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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12.03 17:17
조회
4,559

*주의 : 작품 본문 스포일러 존재

작가명 : 이루마 히토마

작품명 : 거짓말쟁이 미 군과 고장난 마짱 9권 : 시작의 미래는 끝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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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세 토오루가 살해당했다.

그 후, 이상한 놈으로부터 살인 성명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나 내 인생에는 한 편린의 기복도 없다. 나와 마짱의 매일은, 그러고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나가세의 죽음을 알고도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

…하하. 아아, 다행이다. 나는 아직, 웃을 수 있었구나.

-----------------------------------

뒷표지 소개글에 '거짓말이지만' 관련의 문장이 없다는 것 부터가 파격.

아니, 거짓말이지만- 이라고 말 해 줘도 되잖아. 눈물 정도는 흘리라고, 이 놈아...

9권입니다. "어릴적 유괴를 경험한 인물이, 성장한 후 아무런 윤리적 죄책감 없이 유괴를 실행한다."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들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린 끝에, 최종선발까지 남았으나 낙선. 낙선했으면서도 대대적인 수정 끝에 발매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작품 '거짓말쟁이 미 군과 고장 난 마짱(일명 미군마짱)'도 앞으로 완결까지 한 권. 일본에 발매된 10권 완결권으 그다지 평가가 않좋은 것 같지만요.

하여간 이걸로 뒤늦게 구입을 시작해서 따라잡기에 성공한 책이 또 늘었네요. 가장 최근에 시도했던 것이 할인행사의 덕을 본 '이코노클라스트'였고, 그 이전에는 몇 년 전에 '문학소녀' 시리즈가 있습니다. 싸우는 사서 같은 물건도 절판만 안됬다면 이 목록에 추가했을텐데...

**

'나가세 토오루가 살해당했다'는 사실 자체야 책 뒷표지에 버젓이 실려있고, 8권 막판에 이미 터트려 주었기에 "어떻게 된거야!"라면서 읽었는데...

=-=-=-=-=-=본문 내용=-=-=-=-=-=-=

[나가세─, 토오루 말인데.]

"         "

[아, 그녀는 내가 죽였어. 아─…. 그 뭣이냐. 너한테는 좀 미안한 일이지.]

"         "

[하지만 내게도 사정이 있어서, 거기에 준하자면 죽이는 수밖에 없었어. 타인의 사정과 자신의 형편이 걸리면, 나를 우선시하는게 정상이니까.]

"         "

[그래도 나가세 토오루가 죽은 순간에 대해 네게는 설명해 줘야 될 의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전화해 본 거야. 우선 한쪽 눈알을 도려내고….] 눈알은 빼앗기고, 머리카락은 손목에 돌돌 말렸고, 그 오른손은 독립선언을 하고, 발은 여행을 떠나고, 내장은 목걸이가 되고, 혀가 여덟 갈래로 잘리고, 손가락은 새끼손가락이 엄지 부분에, 엄지가 중지 부분에, 중지가 약지 부분에, 검지도 약지 자리에 중혼한 듯한 상태가 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전부 오른손이고, 왼손만은 상처 하나 없었다. [이런 식으로 했어. 아마, 빠진 설명은 없을 거야.]

"         "

[네 여친이라서 타깃이 되었다는 걸 안 순간엔 깜짝 놀라는 눈치더군. 그리고 그다음은 너에 대한 원한가가 봇물 터지듯이 나오더라. 그야, 오른손의 중지가 약지가 된다면 그 원인에 화를 낼 만도 하니, 네가 그렇게까지 가슴 아파할 필요는 없을 거야. 그런데 하도 시끄러워서 혀를 세로로 조금 찢어서 잠재웠어. 그랬더니 마지막엔 토오루, 살려 줘─ 라면서 손바닥을 뒤집듯이 널 찾더라. 이러니저러니 해도 널 신뢰했던 모양이니, 역시 침울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         "

[그리고, 나가세 토오루가 죽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시체를 밖에 내다 버린 건데. 네 여친이 여름철 개구리나 지렁이 시체처럼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니? 뭔가 반응을 보여주지 않으면, 왠지 등골만 빠진 기분이 들잖아. 바깥 공기에 노출된 여친의 뼈처럼.]

"         " 전(前)이다.

[그리고 본론에 들어가자면 다음은 누구를 죽일까 의논하려고.]

"         "

[사카시타 코이비? 아마노 XX네? 카미야시로 나츠키? 후시미 유유? 나가세 이츠키? 아─, 다른 이름은 지금 생각이 안 나지만.]

"         " 나를 닮은 녀석이 그 안에 없는 것은 정확한 선정이다.

[최종적으로는 전원 다 죽일 생각이지만. 순서─아니, 우열이 네 안에서 어떻게 지어져 있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         "

[방침이 없다면, 이쪽 기분에 따라 정해질 텐데 괜찮겠어?"]

"……당신, 누굽니까?" 그제야 겨우, 자신이 말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 직전까지 대체, 무슨 말을 한 것일까?

- 거짓말쟁이 미 군과 고장난 마짱 8권 35~37p 中 발췌

=-=-=-=-=-=-=-=-=-=-=-=

나가세 토오루는 '2권'에 첫 등장했으며, 주인공의 예전 여자친구였고, 서로를 부르는 명칭(이름)을 교환했을 정도로 큰 존재였지만, 이 소설의 학원 파트에서 꾸준히 언급되었고, 7권에서는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러브코미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던, 매우 활기차고 그러면서도 과거에 대한 죄책감과 아픔을 가지고 있는, 하지만 어쨌거나 보고 있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유쾌하고 귀여운 아이로 서브 히로인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저거야.

OTL

**

일단 마지막 이야기라 상하권 분권 비스무리 합니다. 이번 9권은 충격받은 주인공이 찌질찌질 거리다가 진짜 정신이 나간 상태로 방황하기도 하고 하다가 마침내 살인귀에게 '가장 소중한 것'마저 빼앗기고 처참한 몰골로 배회하다가 정신이 몰리고 몰린 끝에 한바퀴 돌아서 재정신으로 돌아오고, "다시 정신이 나가기 전에, 복수해주마."라고 일어서는 걸로 끝. 결판은 다음 권에.

아, 그리고 주인공 찌질거리는 사이에 가까운 지인 3명이 덤으로 더 살해당했지만, 누구 누구가 죽었는지도 다음 권에야 나올거임.

... 이, 이런 악랄한!

**

애초부터 상당히 맛이 간 주인공을 화자로 기용하고 있기에 상당히 맛 간 서술로 유명했습니다만, 9권은 도를 넘었습니다. 충격에 빠져있으면서도 어떻게든 '일상'을 유지하고픈 마음에 정신이 그야말로 극한까지 몰리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고 가는데...

누구 말마따나 작 내의 문장이 무슨 방언 하는 것 같을 정도;; 내가 지금 의식의 흐름 기법을 쓴 책을 읽고 있는건가? 피네간의 경야 같은 책이라도 읽고 있는 건가?

**

9권 자체가 담고 있는 정보량은 참으로 적은것이, 지인이 차례차례 살해당하는 가운데, 일단 접선이 가능한 지인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만나거나 하다가 살인범과 한번 마딱뜨리고, 결국 싸움을 결심하게 되는 이야기... 정도로 정리가 가능합니다만, 저 맛 간 문장을 진짜 서술자가 정신이 나갔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써 먹는 순간 책의 반 이상이 정신 나간 헛소리로 점철되는 가관이 연출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그 '맛 간 심정'이 이해될 정도로 절절하게, 잔혹하게 강요되어지는 그 '상황' 때문에, 절로 문장에 이입하게 되네요. 누가 죽었는지 모른다라는 그 상황 때문에 진짜 읽는 내내 살 떨릴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앞에 8권 동안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은 상당히 쌓여 있다고요. 한 명이 저런 허무한 언급으로 참혹하게 퇴장한 것으로 모자라서...

"타인의 불행을 발판으로, 나는 오늘도 행복을 살아간다.라는 메인 테마를 정면에서 개박살. 나가세가 죽지 않아도─, 나는 살 수 있었는데.라는 그 문장의 아픔이... 으윽...

아니 뭐, "이름은 언급되고 조연급으로 종종 출연이 있었지만 기실 사라져도 별 영향 없는 캐릭터"들이 몇 몇 생각나긴 하지만, 언급된 저 범인의 성격 상 그렇게 만만한 대상은 아닌 듯 하고...

**

솔직히 미군이고 마짱이고 다 때려치우는게 행복을 향한 주인공의 제일 쉬운 수단이란 건 말할 것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사서 고생하고, 사서 불행을 불러들이고, 사서 그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는건지...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이 악의에 의해 너무나 무참하게 밟히는 것이 슬프기 그지 없습니다.

**

주인공이 맛이 간 덕에 의지할 곳을 찾아 주변의 여성들에게 거침없이 어택을 날리는 것은 9권의 무거운 분위기를 그나마 덜어줍니다만. 아니 그래도 그 중에서 죽은 사람이 나왔을지도 모른다라는 것을 생각하면 살 떨리고 가슴 저려오긴 마찬가지지만;;

그건 그렇고 후시미 유유는 난데없이 야설이 튀어나오기에 깜짝놀랐는데, 그런 결말이라니 OTL

간만에 또 등장하신 녀동생땅이라던가, 이제 슬슬 '진짜 노력하는 경찰'로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은 카미야시로 나츠키라던가, i에서의 멋진 모습과의 갭이 너무나 큰 30 백조 코이시라던가, 앙증맞고(...) 귀엽기 이를대 없는 오오에 유나라던가...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앞에서 등장했던 사람들이 이리저리 등장하는 것은 좋았습니다.

유나는 전파청춘에도 까메오 출연 하니까 죽지야 않겠지만.

**

500페이지가 넘는 8권 이후에 바로 내놓은 것이 226페이지의 얇은 내용에, 더구나 내용의 반 이상이 정신나간 인간의 헛소리로 채워져 있다는 파격적인 구성.

전체적으로 미군마짱 1권을 읽을때의 그 내용부터 구성에까지 가득 차 있는 광기와 독기가 생각나서 신선했다고 할까, 새로웠습니다. 생각해보면 1권은 반전을 살리기 위해 구성 자체에서 위태위태한 느낌을 보여주었고, 바로 그것이 신인의 데뷔작다운 느낌이 났었지요.

1권 이후에는 그냥 독기에 푹 찌든 내용은 있었지만, 글 자체에서 위태위태한 그 불안정한 분위기는 없어진 것 같았는데, 이번 9권은 그 느낌을 특화시킨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

하여간 이루마 히토마의 독기월드도 앞으로 한 권. 전파녀와 청춘남도 앞으로 한 권('SF'는 아무래도 수입 안하지 않을까 싶어요. 평가 자체도 안 좋고, EX노벨은 외전에는 가차 없으니). '도마뱀의 왕'도 하루빨리 수입됬으면 합니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초능력이라는게 눈동자 색깔을 바꾸는게 다"인 주인공을 이용한, 의도적 중2병 전개의 러브코미디라던가...

... 사실 가장 읽고 싶은 건 '타마코 씨와 카시와 군'이지만.


Comment ' 4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1.12.03 19:13
    No. 1

    듣기론 처음 단편일 때는,
    타입문의 fate와 마찬가지로 원래는 주인공이 여주인공이었다고 하더군요.
    (미군이 아니고 미양??? )
    아마 오오에 유나가 그 미군의 원형의 설정에서 비롯된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그믐달아래
    작성일
    11.12.04 17:41
    No. 2

    웬지 감상문이 일어번역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상한 기분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12.04 20:03
    No. 3

    한신0님//성별이 반대였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처음에는 단편이었나요?
    그나저나 마짱이어서 그나마 봐 줄만 하지 '마 군'이었으면 진작에 때려 쳤을듯.
    유나는 귀여우니까 '미양'도 마찬가지로 귀여웠을지도 모르지만.

    그믐달아래님//읽는 책 대부분이 번역서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저 자신도 글을 쓸대 "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 있을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번 붙은 글버릇이 잘 안떨어지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1.12.05 21:05
    No. 4

    셸먼님/ 처음 공모 시에는 단편이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1권이랑 크게 다른 내용은 아니었을 듯 합니다만, 심사위원분들에게 주었을 충격은 미군마짱 1권보다 더할 듯;;;
    마군은 저도 허용범위 외...
    아, 미양은 적어도 미군보다는 덜 구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실제론 어떨지 궁금하네요. 작가분이 작가분인지라;;;;;
    유나는 좋지요. 시크릿 히로인~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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