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요삼
작품명 : 에뜨랑제
출판사 : ?
문피아에서 연재되고 있는 소설 '에뜨랑제'가 영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에뜨랑제'는 출판된 소설이 아닙니다. 그런대도 영화화 계약을 맺었으니 그것이 더 놀라운 일입니다. 원소스 멀티유즈로 드라마나 게임,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계약만 맺었으니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나 일단 축하할 일입니다.
이방인이란 뜻을 가진 '에뜨랑제'는 여러가지로 특이한 소설입니다. 요즘 장르소설은 초반부만 연재를 하고 출판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인터넷에서 인기를 끈 소설에 한 합니다. 이 에뜨랑제란 소설이 출판이 안되었으니 인기가 없고 재미없는 글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여러차례 출판 제의가 있었고 출판계약도 맺었습니다. 보통 인터넷 연재분은 마트의 시식코너와 같습니다. 약간 맛을 보인 다음 독자를 유인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출판사에선 연중하길 부탁한 모양이지만 요삼님은 뚝심을 가지고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팔릴 글'은 뭔짓을 해도 팔린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작가의 오만이 하늘을 찌르는 게 아니라 충분히 그럴만 합니다. 이 에뜨랑제란 소설은 말이죠.
에뜨랑제의 도입부는 양판소의 전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계로 넘어가 잘먹고 잘산다는 '양판소'의 설정을 그대로 따르는 듯 보입니다. 주인공 '산'과 '비연'은 군인입니다. 어쩌다 보니 낯선곳에 발을 디디고 있습니다. 그냥 넘어온게 아니라 자기들이 있는 곳이 게임상의 세계라 느낌니다. 여기서 책을 덮었다면 크게 후회할 겁니다.
그냥 게임판타지나 양판소같은 느낌이 나지요? 하지만 이건 도입부 부분만 그럴 뿐입니다. 이 소설은 강조하지만 게임판타지도 아니고 양판소도 아닙니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는 독특하고 그 스케일이 매우 큽니다. 톨킨식 판타지나 D&D의 룰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나오는 세계, 괴수, 설정, 용어 등 작가가 새롭게 해석하고 확립한 개념이 소설에 등장합니다. 보통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 그 설정에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필력이 딸리고 생각이 부족할 경우에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요삼님은 연세가 어느정도 있으신 분입니다. 호호백발의 할아버지는 아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만큼의 경험을 쌓았기에 인생의 깊이나 폭이 넓지요. 그런 인생의 경험이 책속에 녹아있습니다. 배경은 중세 서양의 모습도 보이고 동양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모습 속에 완벽하게 작가가 창조한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은 주인공들의 일대 활극이 아닙니다. 철학과 같은 인문과학, 자연과학 등 작가가 여태까지 경험한 것들이 적당하게 버무려져 있습니다. 주인공들의 활극 보다는 그런 배경지식이 어떻게 보면 이 글을 더 재미있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기 이런식이니 이 소설의 세계관은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스케일이 커집니다. 작가가 설정한 단어가 많아지고 이야기가 꼬이고 복잡해져갑니다. 그래서 누구는 이 이야기가 좀 어렵다고 합니다. 독서력이 부족한 분에게 있어선 이 글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정도를 재미있게 볼 수준이 되고 중3수준의 독해력을 갖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창조한 설정이 낯설기도 하지만 이 글을 읽어가다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합니다.
장르소설이란 틀속에 여러가지를 담고 있기에 글이 더 재미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장르소설을 이야기하면 이영도나 전민희, 윤현승, 홍정훈 정도의 이름만 나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일반인들의 그런 시선을 깨는 글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잘 적는 분들도 있지만 장르소설을 읽어 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좀 낯선 글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설익은 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더 기대가 됩니다. 이 소설이 출판이 되고 영화화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 장르소설을 낮춰보는 시선을 후려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 에뜨랑제도 깔려고 하면 까일 곳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이 소설이 지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글 실력이 없어서 이 소설의 단점을 명확하게 집어줄 실력도 되지 않고요.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상문을 적어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소설이 영상화 된다는 소식이 절 기쁘게도 하지만 그게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소설을 영상화 할 경우 실패한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영화의 경우에 말이죠. 그런 단적인 예가 퇴마록이라고 봅니다. 퇴마록은 소설과는 별개의 정말 특이한 괴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되는건 아닌지 정말 우려가 됩니다. 퇴마록만 그런 것도 아니죠. 강풀의 아파트도 태백산맥도 원작의 맛을 잘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원작을 더렵히고 말았죠. 그래서 영화가 된다는 기쁨과 함께 이거 X되는거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문피아에서 연재되는 이야기도 전개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마무리가 되어서 따끈한 책으로 만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에뜨랑제가 출판되어서 대박이 나고 영화화도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