무협적인 개연성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개연성을 무협에서 찾으려고 하면 안되지요.

    독경의 주인공은 나름 뛰어나다는 정도이지 황당한 캐릭터는 아니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시상[是想]
    작성일
    12.06.02 08:10
    No. 17

    생각해보니 여행하다가 돈떨어지면 약초팔아서 돈마련하면 되겠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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