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석님의 혈리표는 전에 한 번 넷상에서 본 적이 있던 글이라 책방에서도 쉽게 손이 갔다.
혈리표를 처음 읽으면서 한 생각이 "참 기묘하게도 인연이 이어지는구나.."였다.
혈룡마제인가? 그 아저씨의 도를 무슨 절정의 박투실력을 가진 아저씨의 진전을 이어받은 세철이 가지는 순간 무슨 인연이 이렇게도 꼬이냐? 하는 툴툴거림이 내 잎에서 터져나왔다. 물론 그 부분은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다. 본래 꼬이는 소설이 더 재미있지 않은가?
혈리표를 다 읽고 나서 가진 생각은 묘사가 아주 뛰어나구나 였다.
헛말로 묘사로 도배했다고 한 번 무의식적으로 내뱉을 정도였다.
내가 본 바로는 비뢰도 이후로 이런 묘사는 없었을 것 같았다.
다만 조금 성인적인 묘사가 첨부되어 있어 아직은 고등학생인 내 눈을 찌푸리게 했
다. 는 것은 별로 중요치 않다. 그것은 작가의 고유적 개성일지도 모르니. 그것을 침
해하는 일은 강제로 금강문주님의 그나마 있는 머리카락 다 깎아버리는 일만큼 잔인
한 일이므로.(설마 강퇴는...;; 헛말이 나왔군.)
뭐 그런 혈리표는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인물의 효용성을 잘 맞추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닌자에 관해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로 닌자는 왜도(倭刀)를 쓰지 않는
다. 닌자에게는 인자도라는 부류의 칼이 따로 있다(고 들었다.:이 글을 쓰는 내가 더
억지 스러운 것도 같지만 뭐 그런 것은 후기지수의 애교로 봐주어야 할 행동이 아닐
까?)
그밖에는 도저히 신인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까지는 아니고 무난한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능히 일류라 불릴 수 있을 소설이었다
일권을 보고나서 묘사때문에 생긴 글의 밀집도에 잠이 조금 오긴 했지만 묘사 자체가 볼만하니 그런 수면도 다 환영이다.
그래서 혈리표라는 작품. 일독을 권한다. 다음편이 벌써 기대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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