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님의 작품을 참 좋아합니다. 천산검로를 읽고 깊은 작가에 대한 호감을 느끼고,
빙하탄을 읽고서는 감탄을 금치못했다는... 그외의 작품들도 모두 제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분으로 꼽습니다.
그런데 성라대연은 쉽게 손이 안가더군요. 여기에 올라와 있는 평을 봐도 걸작과 실
패작이라는 의견이 거의 반반인것 같기에.. 그래서 주저하다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괜찮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제가 장경님의 책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글에서 흐르는 비장미 때문이었습니다.
천산검로, 빙하탄, 장풍파랑, 암왕 모두 정말 힘든 상황에서 여러가지 아픔을 가지고 처
절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였는데.. 왜이리 내용이 가벼워 졌는지 모르겠더군요.
이제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시려는지 모르겠지만 초초와 교교등의 개그스런 캐릭터나
말도안되는 고집불통 아가씨 검명이나 처음은 신비로운 분위기로 등장했다가 검명가
똑같아지는 아리사나... 다른 분이 쓰셨다면 괜찮은 작품이라고 하겠지만 장경님의
전작에 반해서 장경님의 이름을 보고 책을 선택한 저에겐 뭔가가 부족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장경님만의 색깔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할까요? 어디에
도 고통과 시련속에서 강렬하게 살아가는 갖은 아픔을 지닌 그런 캐릭터와 비장미
넘치는 이야기는 볼 수 없더군요. 성라대연의 후속작 황금인형 역시 3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비슷한 분위기로 끌어가는 것 같던데... 이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
들을 쓰시기로 하셨나본데, 기대도 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더 큰 건 어쩔수가 없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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