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사이드 필드
작품명 :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출판사 : 민음사
1995년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에 가서 공짜로 영화 비디오를 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영화는 대개 재미가 없어서 보다가 중단했고, 외국영화는 재미있어서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영화 시나리오를 100여 편 읽어 보았습니다. 한국영화 시나리오 중에서 재미있는 시나리오는 딱 한 개였습니다. [투캅스]입니다. 나머지 시나리오들은 읽어 봐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지요. '이렇게 재미없는 시나리오를 써도 돈벌이가 된다면, 조금만 더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쓰면 대박이 나겠구나. 나도 시나리오를 써 볼까....' 그 뒤로 영화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지금 소개하는 [시나리오란 무엇인가]도 바로 그 때 읽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미국영화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합니다. 미국영화 시나리오를 만들 때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지침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미국영화에 대해서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이 책을 여러분에게 읽어 보라고 권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미국영화의 구조를 이해하면 전보다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가 누군가는 시나리오작가가 되어 줄 것이고, 그러면 한국영화도 한두 단계 높게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다음 대사가 어떤 대사가 나올지도 맞히게 됩니다. (신기한 현상이지요.)
내용을 한 가지만 언급한다면, 시나리오에는 시작-구성점1-구성점2-결말의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하고, 시작에서 구성점1까지 30분, 가운데 내용이 1시간, 구성점2에서 결말까지 30분이 걸립니다. 그리하면 대략 2시간짜리 영화가 만들어지지요.
미국영화의 재치있는 대사, 실감나는 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영화는 여러 면에서 부족합니다. 돈 안 들이고 한 순간에 미국영화를 따라잡을 방법은 역시 시나리오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많이 배출하면, 한국영화도 수준이 높아질 겁니다. 그러면 관람객이 늘 것이고, 그만큼 제작사들도 늘어날 것이고, 영화가 더 좋아질 것이고,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겠죠.
저는 한국영화를 거의 보지 않습니다. 이것은 의도된 행동입니다. 누가 한 10만원을 준다면 모를까, 저는 한국영화를 공짜로 보라고 해도 안 봅니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그것도 DVD로)가 [웰컴 투 동막골]일 정도입니다. 어떤 영화가 영화제에서 상을 땄건,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건, 제작비를 400억원을 들였건, 장동건의 포스트가 아주 멋있건 말건, 모두 제 안중에 없습니다. 미국영화 시나리오 수준의 시나리오가 출현했다는 말을 듣기 전에는 한국영화를 안 볼 생각입니다.
참고 삼아서 제가 봤던 한국영화 중에서 재미있었던 것을 몇 개 적어둡니다.
[만다라]
[투캅스]
[주유소 습격사건]
[은행나무침대]
Commen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