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아울
작품명 : 홍염의 성좌
출판사 : 청어람
드물게 보이는 여류작가 중 한 분인 민소영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전 이 작품으로 민소영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었는데, 민소영 작가님 작품을 주변에서 보기가 쉽지 않아서 다른 작품을 아직 접하지 못했습니다. 작품 하나만을 가지고 다른 작품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으나, 개인적으로 홍염의 성좌를 읽고 '아, 분명 다른 작품들을 읽어도 후회는 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치가 넘치고 위트가 있는 유머가 드러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또는 나도 모르게 미소가 어리는 글들은 저를 유쾌하게 만들죠. 홍정훈 작가님의 월야환담 시리즈,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 폴라리스 랩소디와 같은 작품들은 작품 자체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저와 코드가 맞는 유머가 마음에 들기 때문에 더욱 좋아합니다.(아직도 채월야에서 사혁이 테디베어를 외치는 장면을 생각하면 웃음이...) 홍염의 성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몸개그의 달인 카밀턴과 소심한 트레비스의 말싸움, 특무부의 만담 등은 소설의 중요 감상 포인트라 해도 좋겠군요.
또한 저는 캐릭터가 살아있는 소설들을 좋아합니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 모두가 뚜렷한 개성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지니고 조화를 이루는, 작품의 세계에 들어가 캐릭터들과 섞이고 싶도록 만드는 그런 소설이 홍염의 성좌입니다. 마치 드라마라도 보는듯 캐릭터들은 생동감이 넘치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히로인 로웨나 그린입니다. 많은 작품들의 여주인공이 정적이지만 홍염의 성좌의 로웨나는 동적입니다. 주인공 유릭의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오히려 유릭을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당기는 여주인공 로웨나의 이야기는 스토리의 전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부분이죠.
물론 필력, 스토리의 개연성, 흐름 등은 양판소들과 질적으로 다릅니다. 또한 홍염의 성좌 최대의 반전 역시 지나치게 뻔하지도 않고 너무 뜬금없지도 않은, 적절한 수위를 보여주죠. 2008년에 읽은 100개가 넘는 판타지, 무협 소설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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