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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4 天劉
작성
10.04.12 01:46
조회
3,661

작가명 : 성진

작품명 : 더 로드

출판사 : 해우던가?

그럭저럭 괜찮은 퀼을 유지하고 있던 더 로드가 드디어 끝났다. 깔아놓은 복선은 꽤 깔끔하게 회수한 편이고 작가는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다 끝낸 것 같다. 그런데.. 대부분의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찝찝함을 느꼈을 것 같다. 나도 물론 그랬다.

일단 그동안의 더 로드의 재미는 호쾌함과 다채로운 아이템, 스킬, 퀘스트, 칭호 등등으로 짜여진 화끈한 재미였다. 기나긴 수련생활 끝에 주인공은 대놓고 일인무적, 일인군단이라며 유저들, 보스들을 썰고 다닌다. 다른 게임소설에서도 주인공은 사기캐릭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만 조금 눈치를 보면서 사기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더 로드의 신은 대놓고 깽판을 치고 다닌다. 대부분의 더 로드의 독자는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물론 게임이라는 틀에서 놓고 보자면 이건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일루전이 게임이 아니라는 떡밥을 곧곧에 풀어놓으면서 독자를 납득하게 하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는 꽤 괜찮았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재밌게 읽기엔 딱이라고 할까? 작가는 적당한 개연성을 갖추면 먼치킨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나름대로 성공했다. 재밌다는 글이 꽤 올라왔던 걸로 기억하니까.

그런데...10권은 앞서 모든 재미를 뒤엎어버린다. (앞서 복선이 깔렸다고 해도) 편의주의적인 전개, 화끈함이 거의 없어지고 관념적인 승리를 거두는 신.. 이때까지 더 로드를 보면 완결권에서는 멋진 연출과 더불어 모든 스킬을 사용하여 어떻게든 이기는 신을 그렸어야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러지 않았다. 직구를 던져 타자와 승부하기보단 심판을 매수해서 승부를 조작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혹은 연극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대 자체가 부서져서 이야기가 완결 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그게 처음부터 작가의 의도였다는 복선들은 여러 군데에서 보이고, 마지막권에서 복선들도 모두 회수해서 글에 대한 통제권을 놓지 않은 점은 좋았다. 게임 판타지면서 틀에 박힌 게임 판타지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 것도 괜찮았다. 성공적이지 못한 시도였더라도 시도 자체는 칭찬해줄만 하다. 하지만 독자의 기대를 완벽하게 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창조에 대한 화두나 이런 밋밋한 결말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10권을 위해서 신은 피터지게 수련을 하며 성장해 온 것이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끝나면 그동안 한 건 대체 무슨 짓인가. 광대놀음이나 다름 없다.

성진이라는 작가는 꽤 여러 권의 책을 써 온 흔적이 글 곳곳에 보인다. 노련한(?) 작가의 솜씨가 보이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독자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배신한 결말은 그 전의 이야기들도 빛을 바래게 만든다. 결국 나는 더 로드를 멋진 작품이라고 기억하기 힘들고, 많은 독자들이 이에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글에 있어서 일관성은 무척 중요하다. 물론 작가가 표현하고 픈 바가 있어 이런 결말을 취했겠지만, 이런 결말을 취하려면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어야 한다고 본다. 결국 나에게 더 로드라는 글은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였다고 기억 될 것  같다. 이번 경험을 살려서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Comment ' 14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10.04.12 02:12
    No. 1

    확실히 허탈한 감이 있긴 합니다. 조기종결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한 권정도 더 나오고 일인군단을 추구하는 주인공다운 완결이었다면 어느정도 아쉬운점이 덜했을텐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저녁햇살
    작성일
    10.04.12 09:48
    No. 2

    수신호위가 나오겠죠 이젠... 이날을 기대려왔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떠중이
    작성일
    10.04.12 10:06
    No. 3

    2~3권 더 나왔더라면 더더욱 좋은 소설이 될 수 있을꺼 같았는데 마지막권을 덮으며 조금 허탈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maya
    작성일
    10.04.12 12:58
    No. 4

    수신호위 안쓰고 요것 쓰고 계셨나요? 작가로써 책임감 결여...
    요거 다쓰고 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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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0.04.12 17:47
    No. 5

    수신호위는 어차피 안나올거 같은데요? 너무 오래되어 포기한거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 백로야
    작성일
    10.04.12 22:17
    No. 6

    저는 8권인가 9권인가 그때부터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덕분에 10권은 초 스피드로 읽었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빨리 끝난게 오히려 좋군요. 뭐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나저나 궁금한게 있는데 쥔공이 일인군단을 추구한 이유가 뭐죠?
    제가 무심코 지나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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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선위
    작성일
    10.04.12 23:51
    No. 7

    일인군단, 아마도 마지막권의 비련의 여인(?)이 암흑세계로 빠져버리고 진이라는 영혼자체가 외롭기에 외로운 일인을 꿈꿔왔던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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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 백로야
    작성일
    10.04.13 01:28
    No. 8

    └선위님 답변 감사하나. 가정이 아니라 책에 나오는 정확한 내용을 알고싶네요. ^^
    일인군단을 그렇게 외쳤는데 제가 놓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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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天劉
    작성일
    10.04.13 01:40
    No. 9

    처음엔 최고가 되는 길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일인군단이 되는 거였습니다. 즉, 그냥 강해지고 싶어했던 게 이유였습니다. 초반부 기억해보세요. 얘 게임에 목숨 걸고 폐인짓하면서 시작합니다.
    10권 내용에 그거 말고 또 이유가 나오지만 까발리기니까 패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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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곰탱이퓨
    작성일
    10.04.13 02:30
    No. 10

    난 5권부터 슬슬 질리더만 20분만에 읽어버림 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3 앙제
    작성일
    10.04.13 03:27
    No. 11

    확실히 10권은 읽을 거리가 없었습니다.
    초반 '자이언트'에 대한 말이 나올때는 괜찮았는데...
    중간에 100명의 강자들로 이뤄진 특공대(?)들이 나온 부분부터는...
    게임이 아니라 거대 설정의 판타지였습니다.

    처음부터 꾸준히 이어온 게임으로서의 설정과 능력들이 막판에 와서 신들의 개입과 모든 사건의 원인, 그리고 주인공의 정체성 찾기로 바뀌는 바람에 이 10권만 판타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냥 게임소설로서만 얘기를 풀어나갔다면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을텐데 말이지요...

    설정 자체가 거대한 바람에 얘기가 막판에 산으로 간 느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백로야
    작성일
    10.04.13 03:33
    No. 12

    天劉님 답변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 그 신이 저질렀으니 일인군단도 그 신에 의해 쥔공이 이러고 저러고 한거 아니었음? 문득 떠 올랐어요!
    그나저나 이 시간에 뭐한다니 ㅠ 자야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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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8 아군
    작성일
    10.04.17 11:07
    No. 13

    그냥 2부작이나 사이의 일들을 늘렸으면 좋았을텐데요. 이건 뭐,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영화판의 느낌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분쇄도
    작성일
    10.04.28 00:12
    No. 14

    이야기가 산으로 가다 꼭대기서 자살한 느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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