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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신

작성자
Personacon 文pia돌쇠
작성
15.08.12 12:20
조회
5,377

건축의 신

현대판타지, 판타지 건축의 신 반자개

나는 건축가다.
세계최고의 건축가가 되고 싶다.
지금부터 시작한다.

키워드
   현대판타지, 회귀


리뷰
   1997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특히 그 시대를 경유한 세대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시기다. 당시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닥친 외환위기는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마저 줄줄이 도산시키며 수많은 실직자와 부채를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였다. 하룻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바뀔 때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시대적 특수성 때문일까, 현대판타지 내에서 ‘회귀’라는 코드를 지닌 작품들 대부분은 크든 작든 IMF 경제위기를 다룬다. 이번에 소개할 「건축의 신」도 다르지 않다.
   영업직 샐러리맨인 김성훈은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이다. 회사에선 얄미운 상사와 속 터지는 후임 사이에서 치이고, 집에선 바가지 긁는 아내와 그 아내의 도플갱어인 딸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우리시대의 아버지. 사고를 당한 그날도 여느 회사원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였다. 술에 취해 길을 건너던 김성훈은 달려오는 차와 부딪치는 순간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때는 갓 제대해서 복학을 앞두고 있던 시기. 무려 20년 전이다.
   건축학과를 졸업해 되는 대로 적당히 살아왔던 그는 이 기회에 최고의 건축가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 과정 속에서 1997년에 닥친 외환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닌 기회로 탈바꿈한다. 잘만 이용하면 주식과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 수 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이처럼 IMF라는 소재는 드라마틱한 전개에 용이해서 자주 쓰이는 단골이다.
   그러다 보니 IMF를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작품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뻔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미래의 정보를 이용해 주식,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는 것.
   그런데 「건축의 신」은 다르다. IMF를 다루고 있는 점은 같으나 지향하는 노선이 다르기에 이야기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주인공 김성훈은 주변사람에게 주식, 부동산 정보를 살짝 알려주는 정도는 하지만 자신이 본격적으로 나서진 않는다. 그에게 돈은 부수적인 것이지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목에서도 명시하고 있듯 최고의 건축가, ‘건축의 신’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한정된 부지 내에서 최적의 건물을 설계해야 하는 건축가의 치밀한 삶을 엿보고 싶다면 「건축의 신」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인상 깊었던 장면
   복학하기 전 공사현장에서 노가다를 뛰는 부분이 있다. 좀 더 쉽게 버는 방법이 있을 텐데도 요령 피우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마저도 주인공 자신의 계획 중 하나였으니 요령을 피우지 않는다는 수식이 다소 과할 수도 있지만 여타 다른 회귀물의 주인공을 보았을 때 신선하게 다가왔다.


뷰 포인트
   비전공자는 알 수 없는 건축세계의 생생한 이야기들.




글: 조설빈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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