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습니다.
최근, 아수라, 설서린, 지존록, 태양... 등등, 많은 책을 쌓아만 놓고 있자니(완결된 글이 아니면, 읽지 않습니다.) 눈과 머리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오고 과거의 작품들을 복습하는 것은 일상사이니만큼 무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신진고수를 찾는다는 심정으로 자유연재란을 보게 되었습니다.
추천글들을 읽다가 유운지천하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치열한 글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무와 협이 중심이 되는 글이어야 합니다.
최근 좋은 글 중에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무협이라는 장르에 필수라 할, 무와 협에 관한 치열함이 빠져서 아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위의 기대는 하지 않고 제목처럼 부드러운 글을 읽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섰습니다.
예상대로 처음 전개는, 부잣집 도련님의 무공섭렵기라는 측면에서 최근 올라오는 말장난 유형으로 생각되어 매우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바로 결혼과 동시에 부인에게 잡히게(?) 되는 설정과 그 상황을 피해보고자 무술 공부에 들어서는 설정이 가슴에 확 와 닿았습니다.
거기에 십 오년이나 무당에서 공부를 하게 되니 그의 무학에 대한 성취심과 부인에 대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 이 부분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뒷부분 연재를 읽어가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
최근 글에서는 부인에 대한 섭섭함과 자신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오기의 발호로 다른 여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은연중 드러나는 처음의 성격들이 너무도 공감이가는 설정에 절로 입가에 웃음이 퍼져갑니다.
단순히 그가 중원의 삼대부호의 자식이기 때문이라는 생각보다는 이 시대의 남성이라면 누구나는 아니어도 많은 수가 공감하는 행동과 생각을 보이기에 ‘하아. 맞어 맞어.’를 떠올립니다.
웃음을 주기 위한 설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무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요소인 건문제와 연왕의 다툼과 명교와의 관계를 주요 배경으로 합니다. 덕분에 슬랩스틱 경향의 코미디로 생각 될 수 있는 글이 치열한 쟁투의 요소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요소 중 후반의 요소가 크게 대두되지 않아 아직 글의 전개에 큰 문제점은 없으나 앞으로의 전개에서는 걱정이 되는 부분이 조금 드러나기도 합니다. - 관군과의 싸움을 너무 가볍게 처리하는 설정이 그렇습니다. 물론, 이 부분을 개연성 있게 설명하기는 했습니다만, 끝까지 그 설정을 유지한 것이 아니고 자신을 드러나게 하는 등의 상황은 그의 가업이 상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글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무와 협에 대해서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매우 치열하진 않지만,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를 해치며 치열한 필요는 없습니다. 작품의 내용에 딱 어울리는 정도로 드러납니다. 거기에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적극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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