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란

리뷰



창천마신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6.10 12:05
조회
5,850

창천마신(蒼天魔神)

무협 창천마신(蒼天魔神) 김태현

매일 밤 찾아오는 꿈의 기억을 저주라 여겼다.
하지만 꿈으로 내일을 보고, 오늘을 바꾸기 시작한 이상 천하제일을 향한 길은 멈추지 않는다!


키워드
   무협, 꿈


리뷰
   프롤로그, 혹은 첫 화를 보면 작가의 성향이나 작품의 분위기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과거에는 프롤로그를 공들여 쓰는 작가들이 많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하듯 작가와 독자가 만날 땐 이야기의 ‘시작’이 중요한 법.
   그러나 요즘 작품들을 보면 첫 장을 날림으로 쓰는 건 다반사고 종종 낚시성을 띤 프롤로그도 보인다. 자극도와 관심도는 비례한다지만 개인적으로 첫 문장, 첫 장에 의미를 부여하며 보는지라 첫 장에 성실하지 못한 작품은 인상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창천마신」은 상당히 오묘한 작품이다.
  「창천마신」의 시작은 ‘꿈’이다. 매일같이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는 담천위의 꿈이 바로 이 작품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앞으로 작품을 헤쳐 나가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꿈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담천위가 불의의 기습을 받고 운명을 다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천 가지 잡다한 일을 처리하는 하찮기 이를 데 없는 조직 ‘천무대’의 일개 조원의 신분으로 비참하게 죽는 자신을 매일 밤 마주하며 담천위는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낀다.
   사부가 가르쳐준 검법 ‘구기전검’의 진짜 이름을 찾기 위해 남궁세가의 수련원 ‘잠룡비원’에 들어온 뒤부터 꾸게 된 이상한 꿈.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 채 담천위는 그저 개꿈이려니 하며 본래의 목적을 위한 수련을 거듭한다.
   위는 필자가 간략하게 정리를 해서 그렇지 사실 첫 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다. 독자는 문제의 꿈과 맞닥뜨린 뒤 주인공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의 성씨가 ‘담’이고 무슨 목적으로 잠룡비원에 들어왔는지, 크게는 이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큰 가닥이 무엇인지 끈기 있게 하나하나 따라가며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필자가 「창천마신」의 첫 장이 ‘상당히 오묘’하다고 평한 건 아니다. 위는 결국 ‘상당히 오묘’한 무언가 때문에 빚어진 결과일 뿐.
   대개 이야기를 구성할 때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을 시도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그 과정 속에서 이야기의 시작은 철저히 계산적이기 마련인데, 「창천마신」의 시작은 ‘꿈’을 빼고 보면 계산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경계선상에 놓여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도 그렇다. 조금씩 정보가 드러나야 할 타이밍에 정보가 주어지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툭 튀어나오니, 이러한 전개 덕에 쉽게 예측할 수 없어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인상 깊었던 장면
   잠룡비원에서 담천위의 유일한 친우 백주룡이 미래의 포부를 그리는 장면에서 말한다. “네 꿈은 뭐냐?”고. 이에 대한 담천위의 대답이 가관이다. “내 꿈은 개꿈이지.” 백주룡이 물어본 ‘꿈’이 그 꿈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담천위는 능글맞게 주제를 비껴간다.
   사실 이 대사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한 수로 볼 수 있다. 그의 말마따나 개꿈이면서 개꿈이 아닌, 역설적이면서도 모순적이고 한편으론 사실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누군가를 만나고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담천위의 꿈은 격변하거나 조금씩 바뀌게 된다. 즉, 그의 꿈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는 것. 따라서 현재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끼쳐 꿈이 달라지는 것이다.
   꿈이 보여주는 미래는 멀고, 그사이에는 수많은 선택의 가지가 뻗어 나와 있으며 가지의 개수에 따라 꿈은 몇 번이고 바뀔 것이다. 그러니 개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뷰 포인트
   꿈이 바뀌게 되는 분기점을 주의 깊게 보기.




글: 조설빈 (편집팀)

[email protected]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