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구
작품명 : 금협기행
출판사 : 로크미디어
엘란과 신승에 건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그의 최근 작품을 보자면 갈 수록 퇴보하는 것 같다.
필자가 금협기행을 읽고 느낀 문제점을 몇가지 짚어 볼까 한다.
1. 이제는 너무나도 식상한 '돈 좋아하는' 주인공.
-> 한때는 참신했다. '강인한 무공도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무림왕? 천하제일인? 다 필요없다! 난 상도를 움켜쥐고 금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정을 가진 무협지들이 양산되어 쏟아졌고 한 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런 ~~류, 와 같은 유행성 양판은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 갈 수 있다는 점과 따로 세계관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 유명 작가처럼 딱히 필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대세에 묻혀 갈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신인작가의 부담을 덜어주는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이미 상당한 팬을 보유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는 기성 작가에게 어울리지 않는 세계관 선택이다.
과거 엘란과 신승을 읽고 과연 정구가 양판을 쓴다고 욕을 했던 사람이 있던가?
정말 드문 정령술사 주인공인 엘란, 무협 주인공 치고 전례를 찾기 힘든 소림승. 판타지 세계에서 몬스터가 처들어오는 박빙!!
모두 양판소라 할 수 없는 요소를 지니고 있었고 정구 만의 맛과 색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를 모른채 읽어봐도 완결쯤 오면 정구 냄세가 난다고 다들 말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 금협기행은 뭔가?
이건 그냥 '양판소' 이다.
만약 정구가 아닌 다른 신인작가가 썼다면 결코 이글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2. 황헌은 왜나왔고 화신과 파트의 양인혜는 왜 집어 넣었는가?
-> 중반부때만 해도 금귀의 라이벌은 황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황헌은 왜 나왔는지 궁금하고, 진정 금귀의 라이벌은 맞나 싶고, 화신과 파트때 양인혜 잃고 그렇게 슬퍼하면서 복수의 칼날을 박박 갈며 무림 최고의 단체를 혈혈단신으로 적대하더니 초절정 찍더니 나몰라라 싹 잊고, 남궁 아가씨랑 히히덕 거리더니 결혼까지 하나? 정말 집어 던지고 싶었다.
쌍룡맹에서 나오는 양인혜의 유골함을 목격했을때 시신을 목격한게 아니고, 양인혜가 처녀성을 잃었기 때문에 인간탕약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살았으리라 짐작했는데 그냥 떡밥이었을 뿐이었다.
(많은 독자가 이와 같이 생각 했으리라 믿는다.)
3. 금귀는 상상을 초월하는 '츤데레' 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 금귀는 자기 좋다고 가출해서 졸래 졸래 따라다니는 남궁아가씨를 귀찮아했다. 심지어 욕설에 가까운 막말로 구박까지했다.
필자는 금귀가 양인혜 때문에 다른 여자를 받아들일 수 없기에 차갑게 대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 불과 몇십 페이지가 지나 혈방 본거지 처들어갈때 위기상황이 닥치자 아무런 계기 없이 그녀를 걱정하고 보호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심복인 흑강시와 백강시(강시술을 익힌 사람이다.) 가 다쳐도 제자와 남궁아가씨가 보호 1순위라며 그들을 그냥 길에 버려둔채 전력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여자 둘을 끼고 최종 보스가 있는 혈방에 처들어간다.
금귀가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싫다고 욕하며 쫓아내려던 여자를 아무 계기없이 좋아할 리는 없으니 졸래졸래 따라 다닐때부터 은근히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봐야한다.
(물론 그에 대한 언급은 전무하다.)
이건 츤데레 수준을 넘어 정신질환이 의심될 지경이다.
4. 불쌍한 양인혜
-> 2번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특수한 내공심법을 익힌 처녀인 양인혜는 신법을 이용하여 남성과 교합하면 남성의 내공을 탁월하게 증진시켜주는 '인간 영약' 이다.
화신과는 결국 인간인 양인혜였던 것이다.
양인혜는 황헌에게 몸을 바치지 않고 모든것을 비밀에 붙인 채 금귀에게 몸을 바치며 대법을 행한다.
졸지에 엄청난 영약을 먹게된 금귀.
하지만 양인혜는 결국 모든 것을 편지로 밝히고 자신에게 은혜를 준 호화선자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다며 쌍룡맹에 가는데...
(참고로 이 대법을 시행하면 여성은 반드시 죽게된다.)
즉, 금귀는 양인혜에게 정말 엄청난 은혜를 입었고 그녀를 쫓아 쌍룡맹으로 가서 그녀의 유골함을 보고 오열하던 그가...
엊그제 같은데...
초절정 이후 어떻게 그렇게 싹 잊고, 회상조차 않하고 슬퍼하지도 않고 명성 올리기 급급해서 다른 초절정 때려잡기 바쁘고 남궁아가씨랑 놀아나기 바쁠까?
자기가 어떻게 절정을 뚫고 초절정을 뚫었는지 안다면 저리 하진 못할텐데...
정말 읽는이로 하여금 공감가지 않는, 매끈하지 못한 개연성이었다.
첫작품인 엘란도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정말... 쓰다가 조기종결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 작품의 출발부분과 화신과 사건까지는 괜찮은 글이었다.
신승이나 엘란처럼 딱 하고 오는 느낌은 없었지만 흔히 말하는 양판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초절정 이후 광왕과 싸우고 나서 부터 모든게 엉망이다.
그리 사모하고 못잊어 안달이던 양인혜는 아주 싹 잊고 베틀 베틀 베틀 ... 아주 죽어라고 싸움질만 하다가 엉뚱한 여자와 눈맞아 결혼하고 끝난다.
거기다... 최종보스전은... 너무했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혈방 본진까지 가기 위한 진법 해체에 약 100페이지
부보스 황헌은 기습으로 원샷 원킬
진보스 쌍룡맹주는 월인경의 고수가 나타나 2페이지만에 순삭.
앞으로 정구작가의 소설도 가려 봐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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