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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메이커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5.18 15:06
조회
3,970

히어로 메이커

현대판타지, 퓨전 히어로 메이커 마지막한자

흔히들 영웅은 태어난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찬성하지 않는다.

영웅은 만들어 나가는 법이다.

키워드
   현대판타지, 빙의, 게임


리뷰
   요즘 현대판타지를 보면 사실 ‘퓨전’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두 세계가 한데 섞인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대표적인 요소로 ‘게임시스템’을 들 수 있다.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졌던 이 요소가 최근 고착화되면서 진부한 설정으로 치부되고 있는데, 이번 리뷰에서 다룰 「히어로 메이커」 역시 게임시스템을 차용한 작품이다.
  「히어로 메이커」의 시작은 다소 진부해 보인다. 갑작스런 교통사고 후, 눈을 뜨니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 여기까지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차원이동 판타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독자들은 주인공 못지않게 당황스러울 것이다. 마치 모든 것이 꿈이라는 듯 능청스레 튀어나온 “405호 환자가 깨어났습니다!”라는 대사는 지레짐작한 진부한 설정을 사정없이 부수며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교통사고로 2년 6개월 동안 혼수상태였던 서준경은 자신이 사고를 당하던 그 시각, 전 세계에 ‘게이트’가 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지의 세계로 이어져 있는 게이트의 출현과 그곳을 넘나드는 ‘개척자’의 존재. 다시 눈을 뜬 세상은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온갖 자원이 널린 게이트 너머를 오갈 수 있는 개척자는 ‘유체화’라는 과정을 통해 이세계를 탐험하는데, 서준경은 혼수상태일 당시 자신이 꾼 꿈이 실은 꿈이 아니며 유체화의 또 다른 형태임을 깨닫는다.
   자신의 형태를 변화시켜 유체화하는 개척자들과는 달리 서준경은 새로운 존재를 하나 더 유체화시킨 것이다. 즉, 각각의 세계에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게 된 두 사람이 하나로 이어지게 된 것.
   단, 두 존재가 이어진 계기에 서준경의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인지 또 다른 자신을 인지할 수 있는 건 서준경뿐이다. 그의 다른 존재 ‘쿤 타이’는 서준경을 또 다른 자신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그를 신격화하는데, 어쩌면 쿤 타이의 판단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쿤이 공물을 바치면 ‘신성 점수’가 오르고, 서준경은 그 점수로 필요한 스킬을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히어로 메이커」는 게임시스템을 통해 두 인물 간의 연결고리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했다. 진부한 게임시스템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참신해질 수 있는지 작가가 열심히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누군가가 말한다. 결국 베이스만 놓고 따지면 다 똑같지 않느냐고. 그렇다. 다 똑같다. 다 똑같은 그걸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지, 또 감쪽같이 속일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진부와 참신은 한 끗 차이일 뿐이다.


인상 깊었던 장면
   가치가 없는 공물을 바친 쿤에게 ‘신벌’을 내리는 장면.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관계로, 서준경은 쿤에게 공물이 신성 점수로 치환되지 않는, 가치 없는 것임을 알리기 위해 자해를 가한다. 어떤 원리로 이어져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쿤의 몸이나 서준경의 몸에 상처가 생기면 저마다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곧, 쿤이 죽으면 서준경 자신도 무사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뷰 포인트
   서준경과 이어진 또 다른 존재, 쿤 타이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이세계.




글: 조설빈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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