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스기이 히카루
작품명 : 하느님의 메모장 1권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 L노벨
"단순한 탐정이 아니야. 니트 탐정이지. 세상을 검색해 죽은 이의 말을 찾아내지."
갈 곳이 없어 뒷골목에 모여드는 니트들을 통솔하는 <니트 탐정> 앨리스는 그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에 나와 동급생 아야카를 말려들게 한 괴사건, 도시를 좀먹는 흉악한 드럭 <엔젤·픽스>─
모든 수수께끼는, 방안에 틀어박힌 소녀탐정 앨리스의 손에 해체되어 간다.
"진실은 자네의 평온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네. 그래도 알고 싶은가?"
내 대답에, 평소엔 성실함과는 인연이 없는 니트들이 괴사건 해결을 위해 움직인다!
한심스럽고 웃기면서, 아주 약간 서글픈 청춘을 그리는 니트 틴 스토리.
----------------------------------------
지금은 L노벨로 명칭을 바꾼 시드L노벨의 첫 출간작인 '하느님의 메모장' 1권입니다.
기묘한 소재와 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왠지모르게 지금까지 읽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읽고 나니 이거 물건이로군요.
우선 이 책에 대한 첫 인상은 굉장히 깔끔하다는 것.
몇몇 부분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비현실을 자제하고, 결코 과장되지 않은 '인간'의 면모가 책 이곳저곳에 베여들어, '라이트노벨'이 허용하는 리얼리티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면서 깔끔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주인공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변해가며, 그것이 '완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비틀어진 성장', '인간적인 성장'이라는 것도 이 소설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지요. 이 소설은 '니트'라는 소재를 전면으로 내새웠듯이, 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을 캐릭터로 내세우고, 그들이 어우러져 활약하는 이야기이니까요. 특히 이 '깔끔하다'는 느낌은 사건을 '결론짓는' 방법에서도 느낀 것입니다. 주인공에게 직접 토시에게 분을 풀게 하는 그런 장면은 흔히 보이는 '순해 빠진' 소설에서는 그다지 볼 수 없는 종류의 장면일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느낀것은 캐릭터에 관한 것.
'하느님의 메모장'은 캐릭터가 굉장히 잘 살아 있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각자의 성격과 특성에 맞춰 철저한 역할분담을 할 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내적 완성도도 훌륭하여, 소설 전체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캐릭터가 살아 숨쉽니다. 그런 그들이 한자리에 모여 '니트'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지요. 그런 만큼, 주인공과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 주인공의 내적, 외적 갈등 또한 쉽게 공감하고, 감정 이입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됩니다.
뭐, 이리저리 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리하자면, 이 책이 무척 재밌고 마음에 든다는 것. 분위기도 취향에, 캐릭터들은 전부 매력적이고, 내용면에서도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추천.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