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감상평입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난 구무협 ,정확히 말하자면 공장무협으로 무협을 시작했다.너무나 많은 쓰레기에
실망해 중국무협을 읽었고 금강류의 소설도 보았었다.그러나 아무리 많은 책을읽어도
그것들은 정형화된 틀속에 있었다.수작도 졸작도 ,모두 그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구무협의 세계관이었고,난 그것에 식상해 가고 있었다.아니 질려가고 있었다.
제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매일매일 몇년씩 먹다보면 질려버리듯이......
그러던 어느날....대도오를 만났다.........
난 개인적인 견지에서 구무협과 신무협을 나누는 기준을 좌백의 대도오로 잡고있다.
대도오를 본순간 내고개는 뒤로 꺽어졌다.가히 포스트 무협이라 생각했던것이다.
그후 나온 새로운 무협소설들은 내욕구를 일정량 충족시켜주었다.그것들은 신선했고
내게 무협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 청량제가 되었다.매일같이 신무협을 찾아 헤멨었다.
그때 보게된것이 바로 "독비객" 이었다.한상운 고월 공저라고 쓰여있던 그책은 공장무협을 의심하게 만들었지만 대여점 주인 아가씨의 설득을 받아 읽게 되었다(대여점 아가씨는 "아저씨들이 이책은 이상하대요.별 재미없다던데?"라며 권했다.ㅋㅋㅋ.)
독비객은 정말 특이했다.모든 구무협의 정형화된 틀을 깨기위해 쓰여진 책같이 보였다
독비객을 보고 맨처음 궁금했던건 주인공이 언제 나오냐는 것이었다.
처음엔 꼬마가 주인공인줄알았다.언제 무공을 배워 천하제일인인 아버지의복수를하나궁금했다.(난 두손을 잃은 파문제자가 천하제일인 아버지를 죽이고 꼬마가 성장해서 복수하는 스토리인줄알았다.)
그런데 한참읽다 보니 주인공이 중늙이아닌가?허허허...
주인공이 특이한 소설은 많았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뚱뚱한 중년의 불구파계승(생사박),기술자에 2급장애인(오뢰신기)등 특이한 주인공은 있었지만 독비객의 염천효는
특이하다 못해 엽기적이었다!!
물론 중늙은이기는 해도 천하제2인자이고 (1인자와 실력차가 엄천나고 구박받는...)
정파의 협객이었지만, 그 캐릭터는 배꼽을 잡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때 나는 " 이거 완전히 코미디네, 개그 무협의 시작인가?"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정말 스토리와 대사는 개그가 가득하다.꼬마가 자신이기르는 백호에게 한팔을 잃어버렸을때의 주인공의모습..그팔을 붙이기 위해 소금에 절여서 가지고다닐때..(웃다가 침대에서떨어졌다.)음약에 취한 여인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 그끝에 나온 한마디"장인어른"(웃다가 토한건 맹세코 그때가 처음이다) 절정의 조루신공!
천신만고 끝에 팔을 붙였는데 심장이 멎어버린순간..그사실을 은폐하기위해 강시로 만드는 대목!!(정말 죽는줄알았다..웃다가 기혈이꼬인다는걸 알았다)
그강시가 완성되기전에 찻아온 꼬마의 아버지!!(천하제일인의 분노를 기대했건만 그마저도 깨버렸다)어이 없게 천하제일인이 되버린순간!!(이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천하제일이된 기분이 어떠쇼?" 푸하하!)
독비객은 구무협의 스토리와 구조를 열심히 따라 가면서 하나씩 자기식대로 바꾸어 버렸다.(아주 엽기적으로...) 독비객은 구무협의 공식을 철저히 거부했기에 신무협의 공식에 가장 충실한작품이 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 공식을 깨다가 공식을 만들게된것이다.
한상운의 다른 작품은 '무림맹 연쇄살인사건'밖에 보지 못했다.
두작품을 보니 그의 천재적 재능과 스타일을 짐작할수있었다.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을
간절히 기대해보게 만든다.그라면 지금 신무협의 틀을 깰수 있는 작품을 쓸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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