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은 항상 제 의지를 배반하는 것이 특기이기 때문에 글을 적고 나면 과연 이 글이 제대로 된 감상이 될지, 아니면 단지 닭다리 잡고 삐약이 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글을 읽는 여러분들과 검유화님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에 얻어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손아 부탁한다..' -.-
뭐든지 읽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쉽지만 일단 그것이 말이나 글로 표현되기 까지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어쩌면 감상/비평란에 글 하나 올려보는 것이 소원인 저로서는 다시 기회를 잡기까지 얼마가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부족하나마 그냥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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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의 시작은 천하제일고수인 자운경이
'끝까지 살아서 꼭 도망가겠다'라고 절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천하제일고수쯤 되면 명예라든가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렇게 말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되는 상식을 깨고 '살아서 꼭 도망가겠다'라니..
재미있는 천하제일고수 아닙니까?^.^
어찌보면 '기필코 도망가서 반드시 살겠다.'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되는 그 말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목숨이 귀하다라는 뜻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군요..
뭐, 그저 강호상에서 흔히 '산이 푸른 한 땔감 걱정은 없다'라고 후일을 기약하거나
'죽어도 복수하겠다'라는 굳은 의지의 소산이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단 강자의 초반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1. 천하제일고수가 사파에 더 가까운 정사중간의 인물입니다.
2. 정파의 협객들을 대표하는 강남오협이 실은 인면수심의 악당들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대뽀에 천방지축,
거기에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주인공 풍천옥이 끼어들게 됩니다.
모용학이 대형으로 있는 강남오협에 의해 다 죽어가는 자운경을 단지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구하면서 서서히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가는데요.
자운경을 비롯해서 모용학이 보낸 살수들까지도 '졸개'로 삼아버리는 가공할 위력을 바탕으로 얼렁뚱땅 대풍문을 만들어 문주 자리를 꿰찬 풍천옥.
그가 지금은 황룡전장과 연합해서 남창으로 진격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금룡전장과 십대고수 중 한명인 남황 반야공이 세운 남황신장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전 강호인들이 깜짝 놀랄만큼 성대한 개파 행사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풍천옥으로 인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풍천옥이 가지고 있는 '협'의 개념이 강호상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를 지켜보는 것도 또한 재미있는 일이겠지요..?^^..
그리고 또한 제가 지금까지 읽어본 소설에서는 본적이 없는..
'주식'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황룡전장을 통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 또한 눈에 띕니다.
그런데, 제가 읽으면서 집중이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인물과 사건, 등장 인물들의 무공 수준 설정에 좀 더 유기적이고 매끄러운 진행이 아쉽습니다.
또한 우연적인 요소가 너무 많고, 등장 인물간의 유대관계에 있어서도 조금 같이 지내보고 '정' 때문에 함께 한다고 말하는 것이 읽는 저에게는 설득력이 조금 약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주인공 풍천옥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활약이 더해 나갈수록 멋진 글이 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더욱 갈고 닦은 날카로운 실력으로 강호인들의 가슴을 적셔주는 멋진 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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