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루이지 피란델로
작품명 :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명이 어떤 사람.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어떤 사람의 모스카르다는 다른 사람의 모스카르다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기를 원치 않고, 모스카르다가 행동을 했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가 해야 했거나 하지 말아야 했던 것 때문에 당신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당신이 그를 보고 만져보듯이, 당신 앞에 그럭저럭 서 있는 바로 그 모스카르다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은 다섯 명의 모스카르다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네 사람도 앞에 각자를 위한 한 명의 모스카르다를 가지고 있으며, 그는 당신들 각자가 그를 보고 만지듯 그렇게 당신들에게 유일한 사람이다. 다섯 명. 그러나 불쌍한 모스카르다도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보고 자신의 몸을 만진다면, 여섯 명이 되는 것이다. 그가 자신을 보고 손으로 만져보듯이, 타인들도 다른 방식으로 그를 보고 감촉을 느낀다면, 아, 그는 한사람이자 아무도 아니다.‘>
고리대금업자의 아들이었던 유약한 모스카르다가 어느 날 거울에 자신의 코가 비뚤어 진 것을 보고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판단하던 자신의 모습은, 타인이 보고 있는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령 십만 명의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십만 명의사람 모두가 다른 자신만의 모스카르다 보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본연의 자신, 다시 말해서 일반적으로 구성 가능한 형태가 아니라 근본적인 인간의 자아를 찾기를 고민한다. 그리하여 죽은 아버지의 그늘이나 고리대금업자라는 흉측한 딱지를 떼어버리고 자신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끝도 없이 되묻고’ 광기를 부리며 자신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다 결국, 그는 진정한 자아를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난 매순간마다 죽고, 그리고 아무 기억도 없이 새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가 아니라 외부의 모든 사물 속에서 완벽하고도 생생하게.’>
대충 이런 이야기 이다. 이 소설을 쓰는데 15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작가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드럽게’ 지겹다. 250페이지의 염세적이고 지루한 독백을 읽어야 함은 참으로 고역이 아닐 수가 없었다. 피란델로 문학의 최종 완결편 이라 그런지 곳곳에 자신을 투영시키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긴 하다. 하여간 피란델로는 “형식에 고민하지 말고, 껍질을 벗고 자유로워져라!“라고 외치고 싶었나 보다.
한줄 평 : 퇴근길에 읽으면서 정말로 토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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