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길조
작품명 : 숭인문
출판사 : 발해
숭인문 4권까지 보고 쓰는 감상글입니다.
드라마에서 주연과 조연이라는 것은 확연히 구분이 되지요. 주연은 극을 이끌어가고 큰 흐름의 중심에 서는 반면 조연은 옆에서 감칠맛을 내는 조연에 불과한게 사실입니다. 무협도 이 명제에 크게 벗어나지를 않는데, 한 문파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일 경우, 보통 대제자, 파문제자 아니면 무공이 뛰어난 이가 주인공이 되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주위 사형제들은 그를 보조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군림천하나 무당마검이 되겠지요.
이런 면에서 숭인문은 신선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주인공은 양진위인데 그의 비중은 여타 다른 무협과는 눈에 띄게 적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 다른 조연 급의 인물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고 해야겠네요.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종염방, 도무백을 비롯하여 장초인, 구대헌 심지어 별 볼일 없을 것 같던 임억까지 점점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여타의 무협지에서는 수많은 인물을 등장시키는 반면 어느 순간 왜 등장시켰는지 존재의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작 마지막권 말미에서야 누가 어찌어찌 살고있다고 언급할 뿐이지요. 하지만 숭인문의 조연아닌 조연들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수인문의 가장 큰 장점은 개성있는 수많은 인물을 절묘하게 비중있게 다룬다는 점일것입니다. 물론 숭인문뿐 아니라 다른 무협지에서도 여러 명의 주연이나 준 주연급의 활약을 보여주는 조연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마쌍협의 주인공들이나 권왕무적의 두명의 살수들이 그러한 예 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조연들은 조연으로서의 한계가 뚜렷이 나타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활약과 희생이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한것이기 때문이지 주인공과의 수평적 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숭인문은 인물들이 당당히 주연급으로서 작가분의 애정과 관심을 받아 그 인물 자체로서 큰 빛을 내기 때문에 다른 독자분들이 모든 인물에 눈을 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인 것은 지금까지 나온 사람만으로도 그 수가 적지 아니한데, 4권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계속 나왔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는 종염방을 좋아라 하지만, 부디 앞으로도 인물들간의 조화를 잊지마시고 작가님이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끝낼려고 했는데....히로인 문제때문에 길어지게 됐네요....
확실히 벽여언은 히로인이라고 하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는것 같습니다. 처음 양진위와의 사랑에 빠져 집을 뛰쳐나오는 과정이 무리가 있고 벽여언 인물자체가 히로인이라고 하기에는 비중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히로인으로서 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는 듯 합니다. 이게 숭인문의 위에 말한 다중 인물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수 있겠군요) 저도 3권까지 보고나서 숭인문은 로맨스에 대한 부분을 버리고 다른것에 초점을 맞추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4권에서는 정말 분홍빛 향기를 맡을 수 있더군요... 장초인, 포연, 고채란, 구대헌이 네사람의 사랑에 관심이 갑니다. 그리고 애초에 히로인을 굳이 주인공의 처나 첩으로 한정시키지 않는다면, 종염방, 고채란 등도 충분히 히로인으로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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