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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담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

작성자
Lv.1 고체헬륨
작성
10.12.10 19:07
조회
1,840

작가명 : 8월새벽

작품명 : 이상기담

출판사 :

이번에 감초선사님 추천을 보고 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보다가 말았던 작품이더군요.

그때는 선작하지 않고 보다가 잠들었었는데,

나중에 다시 찾게되지는 않더군요.

일단, 동양적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낯설고 어려운 이름들이 이어지니 쉽게 눈이 가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인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이름 대신 설정에서 차용한 영의정, 좌/우의정을 그냥 썼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설령 정식관직명이 그렇다고 하여도 최소한 대화중에는 사극에서 많이 봤던 호칭인 영상, 좌상 등을 쓰는 것이 좀 더 낫지 않을까요?

노복, 홍길동 등에서는 다음에 연재되었던 만화 “공길동전”의 냄새도 맡을 수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조선시대 전기의 체계를 따온 것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만, 조선시대의 체계로 광대한제국을 만들다보니 너무 허술합니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이 교통/통신체계가 불분명하고, 군대조직이 허술합니다.

국가. 특히 광대한 영토를 가진 중앙집권적인 제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체를 통치할 수 있는 법령 및 조직. 그리고 교통/통신입니다.

먼저 국가 조직을 보면 수도 외 7개의 도, 211개의 대도시, 기타 중소도시로 구성되어 있는데,대략 1개도에 30개의 대도시가 있는 셈이 됩니다.

어느 규모의 도시를 대도시로 보았는 지는 몰라도, 대도시/중소도시가 병렬구조가 아니라 계층구조가 될 것입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있으면 주변에 고양, 성남, 안양 등의 중간규모 도시가 있고, 그 중간규모의 도시는 대도시의 영향권 안에 있고, 안양 주변에 군포, 의왕 등 보다 작은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는 것 처럼 그 중간규모 도시의 영향권 안에 있는 다른 도시들.

그렇게 볼 때 1개도에 30개 대도시는 너무 많은 듯 싶습니다.

대도시는 도의 중심이 되는 도시 하나나 많아야 두어개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더군요.

지금의 도시규모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그 이름을 붙일 때에는 도를 대표하는 대도시였다는 뜻이겠지요.

7개의 도와 211개의 대도시 사이에 중간 행정단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11개의 대도시가 지금의 1개 도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크기라고 보고, 각 대도시간의 크기가 같다고 가정하고, 211개의 대도시를 수도를 중심으로 배치하면서 최대 밀집을 볼 수 있는 육각형으로 수도 주변에 6개, 그 외곽에 12개, 그 외곽에 18개, 그 외곽에 24개, 30개,  이런식으로만 배치한다고 해도, 수도에서 국경까지는 8개의 대도시를 통과해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이론상이고, 도시의 발전이 도로망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때, 실제로는 인접하는 도시가 더 적을 수 밖에 없고, 제국은 더 큰 모양이겠지요.

바리, 연이 제국 수도로 이동하면서 오래걸린 것도 이렇게 보면 타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가 쳐들어와서 국경에서 전쟁이 나고 이틀만에 패잔병이 수도에 와서 보고를 한다.

서울-목포 360km(서울, 경기, 충남, 전북, 전남), 서울-부산 400km (서울, 경기, 충북, 경북, 경남) 이렇게 볼 때, 8개 대도시를 통과한다면 약 700~800km정도 되겠네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파발마 속도는 산악지형으로 인하여 1주야(24시간)에 300리(1리=약 400m, 약 120km), 중국에서는 400리~500리(중국1리=500~576m, 약 230~250km) 정도였다고 하니,

국경에서 수도까지 일직선으로 길이 잘 닦여 있다고 해도 부상당한 패잔병이 이틀만에 직접 달려오기엔 무리가 많은 설정이네요.

패잔병이 달려와서 보고할 수 있는 건 그리스 같은 도시국가 형태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노복을 경비에까지 쓸 정도라면, 노복을 통신/운송에 이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지 않을까요? 라인트레이서(줄 따라 움직이는 로봇)가 제일 간단한 로봇인데, 인체인식에 숨겨둔 호패까지 인식하면서(RF기술이겠죠) 운송 자동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 건 이상하네요.

이렇게 보면 연이 초기에는 빙 돌아서 멀리 멀리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영랑과 만나고는 수도를 목표로 최단거리로 달립니다. 사막을 건너는 무리수를 써가며. 그래도 몇달 걸리는 군요.

누구는 이틀만에 오는 거리를 누구는 몇달을 걸려 옵니다. 뭐가 맞는 거죠?

이천년전의 로마제국에서도 교통/통신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지중해를 중심으로한 해운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로마로 통하는 포장도로들이 건설되었고,

중국의 경우도, 이미 춘추시대부터 전략적 이유로 운하를 파기 시작해서고,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면서도 운하를 통해 남쪽에 쉽게 병력을 투사할 수 있었던 것이 통일을 이룬 요인중의 하나입니다. 한나라 이후의 혼란상을 극복하고 300년만에 통일한 수나라의 경우도 제일먼저 한 것이 운하였습니다. (덕분에 국력을 쌓지 못해 망했지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봉화/파발 등을 통한 통신망은 진작에 갖추었습니다.

또 그렇게 죽어라 달려서 이틀만에 달려올 수 있는 거리를 정작 군대는 사방 흩어져 있어서 모을 수 없다니요. 로마나 중국이나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교통망을 군사력 투사의 수단으로 사용했었습니다.

군사부분에 있어서도 무리한 설정들이 보입니다.

어느 군사조직이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지휘체계를 지향합니다.

로마시대에는 중무장 보병이 밀집대형으로 진격했습니다. 그래서 한 단위가 100명으로 구성된 백인대였고, 그 대장이 백인대장, 6개의 백인대가 1개 대대를 이루고 대대가 모여 군단을 이룹니다.

수만명의 병사가 최고지휘관의 말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실제의 움직임은 지휘계통으로 움직입니다. 최고 지휘관이 막아라~ 쳐라~ 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지휘관은 각 제대에 임무를 할당하고, 중간 지휘관들이 자신의 구역에서 하부제대를 통솔하고, 다시 하부 제대의 지휘관이 최소단위의 지휘자에게 지시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각통의 팽배수, 창수, 앞으로, 총통수, 궁수 장전.

위-부-통 / 여-대-오

이렇게 볼 때, 각 통에는 이미 팽배수, 창수, 총통수, 궁수로 이루어진 하부 단위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1오에 1통.이면, 지휘자-팽배수-창수-총통수-궁수. 이렇게 다섯명인가요?

조선시대 전기의 군조직을 보면 위-부-통인 것은 같으나, 각 부가 보주통, 보전통, 기주통, 기전통의 4개 통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통을을 이루는 것이 여-대-오-졸 입니다.

조선시대의 설정을 따오는 시도는 좋았으나, 고려말~조선전기의 군사체계로 제국을 통치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요.

대하소설들은 어느정도 역사적인 사실에서 따오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정에서의 오류를 줄이는 것이지요. 아니면 아예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는데, 잘된 소설일수록 그 설정이 치밀합니다.

좀 더 치밀한 세계관 구성을 부탁드립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1 HaRang
    작성일
    10.12.10 20:07
    No. 1

    1. 명칭에 관한 이야기는,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제가 지나친 멋을 부렸던 것 같습니다. 고치지 못하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지적 감사합니다.

    2. 대도시에 관한 문제 역시 뭐라고 말씀드릴 것이 없이 옳은 말씀입니다. 본래 52개 였습니다만, 아무래도 지나치게 적은 것 같아 늘렸는데, 이게 화근이 될 줄은 몰랐군요.

    3. 제가 생각지도 못 했던 점이, 봉화와 노복입니다. 제 설정이 치밀하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지만, 전 파발만을 생각했습니다. 음... 전부 옳습니다. 노복을 파발로 사용하지 않았던 점이...

    4.대도시에 관한 설정 때문에 오해가 되는데, 제 소설에서 대륙의 크기는 항상 중국 정도의 크기입니다. 이번 소설에서도 제국은 중국 정도의 크기를 지닙니다. 물론 중국과는 다르죠. 옆으로 길쭉한 모습입니다. 게다가, 본문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만, 바리의 영토와 중한성시는 매우 가깝습니다. 베이징-톈진 거리의 두배 정도입니다. 약 200km. 이틀만에 부상당한(다리와 타박상) 병사가 도착하기는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5.사막을 건너면서 한 개의 도를 거쳐가야 한다는 데서 아셔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네요. 제 실력이 부족한 탓입니다. 사막과 중한성시는 거꾸로된 ㄱ자 모양입니다.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연이 바리굴에 안착하기까지는 정확히 '한 달' 걸렸습니다. 일정이 늦은 이유는, 첫째, 대상들이 이용하는 루트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둘째, 오아시스에서 쫓겨나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셋째, 연이 낮에 쓰러지는 바람에 밤중에 움직였습니다. 사막을 건너는 데만 일주 하고도 반이 걸렸습니다.

    6.중국에서는 항상 지방 군권에 의존해왔습니다. 명의 위소제가 그렇고, 당의 멸망을 초래한 절도사가 그렇습니다. 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상시 대기중인 진지를 제외한다면 향군은 농민군으로 구성되며, 따라서 '바리의 영토에 가까운 중한성시'를 구하기에는, 지나치게 멉니다. 이 말을 의미한 것이었습니다.

    7. 제 설정의 문제점이 여기서 나오는군요. 제가 짤 때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기전통 등으로 나뉩니다. 오위진법에 의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글은 일찍 써주셨어야 제가 수정을 합니다. 살짝 원망스럽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 연재중단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고체헬륨
    작성일
    10.12.10 20:44
    No. 2

    최대한 작가의 설정에 맞추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새로운 시대라면
    그 설정간에 어긋나는 오류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설마 첫술에 배부르길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파천
    작성일
    10.12.10 22:16
    No. 3

    훈훈하다. 점점 더 치밀해졌을때 작가님의 작품이 얼마나 발전할지 벌써 두근거립니다. 아주 치밀한 구성력을 좋아하긴 하지만 발전하는 필력을 즐기는것을 좋아합니다.^^ 제발.........조기종결만 아니라면 건필 엎어지면 안됩니다 ㅜㅜ 잠시 다시 구성력을 다듬는것도 좋긴하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김연영
    작성일
    10.12.12 06:51
    No. 4

    정말 훈훈... RFID 반갑당 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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