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상향
작품명 : 데스마스크 1-4
출판사 : 로크미디어
스포일러가 상당합니다. 주의하세요.
이상향 작가의 최근작인 데스마스크 1-4권을 빌려보았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실망이네요. 1,2권은 그냥저냥 시간 때울 수준, 3.4권은 책장 넘기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틱스>를 읽은 이후 이상향 작가의 팬이 되었고, 그 후로도 작가 님의 이름을 믿고 주저없이 책을 뽑아들어왔습니다. (다만; 스틱스 이후 작품 중 첫작을 능가하는 몰입감 있는 글은 없었지만요;; 그래도 나름 볼만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작가님 이름을 믿고 1-4권을 한번에 집어들고는 기대감에 부풀어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권... 초반부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죠. 가문의 몰락으로 평민으로 전락해 아카데미(..라고 치고)에서 왕따 취급을 받던 몸에 '데스마스크'란 것을 매개로 대흑마법사인 주인공의 영혼이 들어가서 그 몸을 차지합니다. 40여년만에 부활한 그는 자신을 배반했던 자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죠. 무난합니다. 그러나 점점 읽어갈 수록 힘도 없으면서 초장부터 허세를 부리는 주인공이 눈에 거슬려갑니다. 여차저차해서 예전에 만들었던 비밀공간으로 들어가서 힘을 얼마간 회복해 냅니다. 그리고 힘을 너무 욕심내다가 악마들이 쳐들어오고 거기서 도망치는 와중에 악마들이 세상에 풀려납니다. 그 이후로의 전개는 복수 + 병맛나는 로맨스(;;) + 악마소탕이 주된 내용입니다.
눈에 거슬리는 문제점들을 꼽자면,,
1.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는 주인공이 40여년전 알았던 자들, 지금은 최고위층인 그들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아,, 울보 xx?" "찌질이 xx놈 얘기로군" 이러면서 친인외엔 모를 애칭을 남발합니다. 이게 한두번이어야지...ㅠㅠ 그러면서 첨엔 '이크 혼잣말하는 습관때문에..' 이러더니 나중엔 점점 갈수록 대놓고 주구장창 늘어놉니다.
2. 대체,, 공감가는 로맨스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해는 죽어도 못하겠는데 (좋게 봐줘서)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연상케하는 쥔공 모습에 여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나봅니다.
3. 복수가 참 요상합니다. 복수해야할 집안 딸들은 다 주인공한테 매달리는 몰개성한 히로인 후보고, 여지껏 죽어나가는 사람들 보면 복수대상들 보다 주인공 측 인원들이 훨씬 더 죽어나가는 느낌입니다. (완전 자기 소유인 소수 인원빼면 영지민이고, 용병이고 죽어가도 -매번은 아니지만 종종- 방관합니다. 오히려 그들이 죽을 때 나오는 어둠의 마나 회수에 바쁘죠. 이거야 뭐 설정상 나쁜 흑마법사라서 라고 이해하더라도 공감가는 주인공은 아니더군요) 여기에 악마소탕이 덧붙여지자 복수는 뒷전으로 밀린 느낌...
4. 개성없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상식파괴의 행동들...
그노무 도로가에서 마차와 맞부닥치는 소재는 왜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나오고, 또 하나같이 "어? 이놈 차림도 별루인게 어딜 길막!? 죽엇!" 이런 뻔한 패턴이라니,,, 더 웃긴건 주인공이 둘째 자식을 죽였는데 그 애비는 주인공의 검술을 보고는 허허거리며 첫째 자식놈한테 꼭 배우라면서 자기 팔까지 베어주며 교육을 맡기질 않나...
이상향 님 전작들은 정말 절대 이 수준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안타까워서 글을 써봅니다. 여지껏 이름만 믿고 선뜻 책을 집어들게 만들던 작가분들 명단에서 이상향 님이 지워질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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