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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선계와 보표무적...

작성자
미주랑
작성
03.10.06 18:24
조회
1,461

-편의상 존칭 생략하겠습니다.-

쟁선계와 보표무적...

두 작품 모두 요즘 내가 흥미를 갔고, 읽는 책들이다.

읽다보니 두 작품에는 비슷하면서도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비슷한 점을 들자면, 일단 두 작품 모두 어떤 한 사건을 위해 중심인물들이 그 뒤를 쫓는 다는 것. 물론 이렇지 않은 무협이야 어디 있겠냐만은, 요즘 소위 말하는 신무협에서는 찾아보기 그리 쉽지는 않은 스토리 전개방향이다.

쟁선계는 비각의 강호재패를 막기 위한 주인공과 그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 보표무적은 남북으로 연상되는 마교와 무림맹의 비무대회를 둘러싼 공방.

그렇게 두 작품을 흥미 있게 읽던 중, 결국 두 작품 사이에는 무엇인가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몰입감이다.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책에 푹 빠진 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쟁선계를 보면서, 그러한 점에 깜짝 놀랐다. 쟁선계는 주인공의 시점이 아닌 장면이 너무나 많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나온 5권에서는 초반 몇장에서만 주인공 석대원이 잠깐 나와 얼굴을 비추었을 뿐, 그 외의 장면에서는 전부 여타의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이요, 전개이다.

보통은 주인공이 나오지 않으면, '뭐 이래, 이거? 빨리 주인공 불러내!' 하면서 책장을 낙엽 쓸듯이 우수수 넘기던 나였지만, 쟁선계의 그 안정감 있는 유장한 문장과 흐름에는 넋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보표무적은 어떠한가? 물론 아직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연재분 1편 분량에서도 자주 바뀌는 장면 전환. 뭔가 할만하다 싶으면 툭 튀어나오는 다른 사건.

여기서 일이 터지면 그것을 대충 수습을 하고 넘어가야 할텐데, 보표무적에서는 시장의 노점상의 그것마냥 이것저것 다 벌려 놓는다. 그리고 해가 저물면 거두어 들이듯이, 나중에 가서 한꺼번에 다 정리하려는 듯한 움직임이 보인다.

나중에 가선 머리가 지끈거리고, 종래엔 흥미가 식어 버린다.

한창 재밌있는 유머가 나오다가, 몇줄안가 은밀히 음모를 꾸미고...

인물들 간의 내면의 상념과 고통이 흐르다가 그것이 채 어떻게 되기도 전에 바뀌어 버리는 장면...

물론 세월면에서 10여년이 걸린 쟁선계와 이제 막 시작한 보표무적을 동일한 선 위에 놓고 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표무적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보표무적, 회가 늘고, 권이 늘수록 낳아지고 더 발전해 가는 모습을 기대하겠다.

(아, 물론 쟁선계는 여기서 더 기대할 것이 없어보인다.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완성되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좌백님의 말씀대로 '한국무협사상에 손꼽히는 작품' 이라고 생각한다.)


Comment ' 3

  • 작성자
    Lv.99 예류향
    작성일
    03.10.06 19:11
    No. 1

    저도 주인공중심으로 이야기가 모이지 않으면 잘 몰입해서 잃지 못하는데, 이재일님의 작품만큼만은 예외죠. 묘왕동주에서도 조연들의 모습들을 매력적으로 잘 그려냈죠. 조연이야기를 재미있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정말 흔치 않은 작가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레밍무적
    작성일
    03.10.06 23:32
    No. 2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보표무적은 노점상마냥 늘려 놓는다는 표현은 잘어울리지 않을듯 싶네요^^

    보표무적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써온게 우이가 강호에 염증을 느껴 영춘객잔에 몸을 의탁한뒤에 무림맹에서 영춘객잔의로 공간적 장소이동이

    일어나고..거기에 따른 갖가지 상황이 일어나는데..

    그 와중에 에피소드식으로 한회 한회 그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 또한 작가님 취향이라 하겠죠..전 잼있던데..

    물론 그렇다고 글의 흐름을 크게 해치는 것이 아닌 맛갈난 조미료

    정도의 역할이랄까요? 너무 음모와 귀계만 난무하는 강호는 사람맘을

    차갑게 식히는거 같아요...적당한 재미와 음모...거기다 비사...슬픔..

    모든게 한데 어울러져 있는 보표무적...충분히 잼있습니다~!^^

    취향의 차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월인천강
    작성일
    03.10.07 00:27
    No. 3

    "10여년이 걸린 쟁선계와 이제 막 시작한 보표무적을 동일한 선 위에 놓고 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그냥 지나 갈려는데 자꾸 걸리네요..
    꼭 딴지라고만 생각하지 말아 주시길...

    책을 평가하는데 그 책 자체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외부적 요소는 책을 선택할때 필요 하다고 봅니다.
    작가분이 누구니 이 책은 볼 만 하겟다..
    지필기간이 오래 걸렸으니 책에 짜임새가 있고 알차겠다..

    그러나 책을 평가할때 지필 기간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하룻밤에 탈고한 책이라도 읽는 사람의 마음에 와 닿는다면 어떤 명작보다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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