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선우
작품명 : 파괴의 군주
출판사 : 마루&마야
한동안 판타지를 안 읽다가 예전 명작 재탕에 질려서 '신작을 꼭 읽어보자!' 는 결심을 가지고 대여점에 갔습니다.
가서 주인아저씨께 요즘 나온것으로 잘나가는 것을 추천받은 것이 파괴의 군주입니다.
솔까말 이거 빌리지 말까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군주, 제왕, 정벌, 마스터 등이 제목에 있다면 '이봐 자네 나는 먼치킨 소설이야!'는 것과 다를것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신간을 너무 손대지 않는 듯해서, 그리고 작가 프로필을 보니까 상당히 오래전부터 활동했고 작품도 다수 냈기에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군요. 어쨌든간에 파괴의 군주를 읽고서 종합 감상은 제목에서와 같이 맥빠지는 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설정미흡도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이것이 제가 지금 이 소설을 비평하는 주 이유는 아닙니다. 또한 제 생각이 대부분의 먼치킨 소설에서 느껴졌다는 생각으로 비평글을 올립니다.
일단 주인공은 무림에서 거의 천하제일인수준의 무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마교 교주도 이겼으니 뭐....... 그리고 정파에게 뒤통수맞고 포위되어서 정신을 잃고 판타지로 넘어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퓨전판타지가 그렇듯이 판타지세계는 무림세계보다 매우 검술이 딸리고 허접스럽습니다. 주인공은 자의식을 가진상태로 태어나서 16살 이전에 예전 무공을 다시 되찾습니다. 말 다했죠. 여기서 이 소설은 거의 끝난겁니다. 그냥 니가 짱이잖아. 그래도 인간수준에서는 최강이라도 드래곤이나 마족등이 있으니까 좀더 지켜봅니다. 2권인가 3권쯤에 드래곤을 이기네요? 그러더니 거기서 한층 더 깨달음을 얻어 데미갓이 됩니다. 그리고 드래곤로드에게 인정받고서 에고소드와 에고아머를 선물받습니다. 그리고 영지를 키워나갑니다. 귀족들이 왕가보다 힘이 세지만 주인공은 왕자와 사이가 좋고 왕자를 인정하기 때문에 귀족과 싸우고 뭐... 등등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소설의 구성요소는 모두가 알고있겠듯이 주제 구성 문체이며 구성에는 인물 사건 배경이 있습니다. 주제는 내가 짱이다 + 권선징악 -이런 주제는 많이 통용되니까 굳이 신경쓰지 않습니다. 문체도 나름 괜찮습니다. 배경, 인물도 괜찮지만 문제는 사건이 정말 재미없다는 겁니다. 드래곤볼을 예로 들어보죠. 이미 초사이어인4까지 수련한 손오공이 야무치, 크리링, 천진반, 피콜로와 함께 프리더를 잡으러 갑니다. 이게 파괴의 군주를 드래곤볼 버전으로 번역한겁니다. 사건은 나름 복잡하고 개연성 있습니다. 인물도 괜찮아요. 엘프 보고서 침흘리고 '저년을 당장 잡아들여라 !'이딴 소리하는 귀족도 안나오죠. 네. 그러면 뭐합니까? 대부분의 기사들이 소드 익스퍼트에서 골골거리고 소드마스터는 오오! 저님 신이다! 라고 추앙받는 세계에서 단신으로 드래곤 때려잡는 주인공이 싸우면 그게 무슨 재미입니까? 사건은 진행되는데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귀족들이 열심히 모여서 해골굴리고 있어봤자 주인공이 나서면 그냥 대륙 멸망 시키는데 어쩌라고요. 귀족들이 연합군 결성해서 침략해들어가는데 주인공이 부하 기사들 모아놓고서 내 실력을 잠깐 보여주마! 하고서 혼자 야간기습을 가해서 1500명을 썰어버립니다. 그리고 부하기사 50명과 함께 기습할때는 8000명을 썰어버리지요. 네, 결론은 맥빠집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전혀 긴장감있지 않아요. 애초에 주인공이 고난, 아니 고난 비슷한 것도 전혀 겪지 않습니다. 부하들에게 심법전수하니까 20대 초반이 대마법사되고 소드 익스퍼트 상급이 됩니다. 돈이 부족하면 바실리스크나 그리폰등의 몬스터 잡아서 마탑에 갖다 팔면 됩니다. 참 쉽죠? 안타까운 사실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퓨전 먼치킨 소설에서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제가 드래곤볼을 예로 든 이유도 이와 관련있습니다. 손오공이 점차 강해지는 적에 맞서서 차츰차츰 강해져 가는 장면이 재밌는 것이 아닌가요? 처음부터 손오공이 강했다면 재미가 없을 겁니다. 작품에 많은 아쉬움이 남더군요. 주인공이 고난을 겪게 했다면 충분히 긴장감있게 흥미붙여가면서 읽을 작품이었는데 말이죠. 9권 완결에 5권까지 읽고서 덮어버렸습니다. 강선우 작가분이 더 좋은 작품을 내기를 기대하면서 비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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