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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진화하는 소년-제로시티

작성자
Lv.1 새싹08
작성
08.09.10 21:13
조회
1,086

작가명 : 스테리아

작품명 : 제로시티

출판사 :

저는 원래 판타지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었답니다.

이유는 ‘허무맹랑함이 익숙하지 않아서’인데요, 고교시절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드래곤라자는 재미있게 봤는데, 그 이외에는 뭔가 잘 읽혀지지 않아서 좀처럼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었어요.

왜일까 생각하다 감정이입이란게 큰 걸림돌이었다는 것을 알았지요.

판타지소설은 초장부터 캐릭터에 대한 많은 상상력을 요구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어려웠답니다. 공감은 개연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가능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판타지는 다수가 가상의 세계가 주 무대이고 어쨌거나 현실과는 거리가 멀잖아요, 그래서 혹독한 현실에 시달릴때엔 판타지를 보며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극적효과를 위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글을 볼때도 뭔가 같이 무거워지는 기분이 싫었구요.

재미를 쫒느냐, 공감을 주느냐....많은 판타지소설들이 두가지 기로에서 늘 고민한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던 차에, 그 사이에 선 글을 발견했습니다. 재기발랄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소설, 제로시티입니다.

주인공은 소년에서 남자로 넘어가기 직전의 긴장감을 보이는 한 청년입니다.

나이는 가볍지만 무거운 마음을 가진 청년...케이렌에게 닥친 봉변을 시작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초장부터 큰 고초를 격으며 각성된 케이렌의 ‘내면의 외면화’를 통해서, 소년에서 남자로, 남자에서 야수로 점차 본능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얼굴만은 늘 소년이지요.

그리고 다가오는 동료와 적들역시 ‘불확실성’의 파워가 뭔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어제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살던 어린 청년이 하루아침에 앞뒤안가리고 괴물들을 베어내고 다닐 수 있는, 강력한 위협이 되지요. 3일을 굶으면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처럼, 본능을 일깨웁니다.

위기에 몰린 사람처럼 강하고 정열적인 것은 없기에, 케이렌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려운 데를 피가 나도록 확 긁어주는 느낌이랄지.

어린시절 읽었던 드래곤라자의 후치가 후안무치함으로 저를 공감시켰다면, 케이렌은 드러내지 못하는 강한 생존욕구로 저를 공감시켜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현실의 행복, 안락함 밑에 숨겨진 불행과 고통을 일부러 잊고 살지만, 하지만 그게 표면화되며 위로 올라오는 순간 누구나가 현실의 판타지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순간조차 즐기면서 고통과 불행을 깨부수는 재미가 있다면 굳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현실을 즐길 수 있을것 같아요. 케이렌은 그런 인물이고, 그 하나로 충분히 글은 재밌습니다.

프랭크 대니얼이 ‘스토리는 캐릭터와 함께 시작된다‘고 말했었지요.

또한 ’캐릭터가 진정 살아있다면 작가는 아무일도 할 필요없이, 오직 캐릭터가 알아서 가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는 말이 다시한번 공감됩니다.

소설이나 영화의 핵심은 마지막 4,5분 두 인물간의 어떤 말, 일들이며 모든 것은 오로지 그 순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합니다. 케이렌은 마지막 5분을 누구와 마주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적일지, 친구일지, 가족일지, 동료일지, 혹은 자기 자신일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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