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을 보면 상당히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본적 배경 설정도 그렇고 주인공 설정도 그렇습니다.
두 번이나 불탄 장경각과 그로인해 무에 더 많이 치중하게 된, 변질된 소림사.
그리고 무승이 되고 싶었으나 스승을 잘못만나 본의 아니게 학승이 되어버린 정각.
등등 신승에서는 독자에게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고 그로써 재미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설에서도 몇몇 아쉬운 점이 보였습니다.
먼저 소림승을 학승과 무승으로 나눈 것에 대한 이유가 약간은 어거지성이 보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소림사가 무에 대해 비중을 높인다고 해서 그것을 아예 학승과 무승으로 나눠버리는 것은 약간은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학승들이 두려움에 질려 적들을 안내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불심을 기른 승려들이, 그것도 학승이라서 무승보다 오히려 불심은 높은 승려들이 과연 자신의 죽음, 혹은 주위 사람의 죽음에 겁이나서 적들을 장경각으로 안내한다는 것 역시 무리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또 학승들이 무공을 몰라서 겁이나 배신한 것을 사문에서도 뻔히 알텐데 학승이 무공을 배우려 하니 배신할까봐 안된다니요. 이것이 말이 됩니까? 오히려 무공을 배우면 배신할 확률이 적어진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하지만 이런점은 책의 재미로 충분히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오로지 산해진미와 미녀들을 바라보고 온 불쌍한 개똥이(정각), 괜히 학승으로 들어와서 노동만하고 결국 탁발을 핑계로 여자맛(?)을 아주 단단히 보고 온 정각.
그리고 마인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는 것. 등등 여러가지 참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압권인 것은 바로 정각이 가는 곳 마다 싸움이 일어나고 정각이 본의 아니게 살인을 하게된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독자로 하여금 웃음짓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신승. 위의 몇몇 문제점(혹은 제가 느낀 의문들)을 빼면 전체적으로 무난한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정구님이 보여주실 정각의 멋진 행각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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