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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품격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3.23 11:37
조회
3,689

키워드
   중년, 현대판타지, 무술


리뷰
   차가운 현실에 맞서는 아저씨 히어로물!
   어설프지만 때로는 관록이 넘치는 아저씨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중년의 품격」. 작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중년 남자, 대한민국의 아저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주인공 종현은 48살, 곧 2년 후면 반백 살이 되는 아저씨다. 무협지 마니아인 그는 쉬는 날이 되면 방구석에 앉아 무협 소설을 하루 종일 읽는 것을 낙이라고 여기는 소탈한 취미를 가졌다. 아내가 집에 없는 날이면 소파에 벌러덩 누워 TV를 보며 ‘이게 바로 천국이야.’라고 외치기도 한다. 또한 거울에 비친 자신의 통통한 얼굴과 처진 뱃살을 보며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나의 훈장이다, 말하는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고? 상상만 해도 유쾌한 일이다.

   그는 우연히 단골 헌책방에서 낡은 고서를 ‘덤’으로 얻게 된다. 그 책의 주인이 신선이 되었다나 뭐라나, 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전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헛소리라 여긴다. 그렇게 책으로 인해 그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여기서 「중년의 품격」만의 독특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무엇보다 몸의 변화를 우선순위로 두었다는 거다. 능력을 먼저 배우기보단 중년의 주인공은 젊음을 먼저 얻고자 했다. 단단해진 몸, 탱탱한 피부,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 ‘마치 사춘기 아이처럼’ 거울 앞을 떠나지 못하며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감상한다. 어쩌면 새로운 능력보단 그에겐 가장 필요한 것은 ‘젊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비록 ‘덤’으로 얻은 젊음이지만, 그저 ‘덤’으로 만족할 것인지, 더 나아갈 것인지, 그것은 주인공에게 주어진 숙제로 보인다.
   이렇듯 「중년의 품격」은 잠들어 있던 젊은 날의 ‘나’를 일깨워준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나’에게 단비를 내려주듯. 이것으로 중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작가의 진짜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인상 깊은 장면
   “근데 누구를 버릴 겁니까?”
   회사에서 오랫동안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엎어질 뻔하고, 누군가 그 실수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누가 희생양이 되느냐는 주인공의 말에 김 상무는 ‘우리랑 상관없는 애들’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젊었을 때라면 반기를 들고 일어났겠지만 지금은 ‘사회’를 알기 때문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자기암시를 건다. 하지만 한쪽 가슴이 답답해진다.
   주인공에게 묻고 싶다. 부조리한 현실에 굴복할 건지, 아니면 뒤집어 버릴 것인지!


뷰 포인트
   “베냉으로 간다!”
   무역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아프리카 중서부에 있는 베냉까지 달려갈 만큼 열정적인 중혁, 끈기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가장의 모습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이리 뛰어다니고 저리 뛰어다니며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로 다가온다.




글: 구정은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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