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나는 오늘도 총판엘 들렸다. 주인누님께서 오늘 들어온 신간을 정리하고 계셨다. 으잉! 비뢰도!! 저, 저것이 또 나오다니...
나는 책을 집어 들고 자리에 앉았다.
읽기 시작했다.
여전히 의미없는 문장, 뜻없는 글자, 주절거림의 반복반복반복...
나는 비뢰도를 한마디로 정의 내릴수 있다.
"니들이 무협을 알아!!"
그렇다. 비뢰도는 무협이 아니었다. 비뢰도는 무협이라는 껍데기만을 차용한 명랑 학원액션물, 딱 그것이었다.
한자만 늘어놓으면 무협소설인가!
온갖 현대어들이 난무하고, 의성어와 의태어들의 몸부림......
최소한 작가가 글을 씀에 있어서 '나는 지금 무협을 쓰고 있다' 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글이 나왔을까?
똑같은 표현이라도 무협에 어울리는 표현이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니올시다 라고 느끼는 표현이 있다.
대체 이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 글을 전개해 나가는 것일까?
책의 중간에 와서는 더욱 황당함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계주 라니... 이어달리기 계주...
지금이 무슨 초등학교 운동회 폐막식 직전이란 말인가!!
화산의 능선을 타는 경공을 이용한 이어달리기...
1:1 경공 대결은 종종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사신' 에서도 종리추와 개방장로(이름이 생각안나는군...)와의 그 멋들어진 대결...
게다가 바통까지...
왜, 차라리 어깨에 끈도 하나 메달지 않고?
허탈한 심정과 기가막힘으로 나는 책을 덮었다.
읽은 책을 다시 그 자리에 두고, 나는 총판을 나왔다.
나는, 비뢰도는 사지도 빌려보지도 않는다.
단지 앉아서, 읽고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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