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혈무정.
제가 용 선생님의 글 중 가장 좋아하는 독보건곤의 후속작으로 나온 소설입니다.
태극문과 독보건곤에 비해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끊임없는 반전과 냉혈무정한 강호의 속성(실제로 현대사회를 무협으로 옮긴 듯한)을 매끄럽게 묘사한 명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잔인한 강호 속성을 표현한 또 다른 작품을 들자면 금와님의 천마도(그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하지요), 금시조님의 작품들이 있겠으나 용 선생님의 냉혈무정은 잔인함을 넘어 전율스럽습니다.
주인공 임무정의 무자비한 살육에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 속이고 속이는 강호인들의 속성에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지요. 종국에는 자신의 절친한 친우와 아들, 자신을 아낀 장인, 사랑하는 아내까지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을 속였던 한 사나이의 일대기에 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냉정한 듯 하지만 솔직하고 순수한 곽채라는 인물은 삭막하기까지 한 임무정의 강호에 있어 극렬히 대비되는 존재이지요.
그는 삭막한 강호(즉 현대의 사회)에 있어 매번 이용당하면서도 꼭 필요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것은 속고 속이는 우리 사회에 대해 많지는 않지만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용 선생님의 메시지가 아닐까요?
추리무협을 즐겨보시는 분들께는 필히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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