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빅토르 위고
작품명 : 노틀담의 꼽추
출판사 : 모름. 텍스트 파일
에스메랄다의 순수한 사랑은 고통이며 끝은 구렁텅이다. 살로메처럼 기구한 운명을 강요받기를 끝끝내 거부하게 되니, 이젠 남아 있는 것은 산산이 조각난 연심뿐이다. 그녀가 기다린 페뷔스는 이제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니, 슬프고. 슬프고. 또, 슬프고……. 이젠 찢겨진 조각이 된다 하여도 끝끝내 그 사랑을 버리지 않으니, 또 슬프고. 또, 슬프고.
페뷔스 “쾌락의 밤을 원한 것도 죄 인가? 난 천명의 사랑도, 일만의 육욕도 거부하지 않는다.”
자욱한 안개가 피어난 습지 속에서 음울한 웃음을 지으며 기어 나오고 있는 프롤로는 또 어떠한가. 그 권위! 그 지식! 그 정결은 이제 폭풍에 휩쓸려 산화되어 금에서 납으로, 은에서 수은으로 가치가 변해버리다 길가의 오물만도 못해 버리게 된다. 그 끝이 지옥으로 낙하하리라는 것을 어느 누가 의심하랴.
카지모도! 그 연민의 그늘 앞에서 우리가 서있다. 고통의 몸부림이 묵직한 바람이 되어 스쳐 가면 스산한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나무 아래 좁다란 그늘사이에 허옇게 내뢰 쬐는 햇볕은 눈발처럼 그 피부를 훑어 내린다. 오, 기구하여라. 일그러진 눈썹사이로 험악한 표정만이 오가던 시대가 끝나리니. 잘 가라, 이제 곧 우리는 차가운 어둠 속에 잠기리.
너무 짧은 우리 여름의 찬란한 빛이여!
벌서 돌바닥에 장작 부리는
불길한 소리 들리네.
그 밤의 끝에서 비겁한 시인을 중얼 거린다. “그리하여!” 이 썩어빠진 뒷골목의 거지와 그 파리의 가장 높은 곳의 국왕과 내 시는 전혀 다를 것이 없도다! 내 소중한 삶. 그랭그와르의 밤은 내일도 계속된다.
한 줄 감상: 잠깐의 휴식시간. 내 유일한 구원자였다. 고마워 위고.
중간의 짧은 시는 보들레르의 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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