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한상운님의 도살객잔이라고 했지만 막상 쓰니 책에 관한 것보다는
한상운님의 글 스타일에 대해 말하게 되는군요.
좀 오래된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새 들어서 신간에는 별로 손이 안갑니다.
주로 이미 읽어본 책에서 그 책 작가분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 일이 많습니다.
신체강탈자도 그렇게 보게된글이구요.
신체강탈자는 한상운님의 작품입니다.
얼마전에 재판되서 나온 독비객이란 작품을 보신분들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글이 나오기 전까지 한상운이란 분을 몰랐는데 그 책을 접하고 나니 한상운이란
분에 대해서 정말 호감이 가더군요. 그 후 그 분의 작품들을 찾게 되었고 도살객잔,
신체강탈자, 무림맹연쇄살인사건 등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실망은 없
었죠.
한상운님의 글은 현실을 여지없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저도 그렇습니다만) 무협소설에서 현실의 부조리함에서 벗어나고
현실세계에서 얻을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 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무협소설은 거침없는 주인공과 천하를 울릴 무공, 그리고 미인 등 현실에서는 이
루기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하지만 한상운님의 글은 다르죠. 그 분의 글은 현
실을 담고 있습니다.
도살객잔을 보면 사건이 일어나는것도 권력자들간의 암투때문이죠. 그래서 일을
해결하는 과정을 나타내는데 결국에는 어이없게 일을 끝내죠. 정말 어이없게.
하지만 현실에서는 있을법한.
도살객잔의 마무리를 보고 어느 분들은 이게 정말 사람 놀리나 하는 심정이
되실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랬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현실이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비록 무협을 쓰신거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무협을 폄하하는게 아닙니다.) 무협을 보면 보통 주인공의 승리나 권력자의 도태,
악인의 응징 등이 주로 나옵니다. (그렇지 않은 글들도 많지만.) 바로 우리가 현실
에서 느낄수 없는 그러나 원하고 바라는 여러 일들을 대신 무협에서 이루어주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작은 승리감이라고나 할까요. 재미와 기쁨을 느끼죠.
최고의 무공을 가지고 천하를 울리지도 않고, 광명정대한 주인공도 없습니다.
미녀또한 없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떠올려주는, 그래서 더욱 씁쓸하지만 결코 외면할수 없는 소설.
한상운님의 글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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