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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7 억우
작성
03.11.02 01:36
조회
1,181

   *** 본문의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

   *** 무디 많은 지적 바랍니다. ***

   하나의 글이 있다. 그게 어떠한 제목을 지닌 글이든, 어떠한 내용을 가진 글이든 상관치 않는다. 이번에 한번 내키는대로 주절거릴 것은 '자유'니까.

   여러 글들을 읽다보면, 아주 천편일률적인 주인공에서부터 과연 이놈이 주인공인가? 싶은 주인공까지 여러 인간군상들을 만날 수 있다. 아주 고지식한 놈, 호색한 놈, 건방진 놈, 비밀이 많은 놈, 호쾌한 놈, 쪼잔한 놈, 싸가지 없는 놈 등등…

   요새 글들을 읽다 보면, 어째 주인공들의 성격이 한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제법 많다.

   대충 그림을 그려보자.

   젊다.

   성격 더럽고 받은 건 꼭 돌려주는, 그것도 이자까지 꼭꼭 쳐서 돌려준다.

   도대체가 장유유서라곤 털끝만치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힘만을 추구한다.

   대충 종합하자면…

   싸가지가 없다, 이 하나로 종결될 것이다.

   일례로 궁귀검신의 주인공 을지소문을 보자. 궁귀검신을 중후반쯤 보다보면 이 자식의 성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좋게 말하자면 한없이 좋게 말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무대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그의 머리통은 장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도저히 생각이란 걸 하는지 궁금할 정도니까. 그에게 있어 이성은 그저 감정의 졸개일 뿐이다.

   강대한 무력이 있지만, 그 무력을 사용하는 몸뚱아리와 머리통은 그걸 조절할 그릇이 되지 않는다.

   그에게 복수심, 원한 따위는 있지만 관용은 없다. 절제가 없다. 그가 과연 조선의 후예가 맞는가? 난 도저히 그런 폭급한 성격이 을지소문을 한없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조선의 후예로 인정할 수 없다. 옛날엔 그런 그도 매우 좋아했었다. 그의 그 절제가 없음이, 폭급함이, 남자다운 호쾌함으로 보였다. 관용과 절제가 없는 그 차가움이 냉철함으로 보였다(그저 차가운 것과 냉철은 다르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가 얼마나 폭급하고 차가운지 깨달을 수 있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 그 이외의 것은 실상 생각하지도 않는다. 과연 그가 당가의 딸년에게 한 짓은 단순히 애완응의 복수인가? 아니, 애완응의 복수란 허울로 가리고 있는, 당가의 딸년이 자신에게 한 짓을 그대로 갚아주는 것 뿐이다. 이기심과 복수심의 망령에 사로잡힌 그에게, 관용과 아량을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내가 가장 최고의 주인공상이라 생각하는 건 사마쌍협의 사협, 자운엽이다.

   그 또한 최고의 가치는 자신이다. 아니, 자신과 관계된 것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가장 이상적인 주인공상이라 하는 것은, 그에겐 요즈음 주인공에게 없는 냉철함과 절제가 있었다. 한없이 냉철하지만, 또 한없이 따스하기도 하다. 또한 절제가 있다. 그에게 있어 맺고 끊음은 매우 분명하다. 더불어, 그는 그에게 있는 무력을 함부로 남용하는 법이 없다. 절제의 미덕이 돋보이는 것이다.

   어쩌면 그런 그가 이해타산이 빠른, 그저 계산적인 인물로 비춰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운엽, 그가 그저 계산적인 인물로 보이지 않는 것은 그가 지닌 가슴 속 한 구석의 따스함, 그리고 관용과 절제의 도리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어쩌다보니 궁귀검신과 사마쌍협의 주인공들을 비교해 버리고 말았다.

   물론 궁귀검신에 무슨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궁귀검신 또한 흥행작이었으며, 잘 쓴 글임에 분명하다. 다만 이번 감상글의 초점이 '주인공'에 있기에 그토록 험한 혹평을 내렸을 뿐…

   이상 나름대로 주절거려본 감상글을 마친다.

   ---한반도 虎尾의 도시에서,

                           김현(金賢) 拜上


Comment ' 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3.11.02 20:13
    No. 1

    음. ^^ 을지소문의 성격은 관점의 차이겠죠.
    김현님의 말씀처럼 무대포식의 모습들이 많이 보이고(복수를 위해 청하만을 데리고 화산에 오르던일), 차가운지(당소희의 손목에 있는 철면피의 발톱으로 만든 암기를 보고선 복수하려 할때, 그것을 막으려던 청하에게 마저 차갑게 대했던 일 + 제갈영영이 암기를 사용해 환야에게 위해를 가하자 '사신'의 십망을 연상케 하죠)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예, 정, 자비를 모르고, 무조건적으로 행동하기만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어른들께는 최대한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고(속마음이야 어쨌든), 제갈영영의 간계로 청하가 만독문의 표적이 되었다는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친자들이나, 그들의 가족 혹은 친구를 다치게 할까 염려돼 복수를 접는장면에선 자비심을 나타냈고(이유야 어쨌든), 종남파의 장문인과 대제자인 오상이 주제도 모르고 깐죽대는데도 힘으로 눌러버리지 않은것에선 무조건적으로 행동하는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죠. ^^;;
    자운엽. 저도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죠.
    하지만, 전 가장 멋진 주인공으로 방수윤 작가님의 용검전기(龍劍傳記)의 용일(龍一 : 세빌로이 쿠로발 이안)을 주저없이 꼽을수 있습니다. ^^;;
    아직 안보신 분들은 용검전기 무협편을 읽어보세요. 감동의 도가니~~
    -_-;; 흠흠. 뭐 그런거죠. 쩝.
    제가 자꾸 태클만 걸게 되는군요. 죄송합니다. m(_ _)m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단혼(斷魂)
    작성일
    03.11.03 01:08
    No. 2

    궁귀검신에의 주인공에 대한 생각을 저와 비슷하게 하고 계시네요.(^^)
    전 가장 마음에 드는 성격의 주인공으로 2명을 꼽는데 그 중의 하나로 사신의 종리추를 꼽습니다.
    한없이 치밀하고 냉정침착하면서 자기 중심적(어느정도^^)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수 있는 사나이죠. 그에게서는 살수라는 직업이 갖는 "피"라는 의미가 희석되어 버립니다.
    두 번쨰로는 대풍운연의의 한효월.
    자신은 길게 살아봐야 몇 년 살 정도의 제한된 수명을 갖고 있지만, 한 여자를 위해, 그리고 무림을 위해 자신의 목숨조차 내 놓은 그에게서 대협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죠. 대협을 외치는 수많은 무협에서의 대협이 가지는 이미지로는 가히 따라올 수 없는 주인공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타반테무르
    작성일
    03.11.03 16:04
    No. 3

    푸후훗~^^
    역시 최고는 대도오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 완벽한 자유로움.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독자로서 좋아하는 것이고 정말 되고싶고 부러웠던 주인공들은 와룡강의 주인공들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3.11.04 17:08
    No. 4

    타반테무르님...
    와룡강의 주인공들이라시면... 므흐흐흐흐...
    흐흐흐흐흐... 므흐흐흐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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