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용찬
작품명 : 신마협도
출판사 : 드림북스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이 글은 객관적 비평(批評)이 아니라, 주관적인 감상(感想)입니다. 그 중에서도 부정적 감상입니다. 오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신마협도는 최근 재미있게 읽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이 글이 나에게 끌린 이유는 대략 3가지 정도인 것 같다. 첫째로 식상한 주인공과 줄거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둘째로 작가의 필력이 완숙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것. 셋째로 이 이야기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 협에 대한 관심과 공감. 이상의 3가지 정도 인 것 같다.
하지만 5권까지 읽으면서 매끄럽지 않게 여겨지는 몇몇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내 생각을 풀어놓고자 한다.
1. 주인공
5권까지 다 읽은 지금에와서는 도대체 반악이 반룡복고당에 무엇을 기대하고 남아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악이 반룡복고당에 들어가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자신 혼자 거룡방을 무너뜨리기에는 벅차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룡복고당의 힘을 빌어 거룡방(방주, 딸, 군사)을 좀 더 손쉽게 빨리 치고자 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왠걸~ 막상 반룡복고당에 들어가보니 무엇하나 자리잡혀있는게 없다. 간자가 떡 하니 중심으로 들어가려고 대기중이고, 지속적인 자금원 하나 없으며, 지부 운영은 중고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이다. 쉽게 얘기하면 거룡방과 맞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단체라 해야 할 것이다. 반악 입장에서 보자면, 복수를 위해서 손을 잡아야 할 상대가 아니라, 복수를 위해 손을 떼어야 할 상대쯤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벌어진 일을 보면, 반악 스스로가 간자 잡아내줘, 패왕보 제압하고 지역에 뿌리박을만한 기반을 마련해 줘, 쓸만한 머리 만들어내줘(강점주를 수하로 받아들이고), 자금원 확보해줘....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손을 대서 반룡복고당의 전격 도우미로서 지원사격하고 있는 모양새.
이쯤되면 반악이 복수를 위해 반룡복고당과 손을 잡으려는건지, 우스개소리처럼 반룡복고당과 묵소저를 키워서 잡아먹으려는 건지 의문이 들만하지 않은가?
요는 지금 하는 일의 본말이 전도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복수를 하려고 반룡복고당에 가입한 것인지, 반룡복고당에 가입해 있기 위해서는 복수라는 명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의미가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는 것 같다.
2. 인물(종놈들, 묵씨누이)
1) 3명의 종들
신마협도에서 딱딱한 주인공과 대비되어 감초역할을 하는 것이 3명의 종들이다. 그런데 이 종들의 탄생은 사실 내 수준에서는 이해 불가다.
이들은 원래 거룡방 천문당원이다. 천문당이 하는 일은 잠입, 암살, 교란 등등이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문파의 치부를 잘 알게 되기에, 당원들의 맹목적인 충성심을 끌어내거나 방을 배신하지 못할만한 절대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두게 된다. 바로 이 종놈들처럼 고문앞에서 쉽게 굴복해서, 되려 칼끝을 자신에게 돌리지 못하게끔 말이다. 여기서부터 먼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이종들 도대체 이제까지 어떻게 천문당원으로 살아왔는지 의심스러울 만큼이나(실상 그들은 천문당원의 무공이 필요한 캐릭이라 볼 수 있다), 너무 쉽게 말하고, 쉽게 행동한다. 마치 죽어버린 캐릭터처럼.... 너희가 주인공 시다바리에 분위기 뛰우는 전문 도우미냐?
게임소설로 치자면, 주인공 도우미npc나 펫과 비견되겠고, 판타지 소설로 치자면 그냥 주인공에게 맹목적인 끌림을 갖는 이종족도우미나 정령이라고 여길법하다.
이 3명의 종놈들에게도 제각각 사연이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원래부터 그리 비중있는 역할을 할만한 놈들이 아니었으니, 글을 산만하게 만들기만 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때때로 이들이 등장해서 주인님 어쩌고 저쩌고 아부하고 우는소리 하는 말장난들과 반악에게 감복당하거나 하는 장면들을 보노라면 순식간에 몰입감을 앗아간다.
2) 묵담향
묵당향은 사실 처음 등장할 때 기대치를 높여 놓았다. 책에서 배운 것을 지키고자 하는 태도, 대범함과 여성답지 않은 호탕함을 두루 가진 성격 등 전문직 커리어워먼의 포스를 가진 여주 예상캐릭이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그저 반악이 호감을 갖고 끙끙대는 하나의 대상이상으로서의 모습은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5권 포졸들과 흑도패에게 두드려 맞는 민초장면에서는 이전의 그녀의 포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웃했을만한 성격의 반전을 보여준다.
그전의 곧고, 당당한 이미지를 기억한다면, 확실하게 어떤 방향제시나 의견을 피력하리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쁜남자(반악)의 눈치를 보며, 눈빛으로 행동하기를 종용하는 여인이 되어있다. 뒤에는 토라진 모습까지 보이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는 먼가 이상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반면에 부 부인은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듯 여겨진다. 등장한 신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분명한 존재감을 주고 있다. 반악과 갑작스럽게 관계를 가진 뒤,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식하며 보여주는 생각이나 행동들이 공감이 가게끔 잘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부 부인에 대한 팬층이 점점 늘어나는지도....
3. 정치색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껄끄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몇몇 사람들이 얘기했듯이, 정치색을 표현한 것 자체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해낸 방식이 이야기의 진행과 매끄럽게 연계 되지 않고, 유난히 글 밖으로 툭~ 튀어나온 듯이 여겨졌기 때문이다.
일단,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과연 맞는 소재인지 의문이 들었다. 잘 모르기에 그러려니 읽었지만, 내가 읽기에는 상당히 어색했다. 대략, 그 시대의 현령이 그만한 권한이 있는지도 의문이고, 그러한 역할을 수행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일의 진행이 거의 현시대를 놓고 벌어지는 것처럼 엮어놓았다는 점에서 거부반응이 크게 일었다.
과연 현시대의 서민층, 중산층과 당시 시대의 계층을 동일하게 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그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현령이 구차하게 민초들에게 언론플레이를 해서 일을 시끄럽게 만들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식으로 사전에 다 알려서 무슨 불나방들을 불러올지 알고....
그런점에서 사건의 구성을 꼭 용산참사나 노 전대통령의 자살을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 억지로 내용을 구성한 듯한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독자입장에서 기대한 것은 신마협도에서의 협인데, 현실의 정치*사회를 가져와 설명하려고 하니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특히나 마지막에 전현령이 현임현령에게 그의 개심을 요구한뒤, 자신의 뜻대로 안되자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물러나온뒤, 다음날 주인공과 산행길에 얘기를 나누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자살하기까지의 전개는 머릿속에 들어가지가 않아 억지로 되풀이해 봤지만, 정말이지 공감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건 너무 빤하게 고인이 되신 노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글이 아닌가? 도대체 이걸 어떠 의미로 보아달라는건지....
전반적으로 현실정치를 가져온 부분을 빼면 크게 걸리는 정도는 아니다. 부분적으로 의문이 남아있거나, 잠깐 몰입을 벗어나게 하는 정도?
하지만, 다음권은 기대를 갖고 보기보다는 우려하는 마음으로 보게 될 듯 하다. 특히나 6권이후로도 현실정치를 신마협도안에 가져올 것인지 걱정스럽다. 혹시 그렇게 한다하더라도 5권처럼 억지로 우그려뜨려 밀어넣는 듯한 모양은 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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