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유민수
작품명 : 불멸의 기사
출판사 : 너와나미디어
불멸의기사는 1세대 판타지이다.
책장에서 꺼내어 확인해보니 99년에 출간한 작품이다.
매우 오래된 작품이다. 하지만 좋은 글임에는 틀림이 없다.
마법은 없다, 소드마스터도 없다.
하지만 중무장한 기사 1기의 파괴력을 느낄 수가 있다.
대부분의 판타지나 무협속에서 살인이나 상해는 무덤덤하게 묘사한다. 흔히 쓸어버린다고나 할까.
마치 온라인 게임할 때 마우스클릭으로 몬스터를 잡는것과 진배없다. 이계진입물이건 환생물이이건 몇 년 수련 좀 했다고 너무나도 쉽게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미술시간에 조각하다가 조각칼로 손을 찔러본 적있나?
난 꽤 아팠다..살점이 떨어질 듯 덜렁거리고, 피가 뚝뚝떨어지는데 눈물이 날 듯 했다.
닭을 직접잡아 본적있나? 난 어릴적 할머니가 닭 구워주신다고 목을 잘랐을때 치솟는 피와 닭의 몸부림을 아직도 기억한다.
하물며 인간이 인간을 상해하는 행위는 그 아픔을 이루말할 수없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불멸의 기사를 읽으며 주인공이 하는 살인행위에 대한 아픔을 최초로 느꼈기 때문이다.
초반에 얀 지스카드가 농노를 랜스로 살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의 묘사에서 난 그 당시 꽤 큰 충격을 받았다.
나 자신이 랜스를 들고 찌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농노의 놀람, 당겨진 근육의 팽창, 랜스의 움직임, 랜스가 파고들었을때의 섬찟함....맨 정신의 인간이 할수있는게 결코 아니다.
얀 지스카드는 냉혈안이 아니다. 가면으로 자기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고 있을뿐
또 1권에서 주인공이 300여명의 사형수를 자신의 병사로 거두어야 하는 상황이 처한다. 그들은 사형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어떠한 선택을 할까?
주인공은 공포를 선택한다. 그리고는 본보기로 흡혈자작이라는 자신의 별명을 이용해 한죄수의 목울대를 물어뜯어 죽인후 솟구치는 그 피를 마시며 묻는다. 먹힐것인가..복종할것인가
그 후엔 자기방에서 가면을 벗고 오열을 하며 창자를 토해낼 듯 구토를 한다
상대방의 아픔, 나 자신의 아픔에 대해 진지한 표현을 하는 글이 얼마나 될까.
나는 물론 가벼운 판타지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딱히 무거운 판타지만 보는 성격도 아니다.
세상에는 시트콤이 있는가 하면, 대하드라마가 있고, 스릴러드라마가 있듯이 다양성은 존중되어야한다.
다만 작중 캐릭터가 인륜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에 대한 고뇌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소설책을 들었을 때, 일당백을 달성하고 으스대는 영웅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아무리 자기만족용이라지만 그러한 글을 읽다보면 뇌세포가 집신벌레 마냥 단세포화 될성싶다.
근래의 책의 홍수 속에서 옥석고르기에 지쳤다면, 속는 셈치고 불멸의 기사를 보는 것이 어떨가?
본적이 있건, 본적이 없건 상관없다.
이 작품은 그정도로 압도적인 필력을 자랑한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캐릭터, 스토리반전, 엔딩....굳이 흠을 잡자면 4권 완결로 좀 짧다는거?
..그런 그렇고 작가님 절필하셨는지 몇년째 신작소식이 없어서 좀 슬프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개인적으로 초창기 3대 명작으로 [드래곤라자] [옥스타칼리스의 아이들] [불멸의 기사] 생각하는데
옥스타 작가님도 절필?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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