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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책 Book of Blood 를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9.02.03 11:02
조회
1,159

제목 : 피의 책 Book of Blood, 1984, 1988, 1998

저자 : 클라이브 바커

역자 : 정탄

출판 : 끌림

작성 : 2009.02.02.

“모두가 피의 책이다.

어디를 펼치든 모두 붉다.”

-책 안에서-

  씨엔씨미디어 출판본으로 같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던 저는 여차저차 다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지인 분에게 빌려드리고 말았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의 숫자로 세대가 변한다는 점에서 푸념하시는 또 다른 지인분이 계셨기에 선물로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신판을 같이 구입해 만나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저자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인사를 건네는 [작가 서문]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의 집에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사람들이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피의 책]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한 남자의 몸에 피로 쓰여진 글씨들을 펼쳐보겠다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먼저 한때나마 뉴욕을 사랑하였노라고 외치던 과거를 부끄럽게 추억하던 한 남자가 목격하게 되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도륙이 힘들어져간다고 말하던 백정의 만남을 다룬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어떤 불행도 그저 초연하게 흘려보내는 한 남자의 모습에 뚜껑이 열려버리게 되는 저급 악마의 이야기 [야터링과 잭], 청소년 갱생원의 선생님으로 새로 부임해 들어온 한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불가사의한 사건 [피그 블러드 블루스], <12야>를 준비하는 공연단에게 나타나는 한 노신사가 어떤 제안을 하게 되고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여행 중이던 두 청년이 마주하게 되는 감히 상상을 불허하는 끔찍한 행사와 그 최후 [언덕에, 두 도시], 공포에 집착하던 친구에게 어느 날 납치 감금되어 나름대로의 치료를 받게 되는 청년의 이야기 [드레드], 땅위에 사는 사람들이 그 존재를 잊었을 만큼 오랜 시간동안 땅 속에 봉인되어있던 요괴가 결국 자유의 몸이 되었음에 시작되는 살육 [로헤드 렉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섬으로 배 째 표류해들어온 젊은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공포 [스케이프고트] 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진득하게 담겨있었는데…….

  와우, 몇날 며칠 동안 그저 정신없이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도 영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Midnight Meat Train, 2008’을 보기위해 위에 언급한 책으로 조금 읽어보긴 했었습니다만, 으어. 비록 전체 6권 분량의 내용 중에서 일부를 추렸기에 완전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영화 ‘헬레이저 Clive Barker's Hellraiser, 1987’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던 ‘피의 공포’에 대해서만큼은 이번 작품에서 참으로 진득하게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초반의 직접적인 묘사가 많았던 작품 말고도 그 뒤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에서는 설마 설마 하던 것들이 상상 속에서 실체화되는 등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떠신가요? 이런 단편들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언제 끝날지 모를 초 장편을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한 권내지 두 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작품들을 즐기는 편인데요. 이렇게 단편들의 묶음임에도 실감나게 읽었던 책이 과연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븐 킹 님께는 죄송하지만 그분의 작품은 장편이 더 재미있었지 단편은 시를 읽는 것도 아니고 저에게는 조금 벅찬 기분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단편집은, 꼭 무슨 장편을 연달아 읽는 기분으로 즐겨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또 한 명의 작가 분께 팬이 하나 더 생겼노라고 소리 없이 외쳐보렵니다.

  피의 책이라. 그러고 보니 먼저 만나본 영화 ‘헬레이저 4 Hellraiser: Bloodline, 1996’를 통해 ‘피와 기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오면서 저자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 특성을 이렇게 유전자-피-에 근거를 둔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었는데요. 그 제목을 달고 있는 내용을 다시금 확인해보면서는 그 ‘피의 기록’이라는 것이 비슷해 보이면서도 그 형태가 완전히 달랐었다는 점에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적 해당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주셨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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